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풀면 되는데 어떤 때는 문제를 더 꼬이게 하거나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안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분석이 뒤따르면 문제는 쉽게 풀어진다. 그러나 본질을 외면하고 본질 주변에서 맴돌 때 문제는 꼬이거나 키워지곤 한다. 문제는 그 문제가 꼬이거나 키워질 때 피해나 손실은 해당 관계인에게 온다는 점이다. 따라서 관계인의 의견을 청취 수렴하면 그 문제는 쉽게 풀어질 수 있다.
관계인은 개인적 이익을 위해 해결 방안을 제안할 수 있겠지만, 문제 해결 방안의 키를 가지고 있는 쪽에서 그것이 개인적이냐, 공익적이냐 판단을 통해 그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면 얼마든지 풀 수 있다. 그래서 그 문제는 키를 가지고 있는 쪽의 의지(意志)에 따라 풀어질 수 있고 키워질 수 있다. 그 문제 해결 방안이 공익적 방향이라면 키를 가지고 있는 쪽에서 적극적으로 검토 풀어야 한다. 그럴 때 사회는 민주적으로 더 발전하고 민생은 안정되고 삶에서 활기를 찾는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정부의 고민은 돼짓값이다. 너무 높아도 안 되고 낮아도 안 된다.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게 최고다.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처럼 돼짓값이 강세를 형성하면 정부는 할당관세를 통해 시장에 개입한다. 또 돈육 수출국에서 ASF가 발생하면 일본처럼 수입을 전면 봉쇄하지 않고 지역화(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를 통해 수입을 허용한다. 이러니 돼지고기 시장이 안정되지 않고 매년 살얼음판을 걷듯 불안 불안하다.
정부의 고민이 돼짓값이라면 농가의 고민은 생산성이다. 질병 감염없이 건강하게 사육해 많은 돼지를 출하, 수익을 높여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 더욱이 다산성 모돈 도입으로 ‘과거’의 돈사에서 ‘빽빽하게’ 돼지를 키우고 있다. 질병은 쉼 없고 성장은 더디고 폐사는 늘고 있다. 정부가 걱정하는 돼짓값은 되레 오르고, 농가들이 손에 쥐는 수익은 제자리 뛰기다. 해가 갈수록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꼬이고 있고 커지고 있다.
이 문제 해결 방안은 간단하다. 양돈농가들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규제를 완화해주는 길이다. 그것은 초등학교 숙제처럼 쉽지 않다. 농축산부 국토교통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의 관련 법규가 얽히고설켜 있어 풀어지기는커녕 더 꼬이거나 키워질 수 있어서다. 따라서 양돈 등 축산에 관한 법적 업무를 농축산부로 일원화,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해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무엇보다 문제를 숨긴다고 또는 보이지 않는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문제가 깊숙이 숨어있다. 그러나 그 문제는 관계인을 통해 자주 제기되고 있다. 제기될 때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얽혀있는 실마리를 하나씩 풀 때 사회는 성장 성숙하면서 민주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