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비육돈 관리 방안
환절기 비육돈 관리 방안
  • by 김근필 PM
김근필 양돈 PM / (주)우성사료
김근필 양돈 PM / (주)우성사료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다. 우리나라는 계절이 바뀔 때 마다 양돈장 관리와 운영의 전체적인 시스템이 변화돼야 하기 때문에 현재 양돈장은 분주하다.

일반적으로 비육돈은 자돈에 비해 강건하며 폐사율이 낮아 관리에는 용이한 편이다. 그렇지만 비육돈 역시 인간이 만든 인공의 시설과 환경, 관리에 지배당하고 있는 하나의 생물로써 관리자가 철저하게 관찰하고 관리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낮은 돈가로 출하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농장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 비육돈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비육돈 관리에 집중을 해야하는 이유는 비육돈 폐사 시 비육돈 사료비, 자돈 및 비육돈 백신비, 분뇨 처리 비용 등 비육돈에 직접 들어가는 비용(직접비)과 출하 두수가 감소함으로써 농장의 전체적인 고정비용의 부담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성장 지연 및 폐사 발생시 양돈장의 1~2개월 사이의 출하 두수와 매출의 예측에 차이가 발생하여 농장 경영과 자금 관리에 애로가 발생하며 비육돈의 질병 및 관리 문제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증체 지연, 사료 효율의 저하, 각종 부대 비용의 상승을 가져온다. 또 비육돈의 출하가 지연되어 적체가 될 경우 농장 전체적인 돈사 부족 현상과 밀사 등의 문제로 또다른 생산성 저하를 야기시킨다. 출하 시 육질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중량 초과, 저체중 등 정상적인 성장이 되지 않을 경우 출하 조건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농장의 수익이 감소하게 된다. 다산성 모돈의 도입과 번식돈 관리, 그로 인한 저체중 자돈들의 생산과 그 관리에 많이 집중된 현재의 국내 양돈장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육돈에 대한 문제들은 현장에서 소외가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봄철에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비육돈 관리에 대한 문제들과 권장할 수 있는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비육돈 구간에서 흉막 폐렴 등 집단 폐사가 일어나는 질병에 대해서는 발생 시 모든 농장들이 철저히 치료하지만 효과도 적고 예방 역시 쉽지 않다. 그런데 농장에 상재하여 지속적으로 비육돈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소모성 질병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 더욱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먼저 마이코플라즈마의 감염에 의한 유행성 폐렴을 들 수 있다. 자돈 구간에 폐가 마이코플라즈마에 감염되고 환경 등의 문제로 폐렴이 발생하게 된다. 폐사가 발생하지는 않더라도 활력과 증체를 건강한 개체들에 비해 뒤쳐지게 만들어 위축돈이 증가한다. 이러한 위축돈들은 출하 시까지 정상적인 성장이 어려워 건강한 개체들에 비해 출하일령이 2개월 이상 늦어지는 경우들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다음으로 회장염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양돈장에서는 주로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철 비육돈들의 설사 발생을 관찰한 후 회장염으로 판단하고 투약 등의 조치를 취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장염은 비육돈 구간에 갑작스레 감염이 된다거나 발병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감염된 개체들이 자돈 구간 밀사나 사양관리의 문제 등으로 발병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비육사 전입 후 설사, 증체 부진 등의 과정을 겪고 설사라는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회장염의 문제가 되는 돼지들은 설사 증상이 없더라도 체내 회장염과 지속적으로 싸우면서 사료효율 저하, 증체 저하, 각종 질병의 합병증을 가져온다.

환절기에는 집단 사육이라는 양돈장의 특성상 만연되어 있는 비육돈의 내부 기생충의 구충을 통해 사료효율을 높이고, 증체를 증가시킬 수 있다. 비육돈들의 소모성 성적 저하를 일으키며, 간과 폐, 뇌 등의 장기에도 영향을 끼쳐 다른질병의 합병 증상도 유발한다. 구충 역시 증상 나타나서 급히 적용하는 치료하는 것 보다는 사전 구충 작업을 통해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환절기 비육돈의 보상 증체를 주의하자. 품종 개량의 영향으로 출하 비육돈의 등지방 두께가 농장 전체적으로 두꺼워지는 문제는 예전에 비해 감소한 것 같다. 환절기가 되면 일교차가 커지지만 좋은 환경으로 겨울철의 밀폐된 환경에서 고생하던 비육돈들이 섭취량이 증가한다. 섭취량이 늘어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한 사료가 근육과 지방에 골고루 축적이 되지 못하고 잉여된 영양소가 (등)지방으로 가거나 분뇨의 질소로 변환되어 배설되는 양이 많아지게 된다. 이것은 사료효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일부 성장이 좋은 비육돈들의 두꺼운 등지방과 떡지방, 연지방 등의 문제를 발생시켜 농장의 수익성을 생각보다 많이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양돈장에서 비육돈 구간의 사료 제한 급이와 같은 방법으로 섭취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는 없고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봄철에 돈가가 상승한다면 농장에서 출하 체중을 최대한 증가시키려 할 것이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과체중과 높은 등지방에 의한 수익 감소는 더 커질 것이다. 해결 방법은 섭취량이나 보상 증체가 나타날 수 있는 시기에는 비육사 담당자(농장주 포함)들이 반드시 돼지들의 증체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찰해야한다. 그리고 출하 체중을 무조건 크게 키우기 보다는 적정한 수준의 출하 체중이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혹시 농장 전체적으로 비육돈 사료섭취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출하 일령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비육돈 출하 시점에서 균일한 체중 관리 역시 중요하다. 출하 시 수익 감소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균일하지 못한 출하 체중 관리이다. 하지만 모든 돼지들이 균일하게 성장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불가능하다. 최대한 성장을 고르게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소모성 질병이 만연한 농장과 보상 증체가 강하게 일어나는 농장은 균일한 출하 체중을 유지하는데 큰 문제의 요소가 될 수 있다.

먼저 농장의 번식돈, 정액의 품종이 통일되어야 한다. 각 육종 회사별 증체, 정육축적율 등 경제 형질에 대한 목표치가 다르기 때문이고 비육돈의 성장과 직접 연관이 있다. 또 자돈 이후 암수 분리 사육과 체중대별 분리 사육을 권장한다. 암컷 대비 거세돈은 섭취량과 그에 따른 일당 증체가 6~10% 가량 높고 등지방 역시 동일 체중 대비 2~5mm가 두껍다. 한 돈방에 있는 암컷들이 거세돈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돼지의 체중대별 관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질병이나 다른 이유로 처음부터 체중이 차이가 나는 개체는 출하 시에는 더욱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의 등급 조건은 출하 돼지의 규격에 맞춰져 있다. 균일한 규격돈의 출하 관리는 돈가와는 관계없이 농장의 출하와 수익에 대한 경쟁력이 된다.

저돈가로 인한 고통이 지속적으로 농장을 누르고 있고, 상반기 돈가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기본으로 돌아가서 철저한 관리를 한다면 준비된 양돈장은 기회를 반드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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