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특집⑤-세계의 트렌드] 전 세계가 '코로나 뉴노멀' 시대로
[2021 신년특집⑤-세계의 트렌드] 전 세계가 '코로나 뉴노멀' 시대로
나라 달라도 펜데믹 현상‧변화는 같아
비대면 일상화, 온라인 장보기 간편화
면역 연관 기능성 식품 검색‧구매 폭증

냉동‧통조림 등 비축용 식품 매출 급증
건강‧환경 관심에 육류 공급 차질 겹쳐
대체육이 진짜 고기 대안으로 급부상
  • by 임정은

코로나 19가 가져온 변화는 전 세계에 걸쳐 거의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냈다. 먹거리의 생산과 유통, 소비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코로나의 강력한 영향력은 사회·경제적 여건이 다 다른 세계 각국을 하나의 코로나 뉴노멀의 흐름으로 묶었다.

■온라인 시장의 약진=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공포는 나라를 가리지 않았다. 이에 비대면이 일상화된 생활 패턴 역시 공통적으로 나타나면서 온라인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미국의 경우 온라인 식품 시장 비중은 코로나 이전 3~4%에 불과했으나 코로나 이후 그 비율이 10~15%까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 확산 기간(2월 23~3월 21일) 월마트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어플리케이션의 설치율은 164% 증가했다는 통계는 이를 뒷받침한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로 모니터에 따르면 19년 기준 유럽 17개국의 온라인 식품·음료 시장은 약 36조 규모였는데 같은 기간 한국이 약 18조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발전이 더딘 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격리와 이동 제한 조치가 길어지면서 온라인 식품 시장이 획기적인 변화를 겪었다. 동시에 유럽에서는 색다른 서비스가 등장했는데 바로 ‘클릭 앤 콜렉트(Click & Collect)’서비스다. 소비자가 마트의 온라인몰에서 주문을 하고 매장을 방문해 준비된 상품을 받는 시스템인데 이는 마트에 머무는 시간은 최소화되면서 비싼 배달요금이나 최저 배달가능 주문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또 가입자의 마트 영수 을 분석해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상품 목록과 할인을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덴마크 ‘네토’)나 온라인 ‘푸드 박스’ 등 온라인 시장 성장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이는 코로나 종식이후에도 유럽 내에서 온라인 식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이 밖에 코로나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의 경우 코로나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월 중국 춘절 기간 동안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의 슈퍼마켓 체인 헤마의 평균 사용자수는 295만명으로 전년 대비 127.5% 늘었고 온라인 유통업체 징둥의 춘절 기간 식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15% 증가한 1만5천톤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온라인 구매에 소극적이던 50대 이상 연령층이 온라인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이들 연령층의 온라인 구매율은 코로나 이전 14.6%에서 확산 이후에는 20.4%로 높아졌다.

■가정으로 들어온 소비=자가격리, 재택근무, 식당 내 취식 금지 조치 등이 이어지면서 외식 소비가 급감하고 음식 소비는 집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그 결과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비중이 늘었다. 미국의 소비자 마케팅 업체 헌터(Hunter)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으로 미국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직접 요리하기 시작했으며 캐나다에서는 코로나 긴급사태 선포된 3월 밀가루 구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증가, 역시 직접 요리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시에 음식 배달 서비스도 코로나로 빛을 봤다. 영국에서는 20년 배달 음식 시장 규모(45억2천800만유로)가 전년 대 비 11.5%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으며 멕시코의 주요 배송서비스 업체(Rappi)는 앱을 통한 식사 주문이 19년 대비 3배 증가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이후 배달 음식이 호황을 맞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직접 음식을 보고 구매하는 형태를 선호하는 문화로 인해 배달 음식은 일부 초밥이나 피자 등으로 한정 돼 있었고 외식 산업에서 배달 음식의 비중이 3%(17년 기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본 주요 배달 음식 서비스의 사용자 수는 코로나 확산 예방으로 4월에 긴급 사태선언이 발표되면서 약 550만 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3월과 비교해 약 200만 명 정도 증가한 수치다. 자연히 새로운 배달 음식 서비스도 늘면서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 확장이 기대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만국 공통=전염병이 확산되면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에 코로나 1차 펜데믹이 시작된 20년 2~3월 면역력 증강 식품에 대한 검색량은 전 세계적으로 27%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프로바이오틱스의 3월 구글 검색량이 2만1천370건으로 그 이전 1개월간 월평균 검색량 3천940건 대비 약 5배 이상 늘었다. 이 밖에 비타민 보충제, 프로폴리스 등이 면역력 효과가 알려지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 건강에 대한 관심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건강기능성 식품의 구매 외에도 일반 식재료 구매에도 나타났다. 유기농 식품이 코로나 이후 소비가 증가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 흥미로운 것은 코로나 이전에도 전 세계적으로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식품 시장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2000년 광우병(BSE) 유행 직후 유럽 전역에서 유기농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며 ‘사스’ 대유행 당시 아시아에서도 유기농식품의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 역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수요를 늘렸다.

현지 생산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도 같은 맥락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자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는 생산 및 유통과 정의 확인이 비교적 용이하며 신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축용 저장식품 소비증가=세계 각국에서 이동 제한으로 가정 내 식품을 비축하거나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저장식품 구매가 증가했다. 이는 사재기가 거의 없었던 우리나라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현상. 온라인 유통 체계가 상대적으로 발달해 있었던 게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달랐다. 미국냉동식품연구소(AFI)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냉동식품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1~3월까지 판매 데이터 집계 결과 냉동 육류가 전년 대비 63.5%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냉동 가공 가금류(26.9%), 냉동 음료류 (25.1%)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 장기화를 대비해 통조림 판매도 늘었다. 캐나다 농식품분석연구소에 따르면 캐나다 내 통조림 수요가 급증하여 제품가격이 상승했으며 미국 캠벨사는 통조림 수프의 매출이 전년대비 60% 가량 증가했으며 파스타 소스 등도 매출 이 크게 는 것으로 발표했다.

■대체육의 부상=코로나 이전부터 이미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대체육은 향후 가장 유망한 성장 품목으로 지목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는 이를 더욱 부추겼다. 먼저 미국, 유럽 등 에서 도축 작업장들이 작업 중단 등으로 육류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공급 불안이 야기된 기존 육류 대신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체육은 빠르게 시장을 넓혔다. 거기다 코로나가 건강·환경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인 것도 대체육으로의 이전을 촉진시켰다. 콩 등 식물성류는 콜레스테롤 등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이란 인식이 더 강화된 것이다. 이에 미국에서는 이미 3월 식물 기반 대체육 매출이 전년 대비 231% 급성장했다. 거기다 육류가공장의 대규모 감염으로 돼지 살처분까지 일어 나면서 기존 축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혐오감은 증폭, 대체육으로의 이동을 더욱 가속화 시켰다. 흥미로운 것은 이처럼 대체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기존 육류 가공기업들 도 식물성 대체육 생산에 뛰어 들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미국만의 일은 아니었다. 특히 중국의 경우 ASF로 돼지 값이 크게 오른 가운데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대체육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이후 두 달여간 돼지고기 대체품인 ‘옴니포크’ 의 판매가 2배 이상 증가해 이 같은 추세를 반영했다.

대체육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임파서블 푸드의 최고 경영자는 향후 15년이 내 식물성 대체육이 동물성 제품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일어날지 알 수는 없지만 코로나는 식물성 대체육이 진짜 고기를 대체할 그 시기를 크게 앞당겨 놓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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