[2021 신년특집②-소비유통] 달라진 한돈시장, 기회 잡아야
[2021 신년특집②-소비유통] 달라진 한돈시장, 기회 잡아야
정육점 마트 중심서 온라인으로 이동
편중 소비 극복하고 품질 제고 주력

요리 개발‧가공품 홍보로 소비 유도
'저탄고지'오 같은 식이법 개발 필요
  • by 김현구

지난해 한돈시장은 코로나 19 발생의 국가적인 위기에도 선전했다. 한돈 평균 가격이 4천185원을 형성하면서 전년(3천779원) 대비 10% 상승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 발생 이후 한돈이 면역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택 수업·근무가 늘면서 각 가정을 중심으로 한돈 소비가 증가한 영향 이다.

그러나 각 가정은 삼겹살을 중심으로 소비, 뒷다리 등 저지방 부위는 외식·급식 물량 급감 속 재고로 적체되면서 한돈 부위별 편중 소비가 심화된 한해였다. 올해 코로나 상황이 백신 보급으로 차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코로나 발생 이후 급변한 한돈 유통 및 소비 트렌드가 더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로 가속된 한돈 유통 변화=코로나 이후 돼지고기 유통시장은 지각변동했다. 코로나 이전, 소비자들은 돼지고기 구입 시 온라인보다 정육점·대형 마트 등 전통채널을 고집했다. 이는 돼지고기 품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만하는 소비자들의 고유 특성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발생 이후 돼지고기를 구입하는 구매처가 크게 변화했다. 기존의 돼지고기 소비처의 큰 역할을 담당했던 대형마트의 비중이 줄고, 집과 가까운 정육점 혹은 집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돼지고기를 쇼핑 하는 온라인 구매족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구매에 대한 소비자 인식 역시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도드람양돈농협이 작년 30~50대 주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돼지고기 온라인 구매 의향’ 간편식, 소량의 양념육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현재의 한돈 유통·소비 시장의 변화가 한시적으로 한돈농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돈 품질 중심의 유통체계로 변화되면서 품질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돈농가도 소비자 중심의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편중 소비, 포스트 코로나의 숙제=지난해 한돈 가격 안정은 한돈 소비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러나 가정 내 한돈 소비가 증가하면서 삼겹살 등 구이용 부위로만 소비가 몰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다수의 중소육가공업체 들이 운영상 위기를 겪었다. 이는 삼겹살 판매로만 운영하기 힘든 육류유통업 계 내부적 상황 때문. 대형 육가공업체 는 B2C(기업과 소비자 영업)영업으로 판로를 확대했지만, 중소 육가공업체의 대다수는 현재 B2B(기업과 기업 영업) 형식 판매를 취하기 때문에 저지방 부위 판매 적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발생으로 뒷다리 주 사용처인 학교 및 단체급식, 가공식품 물량 감소로 팔리지 않는 뒷다리를 재고로 가져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지방 부위 특히 한돈 뒷다리 재고(9월 4만2천톤, 전년 동월비 156%↑)는 급증해, 올 한돈 시장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는 국내 돼지고기 부위별 소비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켰다. 즉 코로나는 한돈 소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삼겹살 소비 증가는 곧 뒷다리 재고 가중’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면서 편중 소비 극복이라는 큰 숙제를 안겨줬다. 이에 업계는 뒷다리 소비 확대를 위해 수출 시장 개척, 저지방 가공육 제품의 개발, 기업과 기업 뒷다리 계약물량 확대 등을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미흡한 상황이다. 결국 저지방 소비 침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들이 뒷다리를 소비해줘야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뒷다리를 사용한 다양한 상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도래할 무관세 시대=내년 주요 수출국들의 삼겹살이 무관세로 들어오게 된다. 내년 미국산 냉장 삼겹살 관세가 FTA 관세 인하 스케줄에 따 라 올해 2.2%에서 내년에는 무관세가 적용된다. 미국 냉동 삼겹살은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또 EU산 냉장· 냉동 삼겹살에 대한 관세도 내년 6월까 지 2%, 2.2%를 적용하다 하반기부터는 관세 없이 들어오게 된다. 이에 따라 FTA가 체결됐던 칠레는 물론이고 미국과 EU산 삼겹살까지 모두 관세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수입 돈육은 무관세라는 날개를 달았다. 수입 돈육 시장은 외식부터 시작해 광범위하다. 한돈과 같은 대형마트, 정육점 등에서도 판매가 많이 이뤄지며 특히 온라인 판매도 현재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외식 소비 감소 속 무한리필점 확장세가 주춤했지만, 코로나가 완화된다면 수입 돈육은 다시 판매가 활성화 되면서 수입 물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 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면 돈육 무관세 시대가 본격 시작, 한돈 시장에 큰 부담이다.

■한돈 위기 결국 소비로 돌파해야=결론부터 말하면 코로나 상황은 ‘한돈산업’의 위기보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부위별 소비가 심화되고 있지만, 삼겹살을 중심으로 한돈에 대한 국민적 사랑을 또 한번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이에 코로나 이후 한돈 소비 증가 현상 이 ‘신기루’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한돈 유통 시장 확대 및 점유율 제고에 다시 못 올 적기로 인식하고, 소비자들에게 한돈의 가치를 확인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 중심의 한돈 생산 및 한돈 차별화에 대한 홍보 병행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난 2014년 이후 저지방 소비 붐을 일으켰던 ‘저탄고지’ 식이법과 같은 한돈 영양에 대한 과학적 접근, 그리고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간편식 ‘닭가슴살’ 같은 한돈 뒷다리 다이어트 식품 개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무엇보다 육가공품 소비를 늘릴 획기적인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돈육 소비는 생육 85%, 육가공품 15%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일본의 70:30, 미국·유럽 50:50 전후와 비교해서도 매우 낮은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같이 육가공품 소비가 적어 뒷다리 등 저지방육 소비도 저조, 한돈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코로나가 불러 온 기회를 한돈 전체 부위 소비 확대로 살려야 한다. 그래 야 코로나 극복 이후 한돈에 대한 소비 유지 및 전반적인 선호도도 증가하면서, 향후 다가올 무관세 시대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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