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돼지고기 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주요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돼짓값 약세 흐름이 단기간 내 반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기준 FAO 세계 돼지고기 가격 지수는 102.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 하락했다.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세계 육류 평균 가격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다른 축종들은 모두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돼지만 약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가격 지수 산정 기준이 되는 주요 수출국들 시장 상황이 반영된 때문이다. 실제 유럽, 미국, 브라질 등 수출국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도 일제히 돼지고기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흐름이 단기간 내 뒤집히기는 어려워 보인다.
라보뱅크는 최근 3분기 세계 돼지고기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세계 돼지고기 생산은 둔화되고 가격은 단기적으로 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역별로 원인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 같은 돼지고기 가격 약세의 주요 원인은 공급 과잉이라고 지적했다.
최대 생산국 중국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ASF 사태 이후 지속적인 생산능력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공급이 증가해왔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돼지 출하량(3억7천246만마리)은 ASF 타격이 컸던 지난 2019년 동기간 대비 48.4% 증가했다. 특히 모돈 감소에도 전년 동기 대비로도 1.7% 늘었다. 유럽도 다른 의미에서 공급 과잉이 돼짓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돼지고기 생산도 늘었지만 동시에 스페인의 돼지고기 수출 제한이 더욱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유럽 내 돼지고기 공급을 늘려 시장에 부담을 준 때문이다. 지난 6월 회원국 평균 돼짓값은 전년 동월 대비 26% 하락했다. 라보뱅크는 북미의 경우 모든 지역에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공급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데다 수요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주요 시장들에서 지금의 침체된 시장 흐름을 바꿀 뚜렷한 호재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회복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 경우 주요 시장인 필리핀이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을 재개했으며 미국과 중국의 경우 하반기 생산량이 줄 수 있다는 점 등이 지목됐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모돈 사육두수 감소세가 지속됨에 따라 3분기 중후반부터 공급량이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약한 수요를 감안할 때 가격 회복세가 미미할 수 있다고 라보뱅크는 전망했다. 유럽 역시 공급량 증가와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시장인 중국의 수입 수요를 감안할 때 수출에서도 기대할 변수가 미미하다. 미국도 하반기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돼짓값이 예상치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라보뱅크는 무역에서는 구조적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 수요 감소와 유럽의 질병 문제, 그리고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무역 정책의 변화 등을 지목하며 이 같은 모든 상황이 올 하반기에도 무역 변동성이 지속될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