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방된 국가 150여개국 가운데 가장 성공한 나라다. 경제 규모로 볼 때 세계 10대 강국이다. 최근 K-문화에 따른 열풍으로 세계 각국이 한국말 배우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로 모두가 부러워하고 방문하고 살고 싶은 나라다. 뛰어난 운동선수도 많아 스포츠에서 있어서도 강국이다. 내부적으로 뭐라 단언할 수 없지만, 외부에서 보면 부족함이 없는 국가다. 국민 모두가 부잣집 아들처럼 인식되고 있는 나라다.
그런데 축산, 특히 양돈 생산성 분야만 보면 딴판이다. 중진국도 아니고 후진국이다. MSY의 경우 한국이 18.4두다. 화란 31두, 덴마크 31.5두, 독일 29.6두, 미국 25.3마리에 비해 7(27.3%)~13(58.4%)마리가 적다. 특히 폐사율은 한국이 14.6%다. 이들 국가는 2.5%~4.3%로 한국과 격차가 어마어마하다.
그런데도 재미있는 것은 한국 양돈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이들 나라에서 돼지고기가 수입되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것도 무관세로 말이다. 필자는 한돈을 사랑하는 한국 소비자에게 고마워해야 할지, 돈육 수입을 자제하고 있는 업자들에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각국의 양돈 통계를 의심할 수도 없다. 그 통계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관에서 조사 집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양돈 생산성이 이렇게 낮아서 안된다는 점이다. 이는 농가의 수익을 보장할 수 없고, 그것은 사육 규모 감소로 이어져 양돈 기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과거의 논리 때문이 아니다. 이제는 세상이 각박하게 달라지고 있어서다. 인정사정이 없다.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해도 괜찮다는 자세다.
작년 재작년 우리 양돈은 ‘할당관세’라는 정책에 당하지 않았던가? 고금리 시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오로지 물가안정이다. 특히 돼지고기는 과일처럼 1년을 재배하는 농산물과 다르다. 즉각 수입할 수 있고 수입할 나라도 많다. 그래서 생산성을 제고, 생산비를 낮춰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농장 생산성이 낮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농장마저 날아갈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희망이 있다. 모돈 회전율이 선진국들과 비슷비슷(2.1~2.3)해서다. 조금만 신경쓰면 PSY를 늘릴 수 있다. 여기서 이유 후 육성률만 높이면 경쟁력은 한층 높아진다. 본 칼럼에서 수차 말했듯이 농장의 상태는 농장주가 가장 많이 안다. 농장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뤄 개선하면 이길 수 있다. 이제 적은 알았다(知彼). 나를 알 차례(知己)다. 그러면 위태롭지 않다(不殆)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