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타 초대석] “양돈 2세들의 친구 같은 멘토 역할을 하고 싶어요”
[양타 초대석] “양돈 2세들의 친구 같은 멘토 역할을 하고 싶어요”
2세 모임 상하반기 개최 방침
양돈 외 농촌 문화, 정서 공유
‘미래 양돈’에 꿈과 자신감 심어줘
조합 중심으로 시장 지속 확장 중
스포츠 통해 소비자와 만남 폭 넓혀
‘방역과 환경’ 해결에 지혜 모아야
1세 '덕망’ 유지에 2세들 노력해야
  • by 특별취재팀
박광욱 조합장은 양돈 2세들이 걱정 없이 농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환경을 물려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한돈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로 가는 가장 확실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박광욱 조합장은 양돈 2세들이 걱정 없이 농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환경을 물려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한돈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로 가는 가장 확실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꽃의 화려함은 열흘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로 권력 등 인생의 무상함을 논할 때 종종 인용되는 문구다. 가령 A라는 나무가 꽃으로만 나무의 생을 마치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나무의 경우 그 꽃은 졌지만(화쇠 花衰) 잎의 번성(엽사 葉者)함을 통해 나무의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나무만이 아니다.

어쩌면 모든 생명체는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후손, 2세를 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인간의 직업과 관련 ‘꽃’으로만 끝내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잎의 무성함으로 물려주고 싶은 부류가 있다. 그것은 1세가 직업에 대한 자긍심‧자부심의 강도와 생존과 생활의 흡족 여부 따라 나눠질 것이다. 하지만 주위를 가만히 둘러보면 가업을 승계하거나 부모의 직업을 이은 2세들이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양돈 역시 2세들이 양돈장으로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양돈 승계’에 대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20%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양돈 2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양돈업 미래에 대해 희망을 심어주는 ‘멘토’를 만나봤다. 박광욱 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이 그 주인공이다. 박 조합장은 그동안 운영돼오던 2세 모임을 지난해 대폭 확대 ‘격의 없는’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연 1회 개최하던 것을 올해부터 2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2세 와의 만남에서 양돈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농촌 문화와 정서까지 정보를 공유케 하고 있다. 그것을 통해 양돈 2세들이 실수와 실패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조합의 역량을 쏟고 있다.

박 조합장은 2세의 가장 큰 고민은 ‘미래의 양돈업이 지속 성장하겠느냐’라며 1세 양돈인으로서 또한 양돈지도자로서 2세에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런 방편 가운데 하나가 조합의 서울사무소 개소다. 박 조합장은 “조합의 서울 진출은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서 한돈업의 지속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그걸 통해 도드람이 성장 발전하면서 조합원의 안정적 소득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조합원과 조합의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판로가 부족한 한돈 생산은 전체 한돈산업은 물론 개별 농가의 규모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돼지고기 시장에서 도드람 한돈 시장의 파이를 최대한 키우겠다는 것이 박 조합장의 야심이다. 도드람한돈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 구축을 통해 2세 양돈인의 안정적 정착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도드람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2세 경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스포츠와의 연계다. 박 조합장은 “배구연맹이 주관한 남녀 프로배구리그(V-리그)를 도드람한돈이 스폰서, 도드람한돈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V-리그를 통한 도드람 브랜드 노출 효과가 자그마치 5천억원에 이른다며 도드람한돈 판매 여지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랜드 한돈 시장에서 도드람의 점유율은 현재 5〜6%대에서 30년에는 12%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그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합은 올해 프로야구 SSG팀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이러한 스포츠와의 연계는 도드람 온라인 시장 판매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조합원 2세들의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조합장은 2세들의 또 하나의 고민이 방역 등 환경 고충이라며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박 조합장은 이렇게 말했다. “방역이나 냄새 저감 등 환경 부분은 농가들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모든 것을 농가에게만 맡긴다면 풀기가 어렵다. 방역 부분을 보자. 8대 방역시설을 비롯한 대부분 부분 방역 시설은 농가가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그것은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수입 돈육과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차로 잠시 숨을 돌린 박 조합장의 주장은 이어갔다. “냄새만 보더라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다.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냄새 민원이 줄었다고 보도되지 않았냐?(전년대비 11% 감소) 이런 사실을 보면 화학물질개발, 현대식 돈사 설치 등 기술 발달로 냄새 문제는 많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사회적 관심사로 ESG(환경. 사회, 경영지배구조)가 대두되고 있는데 양돈 해당 부분이 ‘E(환경)’분야로 볼 때 환경 문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냄새 등 환경과 질병 등 방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료 등 관련 산업과 연계하면 수년 내 풀 수 있을 것이라며 2세들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조합장은 2세들의 고민 하나가 1세와 관계라는 것이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조합도 어떻게 나설 수 없는 문제다. 부자(父子)간의 관계이기 때문에 뭐라 할 수 없다. 이에 조합은 1세와 2세와의 잦은 만남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조합 내 1〜2세 사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주 원만하고, 의사소통이 잘 되고,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양돈 1세로서 2세에게 당부하는 것은 1세의 이미지, 평판에 대해 ‘관심’을 가져 달라고 했다. 지역 주민 존경하면서 매사 겸손 공손하고 예의 바른 처신으로 또한 봉사를 통해 아버지(1세)의 ‘덕망’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조용히 말했다. 그러면서 1세와의 많은 대화가 오해와 갈등을 풀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멘토’라는 단어는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 ‘멘토르’에서 유래했다. 멘토는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나 지도자, 선생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르쳐주는’ 스승보다는 ‘이끌어주고 함께’하는 후원자, 선배. 동지의 이미지가 강하다. 박 조합장에서 그런 느낌이 다가왔다. 아니, 그는 분명 그런 ‘멘토’였고 앞으로도 그런 ‘멘토’ 역할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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