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돼지 냄새 없이 사람 향기로 가득해요"
[농장탐방] "돼지 냄새 없이 사람 향기로 가득해요"
AI로 오리 사육에서 양돈으로 전환
민원 해결 위해 악취 저감 시설 설치
사료 허실 방지와 신선도 유지에 최선

‘육성률 96.8%, FCR 2.83’ 성적 상위권
오래된 직원과 손발 맞추며 인력도 안정
“규모 확장보다 성적 통해 내실 추구”

전남 담양 ‘동진농장’
  • by 양돈타임스
정순애 대표(사진 오른쪽)의 겸손한 자세와 밝은 미소는 동진농장을 사람 냄새가 가득한 따뜻한 농장으로 만들고 있다.
정순애 대표(사진 오른쪽)의 겸손한 자세와 밝은 미소는 동진농장을 사람 냄새가 가득한 따뜻한 농장으로 만들고 있다.

농장의 첫인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굳이 농장 깊숙한 부분을 살피거나, 성적 등의 관리지표를 확인하지 않아도 농장주의 마인드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농장의 규모나 사용 연한에 따른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농장주의 관심과 애정이 반영된 농장은 첫인상에서 고유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 오늘은 사람의 향기가 느껴지는 농장을 통해 우리가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양돈을 위한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축산식품전문기업 선진(총괄사장 이범권)의 양돈계열화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선진한마을(대표이사 김영만)의 비육회원농장 동진농장 정순애 대표의 스토리다.

동진농장은 자돈 비육전문농장이다. 현재 6천500두 규모로 대숲이 유명한 전남 담양에 위치해 있다. 정 대표는 약 40년 세월 동안 이 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 대표는 처음부터 양돈을 시작한 건 아니다. 현재 위치에서 20년 이상 오리 부화장을 운영하며 축산업에 발을 디뎠다. 오리 사육을 하던 중 전국적으로 유행한 조류독감(AI)으로 인하여 반복된 피해를 감내하던 중 2000년 무렵 양돈으로 축종을 변경했다. 담양을 관통하는 영산강은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로 조류독감에 대한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뉴스를 통하여 조류독감 피해를 접하면 가슴이 아플 정도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지금도 축종을 바꾼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양돈으로 축종을 변경하며 초반 무리한 투자보다는 합리적인 방향성에 주목했다. 기존의 오리농장에서 사용 가능한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며 5년에 걸쳐 지속적인 변경을 진행하였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정순애 대표는 더욱 농장에 대한 애정을 키워갈 수 있었다 현재의 동진농장을 만들어오며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한 것은 민원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농장 운영을 위하여 꼭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악취 민원을 해결하고자 우선 농장 주위의 농지를 매입에 투자할 정도로 노력했다. 2016년에는 악취저감 시설에 대한 설비에 적극적인 투자를 결정했다.

동진농장의 악취저감시설은 미생물 성장을 활용하여 냄새를 분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장에 설치된 파이프관을 통하여 일정 시간에 맞춰 배양된 미생물이 분사되는 설비를 구축하였다. 라벤더 향이 포함된 미생물을 농장에 분사하여 악취를 저감한다. 분사되는 미생물은 돼지에게 무해한 것으로 섭취를 하게 되면 발생하는 분뇨와 슬러리의 냄새를 줄여준다. 또한 배양된 미생물을 돈사에 모이는 슬러리와 별도의 액비 저류조에 투여하여 농장 내 악취를 줄이고 있다. 액비 저류조도 지상이 아닌 반지하 구조 설치하여 발생할 수 있는 악취를 최소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동진농장은 이러한 투자와 노력으로 현재도 큰 민원에 대한 문제없이 농장을 운영 중이다. 그녀는 농장을 운영하며 지역과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 강조한다.

비육농장에서 사료비는 총 생산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정 대표는 사료 허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했다. 투자 이전에도 사료가 물에 젖지 않게 칸막이 등을 설치하여 사료의 신선도를 유지했다. 2018년부터 정 대표의 제안으로 과거의 원형 급이기에서 사각 양면 급이기로 순차적으로 개선 활동을 진행했다. 선진에서 추천한 사각 양면 급이기는 기존의 사각 형태의 급이기에 음수와 사료 사이에 턱을 설치하여 사료가 젖는 현상을 개선한 것이다. 사료가 건조하고 신선하게 유지되어 허실을 최소화하고 급여량도 늘릴 수 있다.

농장에 설치된 다양한 사료 급이기 시설
농장에 설치된 다양한 사료 급이기 시설

최근 동진농장의 성적을 살펴보면 2020년 기준 비육 육성률 96.8%, FCR 2.83으로 선진한마을 비육회원농장 중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좋은 농장 성적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정 대표는 본인의 역할보다는 실제로 농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몫이 크다고 공을 돌렸다. 정 대표는 가족과 같은 농장 분위기를 주도하며 4명의 외국인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농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불만을 지니고 먼저 그만둔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정 대표는 축산업을 종사하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중요한 덕목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 양돈을 시작하면서도 동물을 아끼는 마음이 커 가슴이 아픈 상황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농장에서 돼지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 크고 그러한 마음이 동진농장의 첫인상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말에 그간 20여 년 시간 동안 농장을 직접 만들어와 더 규모의 확장 등은 고려하지 않고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 말한다. 현재 7천700두까지는 확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고 그 이상은 큰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하지만, 성적은 비육육성률 97% 이상과 FCR 2.8미만의 성적을 목표로 정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순애 대표의 겸손한 자세와 밝은 미소는 동진농장을 사람 냄새가 가득한 따뜻한 농장으로 만들고 있다. 바른 마음과 생각으로 천천히 미완에서 완성을 향해 동진농장은 지금도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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