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고기도 식량이다
[기자의 시각] 고기도 식량이다
  • by 임정은

한국과 일본 모두 새해 농정의 주된 목표를 식량 안보에 뒀다. 지난해 유독 극심했던 기상 이변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식량 공급에 있어서 불안이 높아진 때문이다. 이는 세계적 현상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식량안보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고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많은 곡물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라면 더욱 식량안보는 우선순위를 둬야 할 정책적 목표일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식량자급률을 올해 상승세로 전환시키고 27년까지 55.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들도 세웠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식량이란 밀, 콩 등 곡물에 한정하고 있다.

식량은 사전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먹거리로 정의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식량 안보의 그 식량은 곡물로 한정되고 있으며 최근 기상 이변 등으로 생산과 공급에 타격을 받고 있는 대상 역시 주로 곡물인 것도 맞다. 그런데 필수적인 먹거리라는 측면과 향후 공급의 안정성 측면에서 봤을 때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는 식량의 범주에 낄 수 없는 것일까?

돼지고기나 육류가 필수 먹거리라는 점에서는 부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듯 보인다. 특히 돼지고기는 세계에서도 한국인의 먹성을 따라올 나라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럼, 육류의 자급률은 어떤가? 돼지고기는 70% 안팎이고 쇠고기는 50%도 안 되는데 더 큰 문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자급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올해는 물론이고 축산업 생산기반을 걱정하고 자급률 제고를 꾀하는 정부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되레 대체육 지원을 통해 반(反)축산 진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계적인 곡물 수급 불안은 축산업에도 직격탄이 됐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도 곡물 가격 상승은 사육기반 축소로 이어졌다. 우리는 더 취약할 수 있다. 당장 육류 공급 부족을 걱정해야 할 단계는 아니지만 먼저 고기도 필수 식량이라는 인식의 전환부터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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