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뜨거운 감자 ‘축산 지방세’
[칼럼] 뜨거운 감자 ‘축산 지방세’
정부 기관서 계속 군불 지펴
정확한 득실 따져 대책 마련을
  • by 김오환

‘오이디프스 왕’ 저자인 ‘소포클레스’는 많은 명언을 남겼다. 그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극작가이자 시인으로서 공자님보다는 늦고 맹자님보다 앞서 태어난 기원전 400년 시대 사람이다. 그의 명언 중 필자가 잊지 못하고 메모한 구절이 있다. 오이디프스 왕의 딸인 ‘안티고네’(299~300행)에 나온 문구다. “인간의 발명품 중에 ‘은화(銀貨)’만큼 나쁜 것 없다.”

계속 이어진다. “이것이 도시들을 약탈하고, 이것이 사람들을 집에서 떠나게 하오. 이것이 인간들의 건실한 마음을 바꾸고 가르쳐서, 수치스러운 것으로 향하게 하오. 또 이것이 사람들에게 무슨 짓이건 할 태세를 갖도록 모든 불경스러운 짓거리에 익숙해지도록 꼬드기는 것이오.” 이 구절을 읽으면서 감탄했다. 또한 어떻게 수천년 전에 인간의 마음을 그렇게 정확하게 꿰뚫어 표현했는지 놀랐다. 그런 인간의 욕심은 오늘날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돈을 멀리하는 국가, 단체, 개인이 있을까? 하나도 없을 것이다. 국가는 국가대로, 집단은 집단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돈을 ‘좋아’하고 있다. 그들은 부족함을 느끼며 더 많은 돈을 찾고, 기다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누가 돈을 더 준다면, 없었던 수익이 신규로 발생한다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언급한 돈은 정당한 돈이다. 개인의 경우 노력과 투자의 결실이며 국가 입장에서는 세수(稅收)다.

필자는 3~4년 전, 양돈농가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세수(稅收)에 기여하자’라는 칼럼을 썼다. 그 방안의 하나로, 현재 국세로 납부되고 있는 축산소득세를 지방세로 전환하자고 주장했다. 그래야 지자체에서 적지 않은 세금을 납부하는 양돈농가들을 무시도 괄시하지 않고, 그래도 ‘두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원(稅源)을 마다하는 지자체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소득세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과세로 지자체로의 이관은 사실상 불가하다. 하지만 사료에 부과되는 부가세처럼 정치권에서 결단하면 가능하다.(1997년 세법 개정 통해 부업 농가에서 모든 농가로 확대 적용)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어 축산소득세의 지방세 전환을 축산 공약으로 요구, 실현되길 강력히 희망하는 바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지난 8월 20일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들이 출연한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축산업에 대한 지방세 부과’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양돈타임스 8월 26일자 ‘축산 환경~’ 참조> 올해 초 ‘도축세 재신설’이 예고편 같다. 이를 보면 축산에 대한 지방세 부과가 폭넓게 논의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에 농협, 협회 등 생산자단체와 축산학회 등 학계가 대응 전략을 마련했으면 한다. 무조건 반대할 것인지, 수용하면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카드’를 고민했으면 한다. 그(카드) 방안의 하나로 환경 및 방역대책 완화, 용도를 축산으로 명시, 돈사 등 축사 신증설 규제 완화 등 정치력을 발휘했으면 한다. 정당한 납세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면서 떳떳하게 사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그것이 ‘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축산이라는 사업의 명(命)을 늘리기 위해서다. 독자들의 현명한 논의와 판단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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