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경쟁력…수입육 시대 오나
가격이 경쟁력…수입육 시대 오나
고물가 속 소비자 구매력 더 낮아져
반값 치킨 등 저가 먹거리 인기 몰이
돈육 수입 47% 급증 속 재고도 적체
저가 수입육 시장 활성 여지 높아져
  • by 임정은

경기 침체 속 반값 치킨 등 가격을 낮춘 먹거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수입 돼지고기가 한돈 시장을 잠식할 여지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못한 소비자들 사정을 고려할 때 과거 무한리필 삼겹살과 같은 수입육의 저가 공세가 먹혀 들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8월말 돼지고기 수입량은 32만톤으로 전년 동기간(21만8천톤)보다 46.7% 증가했다. 올해 한돈 생산량 증가 속에 수입량은 더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돼지고기 공급물량을 크게 늘리는 역할을 했다. 문제는 올해 이처럼 급증한 수입 돼지고기가 한돈과의 가격 차이를 무기로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7월 말 기준 수입 돼지고기 재고물량을 보면 7만6천여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했으며 특히 이 가운데 삼겹살은 3만6천톤으로 일년전에 비해 44% 늘면서 가장 재고 적체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이처럼 창고에 쌓인 수입 돼지고기는 언제든 한돈 시장에 위협적인 악재가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가계 소비 여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 불안 요인이다. 8월 기준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7% 상승했으며 앞으로도 5~6%대 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다 최근 기준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더 얇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GNI(국민총소득)은 전분기보다 1.3% 감소했는데 GNI는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쓸 수 있는 돈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소비 시장의 분위기는 최근 저가 먹거리 경쟁에서도 읽을 수 있다. 대형 마트의 반값 치킨을 필두로 최근 탕수육과 비빔밥, 커피, 햄버거, 피자 등 가격을 크게 낮춘 먹거리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또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소비 시장의 최고 경쟁력이 낮은 가격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몇년전 인기를 끌었던 무한 리필 삼겹살과 같은 저가 수입육 시장이 활성화될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량도 뒷받침되는데다 특히 한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저가의 수입육이 더 유리해졌다. 육류유통수출협회는 최근 수입육 시장과 관련, 냉동육이 소비 부진 지속과 재고 과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불경기에 따른 저가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는 심리가 일부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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