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다사(多産多死)’ 극복 없인 우리 양돈산업의 미래도 없다는 위기의식이 최근 높아지고 있다. ‘다산다사’란 인구구조를 분류하는 용어로 많이 낳고 많이 죽는다는 뜻. 다산성 모돈 도입으로 산자수는 늘었지만 폐사두수는 그보다 더 증가한 현재 우리 양돈산업이 ‘다산다사’의 구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우리 양돈산업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수치는 얼마든지 있다. 종축개량협회가 분석한 종돈장 검정 성적을 보면 올해 1분기 산자수는 12.44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두가 증가했으며 지난 13년 11.3두와 비교하면 1두 이상 늘었다. 다산성 모돈 도입이 증가한 결과다. 그리고 실제 농가 성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한돈팜스에서 집계한 양돈 성적을 보면 PSY(모돈두당이유두수)는 20.9마리로 전년 대비 0.2마리 늘었다.
그런데 산자수와 이유두수가 이처럼 증가한 반면 정작 중요한 MSY는 지난해 17.8두로 16년 대비 0.2마리가 오히려 줄었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돼 1분기 성적을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해보면 복당 총산은 10.87마리서 10.94마리로, PSY는 21마리서 21.1마리로 증가한 반면 MSY는 18.4두에서 18.3두로 내려앉았다.
이는 이전보다 많이 태어나지만 늘어난 산자수보다 더 많은 돼지가 출하되기 전 폐사한다는 뜻. 즉 이유 후 육성률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얘기다. 바로 질병이 ‘다산다사’를 더 심화시키는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5월 이유 후 육성률은 82.3%까지 하락했다. 지난 1년 평균 육성률(85.1%)은 물론 지난해 2분기 육성률(82.8%)에 비해서도 낮다. 현장 전문가들은 올해 PED와 PRRS 등 질병문제가 유독 심각해 하반기 출하물량이 예상을 벗어날 가능성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 양돈산업이 이처럼 높은 폐사율을 끌어안고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폐사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살아서 출하되는 돼지에 그 비용이 고스란히 배분돼 생산비를 끌어올리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이다.
이유 후 육성률을 보면 국내 돼지 폐사율은 15% 이상 20%에 육박하는데 비해 유럽 등 양돈선진국은 6~7% 남짓이다. 폐사율이 결국 경쟁력을 결정짓는다고 봐도 무방한 이유는 이 같은 확연한 차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가 심화된 데는 그동안 계속된 고돈가에도 한 원인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고돈가에 농장 규모나 시설을 고려하지 않고 모돈을 늘리는데만 열심이었던 농가들이 많았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밀사와 관리 소홀로 다산성 모돈 도입의 효과는커녕 오히려 더 높은 폐사율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농장 시설 규모에 맞는 적정 사육 규모를 지키는 것이 가장 첫 번째 과제로 다산성 모돈 도입 이후 늘어난 산자수를 고려하는 농장 운영의 지혜를 주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적정 사육밀도와 함께 질병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역과 위생 등 기본적이지만 필수적인 양돈 사양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되새기고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