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송년특집①] ASF‧코로나가 휩쓴 세계 양돈
[2020 송년특집①] ASF‧코로나가 휩쓴 세계 양돈
亞 3국 ASF로 세계 생산량 2년째 ↓
中 수입 급증에 돈육 교역량 사상 최대
美‧EU 팬데믹에 수급 타격, 돈가 휘청

獨 ASF로 수출 중단, EU 시장 이중고
中 두수 증가, 수출‧수입국 모두 주목
  • by 임정은

○…올해 세계 양돈업은 ASF에 코로나 19까지 겹치면서 어느 해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안고 시작했다. 실제 각국의 양돈시장은 올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높은 변동성을 지속했다. 그리고 한해가 마무리 돼 가는 지금, 2021년은 희망보다는 올해의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20년이 세계 양돈시장에 무엇을 남겼는지 돌아봤다.…○

■생산량, 亞 ASF 여파로 2년째 감소=중국이 18년까지만 해도 한해 5천만톤 이상 돼지고기를 생산하다 ASF 이후 19년(4천255만톤)에 이어 올해(3천800만톤 추정)는 더 큰 폭으로 생산이 줄었다. 이는 역시나 ASF 피해가 컸던 베트남(281만톤→238만톤→224만톤)과 필리핀(160만톤→158만5천톤→127만5천톤)도 마찬가지였다. 아시아 내에서 돼지고기 소비량이 가장 많은 이들 세 나라가 모두 ASF 여파로 생산이 준 것이다. 반면 주요 생산국 중 이들 아시아 국가들을 제외하고 유럽연합(EU)와 미국, 브라질, 러시아, 캐나다 모두 생산이 증가했다. 이들 국가들이 아시아 주요 생산국들의 감소분을 일부 상쇄했지만 워낙 중국이 세계 생산량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 감소분도 커 올해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은 9천787만톤으로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교역 물량은 사상 최고=올해 돼지고기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중국, 베트남, 필리핀은 모두 돼지고기 소비량이 많은 나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줄어든 생산량만큼 수입을 크게 늘려 소비를 충당해야 했다. 특히 중국은 올해 수입물량이 48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ASF 이전인 17년 150만톤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많고 지난해 물량의 2배(95.8%)에 가까운 양이다. 실제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10월말 돼지고기 수입물량은 362만톤으로 일년전과 견줘 80.4% 많았다. 또 대부분의 돼지고기 소비량을 자국 산으로 충당, 수입물량이 많지 않았던 베트남은 지난해 7만3천여톤서 올해 16만톤으로 2배 이상 수입을 늘렸다. 이처럼 수출국들의 생산은 증가한 동시에 이들 ASF 피해 국가들의 수입육 수요는 증가하면서 올해 세계 돼지고기 교역물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돼지고기 수출물량은 ASF 피해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19년에는 전년비 13.2% 증가한 933만5천톤을, 올해는 이보다 15.9% 더 많은 1천81만6천톤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EU는 385만톤으로 전년 대비 8.5%, 미국은 333만톤으로 일년전보다 16.3% 증가, EU보다 미국의 증가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EU의 경우 19년부터 중국으로의 수출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 19년에 이미 전년 대비 25% 증가하면서 올해 상대적으로 추가 증가여력이 낮았던 때문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중국 호재를 누리지 못하다 올해 1단계 무역협정을 통해 중국 수출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EU만이 아니다. 브라질은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무려 40% 가량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는 전적으로 중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때문이다.

■美, ASF보다 무서운 코로나=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의 충격파에 양돈시장도 피해갈 수 없었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은 아시아 국가, 특히 중국의 ASF 피해가 올해 절정에 달하면서 중국 수출이 급증하는 호재를 누렸음에도 어느 해보다 위태위태한 한해를 보냈다. 이는 무엇보다 코로나가 만든 위기였다.

미국의 경우 올해 돼지 값 흐름에 고스란히 코로나의 흔적이 남았다. 3월까지만 해도 대 중국 수출 증가로 돼지 값은 전년 대비 3~7% 상승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수요에 타격을 입은 돼지고기 시장은 순식간에 연중 최저치 약세로 전환되나 싶더니 5월엔 4월 대비 무려 69% 급등하는 롤로코스터 시장을 형성했다. 코로나는 소비에 미치는 영향도 컸지만 돼지고기 생산 작업장 내 집단 감염 사태를 유발, 공급 체계도 흐트러뜨린 때문이다. 즉 5월 본격화된 작업장 내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공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돈가 폭등을 불러온 것이다. 돈가는 이후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다시 하락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독일 내 ASF 발생과 계속된 중국 수출 호조로 다시 상승을,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 재확산세에 다시 상승세가 꺾이면서 올해 내내 그야말로 널뛰기 시장을 형성했다.

19~20년 미국 돼지도축 및 돈가 추이
19~20년 미국 돼지도축 및 돈가 추이

■EU, 우려가 현실로=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픅증하면서 가장 수해를 입은 나라는 EU였다. 지난해부터 대 중국 수출이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수입 돈육 가운데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EU의 돼지 값도 뛰기 시작했다. 중국의 수입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EU 돼지 값도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호시절은 3월 코로나 팬데믹 시작으로 막을 내렸다. 3월 평균 돈가는 191유로(100㎏)로 전년 동월 대비 35% 가량 높았지만 11월 중순 현재 지난해 동기 대비 28.7% 낮은 133.8유로까지 떨어졌다. EU 역시 코로나가 소비, 특히 외식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수출 호조에도 돼지 값이 하락하는 주된 원인이 됐다. 또한 EU도 돼지고기 가공 작업장 내 코로나 감염이 공급 불안을 초래했다. 그런데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EU 양돈업계가 지속적으로 우려해온 ASF의 확산이 현실화된 때문이다. 폴란드에서는 독일 국경 인접지역에서 올해 ASF가 다발, 독일로의 전파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며 양국이 국경 울타리 설치 등 독일로의 유입을 막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왔다. 그러나 독일 내 폴란드 인접지역인 브란덴부르크에서 지난 9월 처음으로 ASF 감염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확인됐다. 이에 EU 내에서도 스페인 다음으로 수출물량이 많았던 독일은 중국 등 EU 이외 국가로의 수출이 중단됐다. 그 여파는 독일이 가장 크게 받고 있지만 독일이 EU 밖으로 수출하지 못한 돼지고기는 EU 내 공급 물량 증가와 같은 효과를 가져와 EU 전체 돼지 값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19~20년 EU 돈가 추이
19~20년 EU 돈가 추이

■중국 변수는 내년에도 계속=19~20년은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 증가가 세계 시장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였다면 내년은 중국이 수입량을 얼마나 줄일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중국은 ASF로 줄어든 돼지 사육두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으며 그 결과 양돈업이 빠른 속도로 재건되고 있다. 10월 현재 사육두수가 3억7천700만마리로 17년 말 대비 88%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중국 정부는 주장하고 있다. 실제 중국 돼지 값도 하락하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여전히 ASF 이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분명 ASF 여파가 옅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수출국들에게는 우선 최대 악재일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부터 중국의 수입물량이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수출국들은 그럼에도 중국이 단숨에 ASF 이전 수준으로 수입량을 줄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 전망으로는 올해 480만톤서 내년 450만톤으로 단 6.2%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지금과 같은 기세로 양돈업 재건을 계속해 나간다면 ASF 이전 회복은 시간문제가 될 터. 또한 중국 다음으로 수입이 많은 일본, 멕시코, 한국의 내년 수입물량이 일제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이유도 중국이 줄인 수입물량이 결국 다른 시장을 찾아간 때문이라고 볼 때 비단 중국의 수입물량 변화는 수출국뿐만 아니라 수입국에도 긴장해야 할 변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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