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특집Ⅱ①] 농업 리더 양돈, 품격 보여야 진정한 리더
[창간 23주년 특집Ⅱ①] 농업 리더 양돈, 품격 보여야 진정한 리더
밥상 국가대표서 농업 대표로 우뚝
한돈 소비 증가로 농업 생산액 1위
돈육 소비량 30년 전보다 2배 증가
국민 기대 수명 및 건강 증진 기여
농업농촌 지역 경제 활성화 버팀목
축산도시 인구 유출 줄고 유입 늘어
분뇨‧냄새 등 국민적 요구 해소 시급
  • by 김현구

2014년부터 한돈자조금의 슬로건은 줄 곧 ‘밥상 위의 국가대표’다. 이는 돼지고기가 국민들 식탁에 가장 많이 자주 올라오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밥상에서 돼지고기만 섭취하는 것이 아니다. 돼지고기 취식 시 상추와 깻잎에 얹어 마늘 된장과 함께 쌈 형태로 먹는다. 여기에다 반찬으로 오이, 당근, 양파, 김치, 쌈무 등 다양한 야채를 곁들인다. 이를 볼 때, 돼지고기는 농산물을 이끌고 가고 있는 농업의 리더로 불리워도 손색이 없다.

이 같이 돼지고기는 사시사철, 남녀노소 즐기는 국민들의 제1의 동물성 단백질이다. 특히 돼지고기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튼튼하고 빠른 성장을, 1인 가구 및 고령 노인들에게는 건강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이런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한돈업이 이제는 농촌의 리더로 성장할 조건을 갖췄다. 밥상을 넘어 농촌의 제1의 품목이 된 것이다. 돼지고기는 지난해 농업 생산액 약 9조 5천억원을 기록,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2년 연속 1등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 소비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농촌의 리더는 앞으로 한돈업으로 탈바꿈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농촌의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한 한돈산업 역할이 무엇인지 업계가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밥 보다 고기 많이 먹는 한국=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2년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전년도 56.9㎏보다 0.4% 줄었다. 지난 30년간 쌀 소비량이 절반(92년 112.9㎏) 이하로 줄면서 6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었다. 우리 국민들은 쌀 소비를 줄이는 대신 고기 소비를 늘렸다. 연초 농촌경제연구원이 농업전망에서 발표한 22년도 주요 육류의 1인당 연간 소비량 추정 자료를 보면 돼지 28.5㎏, 소 14.8㎏, 닭 15.1㎏으로 전체 육류 소비량이 58.4㎏을 기록했다. 21년 56㎏(각 27.6㎏, 13.8㎏, 14.6㎏)과 비교하면 4.3% 증가한 것이다. 쌀 소비가 지금의 2배에 달했던 30년전, 즉 92년도 육류 소비량은 23.9㎏(각 13.4㎏, 5.2㎏, 5.3㎏)으로 그 사이 고기 소비량이 2배 넘게(144%) 증가했다.

이 같이 지난해부터 우리 국민들은 쌀보다 고기(소+돼지+닭)를 더 많이 먹고 있다. 쌀 소비는 역대 최저치로, 동시에 고기 소비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소비량 역전이 이뤄진 것이다.

■한돈, 국민 건강에 일조=육류 소비량 증가는 기대 수명 및 청소년 체격 향상 등 국민 건강 향상에 크게 일조했다. 육류 중 단연 돼지고기가 소비가 많아, 국민 건강에 한돈업이 크게 기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기대 수명은 1970년 61.1세서 2020년 82.7세로 21.6세로 늘어났으며, 청소년 평균키는 만 16세 기준 1970년 160.4㎝에서 2019년 167.3㎝로 7㎝ 커진 것. 이 같이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국민들의 기대 수명 및 신체 조건에 기여한 가운데, 육류 중 단연 돼지고기가 큰 역할을 했다. 2022년 1인당 돈육 소비량은 28.5kg으로 전체 육류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한돈산업의 성장이 국민 건강에도 크게 기여한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도 국내 축산업, 특히 돼지고기가 국민 건강에 기여했다고 인정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최근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축산물 인식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의 소비자들이 ‘국내 축산업이 국민건강에 기여한다’(66.8%)고 응답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국내 축산의 역할 및 기능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이 육류가 주식(主食)으로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육류 소비가 국민 건강의 동물성 단백질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규제보다는 지원 중심으로의 정책 변화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국방 안보처럼 축산업을 국가가 나서서 보호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촌 공동화 막는 최후의 보루=농업‧농촌 등 지역 사회에서의 한돈농가들의 영향력도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 공동화를 막는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공동화’란 도시경제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도시가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서 인구와 산업이 주변부로 이동하고 중심부가 비게 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즉 현재 농촌의 인구 소멸 과정이 전개되면서 농촌에서는 지역 공동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지역 경제도 침체되면서 지역 소멸을 걷고 있다.

그러나 축산이 발달한 시군은 다르다. 예를 들어 충남의 홍성의 경우 양돈 제1의 도시다. 홍성은 2020년 3월 기준으로 약 18만 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2005년 대비 약 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지역으로는 아산시, 천안시, 논산시 등이 있으며, 이 지역들도 모두 꾸준한 인구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 성장은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됨으로써 인구 유출이 타시군보다 적고, 이로 인해 혁신도시도 새롭게 조성되면서 인구가 되레 늘고 있다. 인구 유입으로 인한 민원 증가가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제1의 축산도시답게 규제만이 능사가 아닌 진흥도 함께 펼치면서 모범이 되고 있다.

양돈농협의 전 조합장은 “농업, 농촌을 지탱하는 힘은 축산이다”며 “축산업이 위축되면 농업, 농촌이 전반적으로 위축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축산은 지역경제를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자칫 축산이 무너지면 지역 공동화 현상이 발생, 지역 주변 내 상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축산이 지역 공동화의 최후의 보루로 오히려 축산을 더욱 권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촌의 리더로서 자격=외형적으로 성장했다고 농촌의 리더가 될 수 있을까? 농업 농촌의 리더의 자격은 농촌 지역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해주는 역할일 것이다. 이에 한돈산업 내부적으로 우선 리더의 자격이 있는지 자질을 검증해봐야 한다. 우선 한돈산업의 강점과 기회, 약점과 위협요소 파악이 중요하다.

한돈협회가 한돈 미래 ‘2030 비전’ 마련을 위해 분석한 한돈산업의 강점은 소비자들의 한돈에 대한 높은 충성도와 이에 따른 높은 자급률로 분석됐다. 반면 위협 요소로는 분뇨나 악취로 인한 환경 민원 등 한돈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인 시각이 제1의 요소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수입육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의한 시장 잠식, 밀집형 축산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동물복지형 돈사 전환 등 국민들의 한돈산업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합하면 국민들은 ‘한돈’을 신선하고, 단백질 중 가장 선호해 ‘국민고기’로 발돋움 했지만 한돈을 생산하는 양돈장 등 한돈 ‘산업’에 대해선 냄새, 분뇨 문제, 열악한 사육환경 등 국민의 기대치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돈과 다르게 ‘국민산업’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농촌의 리더로서, 첫 번째 과제는 한돈과 한돈산업을 대하는 국민들의 이중적 시각 극복이 리더에 첫 요소다. 이에 따라 한돈산업이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냄새 저감을 통한 민원 없는 양돈장 구현을 통해 국민들의 한돈 사랑을 한돈산업으로도 연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농가 구성원의 마음 가짐과 행동이 달라져야 한다. 즉 리더에 맞는 품격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원하는 한돈 생산을 위해 냄새를 줄이고, 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안전한 한돈 생산을 위한 노력이다. 소비자가 돼지고기를 많이 먹어주는 만큼 농가들도 사육 환경 변화가 전제돼야 농업 농촌, 더 나아가 국민들이 한돈산업을 농촌의 리더로 인정해 줄 것이다. 농업 생산액 1위에 맞는 한돈의 품격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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