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친환경 축산물] 한돈만의 친환경 인증기준 만들어야
[신년특집-친환경 축산물] 한돈만의 친환경 인증기준 만들어야
복지·유기·무항생제 등 기준 다양해 ‘혼란’
소비자 ‘고가 친환경 고기’ 외면도 정착 어려움
친환경 축산업과 친환경 축산물 연계를
  • by 김현구

현재 친환경 양돈업 인증으로는 농장 HACCP, 깨끗한 농장, 동물복지 농장, 유기축산 농장 인증이 있다. 농장 HACCP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깨끗한 농장과 동물복지 인증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관할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돼지고기 인증은 유기 축산물,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동물복지 돼지고기 인증 등이 있다.

그러나 전체 양돈 농가수 대비 친환경 축산업 비율은 극히 미미하며, 친환경 돼지고기 생산 농가도 많지 않다. 이는 무엇보다 친환경과 일반 돼지고기 생산 시 차별점이 없으며, 친환경 사육으로 전환 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비자들도 친환경 축산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구매로 이어지지 않아 친환경 돈육 시장도 크지 않다.

이 같은 다양한 이유로 친환경 축산업 및 친환경 축산물 시장이 제자리걸음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친환경 축산 요구는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 돈육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친환경 축산물 홍보, 인증제도 재정립, 차별화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이베리코 열풍 이면에 친환경=지난 2018년 국내 돈육 시장에 ‘이베리코’ 바람이 거세게 불며 한돈 시장을 위협했다. 그러나 지난해 시중에 판매하는 ‘이베리코 흑돼지’ 일부가 가짜로 판명되고. 또한 국내에 수입돼 홍보 중인 이베리코에 대한 광고가 과장된 면이 있었던 것으로 발표되면서 ‘이베리코’ 바람은 사그라 들었다.

소비자들은 왜 이베리코에 열광했을까? 이베리코 수입 업체는 친환경 사육 등 한국과 대비되는 사육 환경의 스토리를 무기로 한국을 공략, 국내 소비자들도 이에 호응했기 때문이다. 한돈의 경우 소비자들은 한돈을 생산하는 양돈장 등 ‘한돈산업’에 대해선 냄새, 분뇨 문제, 열악한 사육환경 등이 자주 주요 언론에 내비치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베리코의 경우 초원에서 도토리를 먹고 방목 사육을 한다는 광고 카피에 신뢰를 가지게 되고 맛에 대한 입소문도 나면서 인기를 얻었다.

이 같은 이베리코 사태의 교훈은 소비자들이 농가들에게는 친환경 사육을 요구한다는 것과, 친환경 돼지고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 친환경 축산물에 대한 인식=국민들은 돼지고기 등 친환경 축산물에 대한 구입 의향이 일반 축산물보다 높지만 실제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친환경 축산물 가격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강혜정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친환경식품에 대한 관심과 실제 구매 행위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논문 발표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친환경식품에 대한 관심이 실제 구매로 바로 연계되지 않는 이유가 친환경식품에 대한 불신보다는 일반 제품과 비교해 비싼 가격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친환경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고 구매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1인 가구에서는 실제로 친환경식품을 구매할 확률이 낮으며, 관심이 높아도 구매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친환경 축산물 가격은 높다. 그 이유는 생산비가 더 들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친환경 축산 조성을 위해 가축분뇨와 악취로 인한 민원이나 항의를 받지 않기 위해 추가로 소요 되는 비용을 분석한 결과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마리당 연간 평균 6천144원으로 1만두 사육 시 총 1억6천142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분뇨처리 시설 등 초기 시설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친환경 전환이 어렵다. 이에 전문가들은 생산자의 비용부담 완화를 위해 직불제 도입을 추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직불제를 통해 친환경 및 동물복지 축산 전환 시 초기 소득 감소분 및 생산비 차이를 보전함으로써 동물복지를 고려한 축산업의 확산을 도모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공익형 직불제 예산을 확대한다고 발표, 현재 축산 분야는 제외됐지만, 동물복지 및 친환경이 공익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공익형 직불제에 포함되도록 한돈협회 및 축산단체가 지속 노력이 필요하다.

■친환경 축산물 제도 정비해야=‘친환경 축산업’이란 환경 친화적으로 건강하게 가축을 사육해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친환경 축산물’이란 자연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고 항생제 따위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기른 축산물로 정의한다.

현재 정부가 인증하는 친환경 축산은 지난 18년부터 시작한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 사업이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또한 동물복지농장 사업도 추진 중이지만 현재 6천여 농가 중 13농가만 인증을 받아 전체 농가수의 0.2% 미미한 수준이다. 농장 HACCP 제도도 있지만 신규 해썹 인증 농가 수는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2015년 231농가에서 해마다 줄어 작년에는 24농가만이 신규 신청하는데 그쳤다. 신규 인증 농가수는 줄어 드는 반면 인증 연장을 받지 않는 농가 및 반납 농가는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친환경 인증 받은 농가 수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친환경 농장으로 인증됐다 하더라도 이곳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가 ‘친환경 축산물’로는 인증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욱 문제다. 친환경 축산 인증과는 별개로 친환경 축산물 인증 제도는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친환경축산물 인증 한돈 농가는 808농가로 전체 농가(6천188호) 대비 13%를 차지했다. 이 중 유기 축산물 인증 농가는 4곳인 반면 나머지 800여 농가가 무항생제축산물 인증 농가다. 그러나 내년부터 무항생제 축산물인증제도가 축산업으로 이관됨에 따라 친환경축산물 기준은 ‘유기 축산물’로 단일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된다면 사실상 친환경 축산물에서 돼지고기는 찾아볼 수 없다.

이 같이 정부에서 친환경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반해 ‘친환경 돼지고기’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모든 양돈농가들이 항생제, 성장 촉진제 따위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생산된 사료 등을 사용하여 사육하는 유기 축산으로 전환하거나, 동물복지 인증을 받아야 친환경 돼지고기로 인증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친환경축산물에 대한 인증 제도와 인증 기준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 특히 모든 축종을 세부화한 축종별 인증 기준 제정을 통해 한돈만의 친환경축산물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정리하면 정부의 양돈의 친환경 추진도 중요하지만, 친환경 축산물에 대한 기준 정립 및 범위 확대, 그리고 친환경축산업과 친환경축산물의 연계를 통해 농가들이 친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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