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돈육 수입 줄었지만 경계 늦출 수 없어
[심층분석] 돈육 수입 줄었지만 경계 늦출 수 없어
상반기 16만톤…30만톤 이하 유력
냉장 45.8% 급증 가정 소비 잠식
소비자 값 오른 삼겹살 수입 17% ↑
獨 삼겹 금수에 他EU 국가가 메꿔
美산 삼겹 4배 ↑…수입국 다변화?
  • by 임정은

올 상반기 돼지고기 공급량이 줄면서 한돈 시세가 강세를 형성했는데 무엇보다 수입물량이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됐다. 상반기 수입량만 보면 올해 수입량은 14년 이후 7년만에 30만톤 이하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하반기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장담하기에는 변수가 많다. 또 상반기 수입량이 줄긴 했지만 한돈 점유율이 절대적인 냉장육과 올해 가격이 급등한 삼겹살 수입은 크게 늘었다. 물량은 줄었지만 수입육을 계속 주시하고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올해 30만톤 넘나 못넘나=상반기 돼지고기 수입량은 16만2천700톤으로 일년전 17만7천톤보다 8.5% 줄었다. 하반기 수입량이 이보다 줄 것으로 가정한다면 올해 수입량은 30만톤 이하가 되는 것이다. 실제 16년을 제외하고 15~20년까지 상하반기 돼지고기 수입량을 비교해보면 상반기가 하반기에 비해 34~48%(16년은 10.6%) 많았다. 농촌경제연구원 6월 양돈관측 역시 올해 수입량을 26만~30만톤으로 추산, 이 같은 분석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올해 이처럼 수입이 감소한 것은 수출 선적 물류 문제와 중국의 수입량 증가, 수출국 자국 내 수요 증가로 올해 돼지고기 수입단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올해 수입량은 14년(27만4천톤) 이후 7년만에 30만톤 이하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 예외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반기 한돈 출하가 상반기에 비해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수입량 증가 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그 중 하나다. 더구나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고 있지만 백신 접종으로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 수입육이 파고들 여지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여기다 지난해부터 국내 수입량이 감소한 원인 중 하나인 중국의 수입량 추이가 올해 반전될 여지가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냉장 사상 최고=상반기 수입량이 줄었지만 이 가운데 냉장은 1만2천톤으로 전년 동기 8천300톤 대비 45.8% 급증했으며 상반기만 보면 사상 최고치다. 그런데 냉장육 수입이 증가한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중국에 이어 세계서 돼지고기 수입이 가장 많은 일본 역시 4월말 현재 전체 돼지고기 수입(29만8천톤)은 3.2% 가량 줄었지만 이 중 냉장(14만7천톤)은 3.5% 늘었다. 이에 대해 일본농축산업진흥기구는 코로나 19로 가정 내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로 주로 가공이나 외식시장에서 소비되는 냉동육에 비해 가정에서 소비되는 냉장육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았다는 얘긴데 이는 우리나라에도 적용이 가능한 듯 보인다. 농경연 양돈관측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29~4월 25일까지 가정 내 돼지고기 구매량은 전년 동기간보다 증가했는데 이 중 국내산이 5.7% 증가한데 비해 수입산은 11.8% 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냉장 돈육 대부분이 삼겹(8천160톤, 전년비 49%↑)과 목심(3천700톤, 45%↑) 등 가정 소비가 많은 구이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가정 소비 중 수입 돈육 비중이 증가했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삼겹살 비중 주도=냉장육 수입과 연계해 짚어봐야 할 대목이 바로 부위별 수입량이다.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은 줄었지만 삼겹살만 일년전보다 17.6% 증가했다. 수입량은 8만여톤으로 전체 수입량 가운데 49.6%에 달한다. 특히 6월은 1만6천톤으로 일년전보다 무려 37.3% 늘었다. 이는 코로나 이후 가정 소비 증가와 함께 삼겹살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또 하반기 삼겹살 주요 수출국인 EU산에 대한 관세가 모두 사라진다는 점에서 하반기 시장을 위한 물량일 수 있다는 짐작도 가능하다.

한 가지 더 주목할 것은 지난해 독일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삼겹살 수입이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같은 예측이 빗나갔다는 사실이다. ASF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만 봐도 독일산 삼겹살 수입량이 2만9천톤으로 42.8%를 차지, 압도적으로 비중이 컸다. 그러면 올해는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삼겹살이 들어왔을까? 수입 삼겹살을 국가별로 보면 스페인이 2만톤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113.7%) 늘었으며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도 1만여톤으로 역시나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독일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다. 동시에 미국산 삼겹살이 1만톤으로 전년 동기간(2천600톤)보다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수입이 크게 준 다른 부위들 즉 앞다리, 목심 등은 주로 미국이 최대 비중을 차지했으며 미국산 수입량 중 삼겹살 비중은 미미했다. 그런데 올해는 미국산 삼겹살 수입량이 스페인 다음으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결국 독일산 삼겹살 수입 중단으로 다른 EU 국가들뿐만 아니라 미국산 삼겹살까지 국내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삼겹살 공급처가 다변화된 결과를 낳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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