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철, 돼지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기고] 여름철, 돼지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환경 온도 오르면 대사열 줄이려 섭취량 ↓
사료량 감소, 포유 모돈에 치명적…번식 저해
소장 소화 및 면역 기능 저하…섭취량 더 줄어
세포 위축도 발생, 이로 인해 에너지 더 축나

환경 관리 통해 더위 덜 겪게 해주는 노력 중요
보조적으로 영양적 솔루션도 한 몫 할 수 있어
  • by 정영철
정영철 마케팅실장(주)팜스코
정영철 마케팅실장(주)팜스코

지난호 원고(바로가기)에서 PED 후유증, 후보돈 입식 감소, 역대급 폭염 등으로 인해 올 여름 번식성적이 상당히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올여름 모돈 관리와 번식 성적 향상에 집중해야 함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여름철에는 돼지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기에 이런 번식성적 저하가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돼지는 땀샘이 퇴화되어 더위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동물이다. 그래서 환경온도가 높아지게 되면 몸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가능한 온도가 낮은 곳에 밀착해 꼼짝 않고 가만히 있으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피할 수 없이 몸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일이 있다. 바로 사료를 섭취해 소화하고 영양을 흡수 이용하는 일이다. 영양소를 섭취해 대사하는 데에는 불가피하게 대사열이 발생(Heat Increment)하게 된다. 이런 열의 발생을 피하려고 하기에 사료 섭취량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료 섭취량의 감소는 모돈의 번식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임신사에서야 제한된 양 만큼 섭취를 하기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지만, 자돈에게 계속 포유를 하면서 몸이 축나는 분만사 포유 모돈의 경우 섭취량 감소 때문에 포유량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몸이 과도하게 야위게 되면 다음 번식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난포가 자라고 발정이 일어나고, 배란이 되는 일련의 과정은 영양소 섭취가 충분해 Insulin, Insulin-like Growth Factor 등이 충분한 상태에서 촉진이 된다. 난포의 성장은 포유 중에도 이루어진다. 이렇기 때문에 포유와 체형유지 뿐만 아니라, 다음 번식 사이클을 위해서도 포유기간과 이유 후 종부 대기 기간의 사료 섭취량과 강정 사양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시기에 사료 섭취량이 줄어든다면 제대로 번식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거기에 여름철에 돼지 몸 안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가 두 가지 더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 하였듯이 돼지는 땀샘이 퇴화 되었기에 호흡을 하며 그 과정에서 수분을 증발시켜 기화열을 통해 체온을 낮추는 이른 바, Evaporative Cooling에 의존해 체온을 조절한다. 그렇기 때문에 호흡수가 증가하고, 호흡기와 피부 쪽으로 혈액이 몰리게 된다.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액이 호흡기 쪽으로 몰려가게 되면 장내는 어떻게 될까? 장상피 세포에 공급되는 영양이 감소하게 되면, 장세포가 위축 되고 이에 따라 소장의 소화 및 면역 기능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장상피 세포 사이에 간격이 벌어져 그 사이로 독소나 세균이 바로 침투하는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소화와 흡수 기능의 감소는 다시 에너지 흡수에 감소로 이어지게 되며, 외부 항원 침투로 인한 면역 반응 또한 영양의 손실을 일으킬 수 있으며, 염증 반응과 발열 반응으로 인해 추가로 섭취량이 더 감소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

게다가, 호흡 등을 통해 수분만 증발이 일어나게 되면 세포 밖의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세포 바깥의 농도가 높아지면 삼투현상 때문에 세포 내의 수분이 세포 바깥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이 때문에 세포가 위축 될 수 있다. 돼지의 몸에서는 이러한 세포 위축 현상이 발생하면 문제가 생기므로 인위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여 세포 바깥의 무기질을 세포 내로 흡수해 세포 내의 농도를 높여 수분이 세포 바깥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붙잡는 활동을 하게 된다. 이를 Ion Pump라고도 하는데, 이 때문에 낭비되는 에너지도 상당하다. 안 그래도 모돈의 번식에는 에너지 섭취가 중요한데, 열 발생을 줄이기 위해 섭취량을 감소 시킨데다가, 영양소를 소화하고 흡수해야 하는 장 건강은 악화되고 이 때문에 불필요한 면역 반응과 염증 및 발열 반응이 추가로 일어날 수 있으며 거기다 세포가 위축되지 않고 항상성을 유지하게 하는 데에 추가로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돼지가 더위를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 동물을 생산하는 입장에서 완전히 더위를 겪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을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효과적인 방법은 환경 관리에 힘쓰는 것이다. 가능한 온도를 낮추고, 시원한 물을 공급하고, 신선한 공기를 맞게 하며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조치들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보조적인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영양적인 솔루션도 있다. 다음 원고에는 앞에서 이야기한 현상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적인 해결 방안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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