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율 급격한 하락, 무엇 때문이었을까?
임신율 급격한 하락, 무엇 때문이었을까?
  • by 양돈타임스

유독 뜨거웠던 지난여름의 여파인지 추운 겨울이 되어서도 임신율 하락을 호소하는 농장이 많이 있었다.

임신율의 급격한 하락은 양돈장에서 큰 문제를 야기한다. 적절한 계획 번식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휴양돈 및 미임신돈이 스톨을 차지하게 된다. 임신율에 대한 확신이 없어 평소보다 훨씬 많은 모돈을 교배해야 하고 적절한 도태 및 후보돈의 도입이 불가능하며 자돈 생산에도 차질이 생겨 농장 운영 계획에 차질을 발생시킨다.

이 농장의 경우 지난 11월부터 임신율이 급속히 떨어져 기존 성적 대비 30% 이상 임신율이 하락했다. 교배 18~24일 후에 발생하는 주기적 재발이 임신율 하락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분만사 포유자돈의 활력과 체중은 아주 우수해 포유 부족에 의한 분만사에서의 미약발정은 고려하지 않았다. 이유 후 돋아 먹이기, 돈사 밝기 관리 등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강력한 발정 유도를 위해 이유 후 웅돈 접촉을 지속하고 있었으며, 정확한 발정 확인을 위해 항상 웅돈을 이용해 발정 체크를 하고 있음에도 특별한 질병적 문제없이 임신율이 개선되지 않았다.

유난히 뜨거웠던 2017년 여름을 생각하며 혹시나 모를 정액 품질의 이상을 의심해 구입처를 바꾼 후 임신율의 변화를 살펴보았으나, 미약한 임신율 상승을 끝으로 추가적인 개선은 없었다.

농장장과의 면담 중 신생자돈에서 꼬리 끝이 타들어 가는 증상과 외음부의 발적과 부종을 확인했다는 것을 듣고 신생자돈을 면밀히 살펴보았지만 방문 중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만 이유 초기 자돈사에서 귀끝의 괴사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작년 10월까지 곰팡이 독소 흡착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했으나 11월부터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돈의 귀 끝과 꼬리 끝의 괴사의 원인은 다양하다. 삼출성 표피염을 유발하는 Staphylococcus hyicus 감염이나, PCV2 감염, 혹은 곰팡이 독소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농장 사료 검사 결과 모든 곰팡이 독소가 기준치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1~2일령 자돈에서 발생한 외음부의 발적과 꼬리 끝의 괴사 소견으로 미루어 볼 때 실험실 진단상 곰팡이 독소 감염을 확진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배제시킬 수는 없었다. 만의 하나 포도상구균 감염이라고 하더라도 신생자돈이 포도상구균에 감염되도록 촉발한 원인이 도대체 무엇일까?

투약을 통해 감별진단을 진행하기로 하고 모든 번식돈 사료에 곰팡이 독소 흡착제를 2㎏/ton으로 첨가해 번식 성적의 개선상황을 모니터링 했다. 곰팡이 독소 흡착제 첨가 후 4주 동안에는 눈에 띄는 개선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약 10주가 경과한 후 임신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해 90% 이상을 달성했다.

실험을 위한 투약이 아니어서 곰팡이 독소 흡착제를 첨가한 그룹과 첨가하지 않은 그룹을 구분해서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번식성적 저하가 사료 내 곰팡이 독소에 의한 것이었다고 100% 장담할 수는 없다.

어떠한 실험실 검사 결과로도 곰팡이 독소를 확진할 수는 없었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번식성적이 급격히 하락하기 2주 전까지 곰팡이 독소 흡착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곰팡이 독소 흡착제 사용 후 10주만에 번식성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곰팡이 독소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다양하여 사료 섭취 감소, 사료효율 저하, 임신율 저하, 분만율 저하, 사산 증가를 비롯해 이유를 모르는 설사, 구토 및 가성발정 등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신생자돈 다리 벌림증 증가, 꼬리와 귀 끝의 괴사 역시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곰팡이 독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양돈 농가가 가장 답답해하는 이유는 1)위에 언급한 모든 임상증상은 곰팡이 독소 감염이 아니더라도 발생할 수 있고 2)곰팡이 독소 검사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기준치 이하로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장에서는 장님 문고리 잡는 식으로 명확한 진단 없이 처치해야 하고 비록 임상증상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곰팡이 독소 흡착제의 영향이라고 100% 확신할 수 없다. 모쪼록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검사 방법이 도입되어 양돈장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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