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매시장 활성화 방안
[칼럼] 도매시장 활성화 방안
상인•시장, 돼지에 관심 낮아
조합형 패커에 시장 기능 부여를
  • by 김오환

매일매일 고지되는 한돈가격은 국내 10개 도매시장(공판장)의 평균 가격으로 결정된다. 지난해의 경우 한돈가격을 결정하는 도매시장 경락 두수(경매에 참여한 두수 가운데 등외 및 제주 제외)는 전체 돼지 도축 두수(1천833만마리)의 3.4%(약 63만마리)다. 19년은 3.9%다. 말하자면 출하물량의 3~4%가 한돈 평균 가격을 산출, 발표되고 있는 것이다.

100% 가운데 3~4%가 기준, 대표되고 있다. 이에 양돈농가와 생산자단체는 3~4% 어떻게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물론 1%가 대표될 수 있고 30%도 평균 기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그 3~4%가 성적이 그럭저럭하고 품행마저 시원찮은 학생이라는 점이 농가와 단체의 고민이다. 뛰어난 학생도 일부 섞여 있긴 하다.

더 큰 문제는 갈수록 도매시장에 출하될 돼지가 줄 것이란 점이다. 계열화 확대 및 지속과 양돈조합 패커들의 등장으로 도매시장에 나갈 돼지가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보면 한돈 평균가격 산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수록 어정쩡한 상태에서 유지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현재 가격 정산방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방안을 도입할 수도 없다. 농안법 등 관련 법안 개정과 관계자들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인 방법은 도매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나 ‘수익(돈)’과 관련되는 일이라 쉽지 않다. 농가들은 도축수수료 등 제비용을 포함하면 두당 2만원 가량이 지출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상인들은 돼지 품질이 좋지 않다는 불평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은 수년간 지속, 현재까지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답보 상태다. 또한 도매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도축장들도 출하장려금 등을 지급하면서 더 많은 돼지 출하를 유도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상인, 시장은 관심도 깊지 않고 살릴 동력도 크지 않다. 돼지보다 소가 중심이며 중요해서다. 그래서 돈가 좋을 때는 그렇지만 현재처럼 낮을 때 농가만 답답하고 갑갑할 뿐이다.

그런데 몇 년 사이 도축 환경이 변화되고 있어 난제를 풀 여지도 있을 것 같다. 바로 그것은 조합형 패커들이 활발히 가동되고 있는 점이다. 도드람(안성, 김제), 부경양돈(김해), 대충양돈(옥천) 제주양돈(제주)등이 대표적이다. 작년 기준 4곳서 도축된 돼지가 307만마리로 전체의 16.7%로 집계됐다. 더욱이 안전성과 위생, 농가의 수익 측면을 고려할 경우 조합형 패커에 출하될 돼지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을 보면 조합형 패커가 전면에 나서야, 돼지 값 산정 시 지금보다 현실에 근접할 것이다. 시장을 개설하거나 확대 운영했으면 한다. 여기다 계열화 패커까지 참여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돼지 품질에 자신있는 농장들의 적극적인 경매 참여다. 결국은 그 길이 자신뿐만 아니라 양돈업 전체가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제도적 행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그럴 경우 두수의 대표성과 바람직한 돼지 값 산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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