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日 원전수 방류 이슈 속 향후 한돈 시장은?
[심층분석] 日 원전수 방류 이슈 속 향후 한돈 시장은?
13년 돈육, 대체 소비로 수혜
올해도 72% “수산물 줄일 것”
불안 속…한돈 수요 늘지 주목

금리‧물가 안정…소비 살아날 조짐
돼지 출하 하반기 본격 감소 전망
EU 물량 급감…수입 늘기 어렵지만
中 수요 감소 등 수입육은 가변적
  • by 임정은

이래도 안 오를까? 한돈 시장의 부진이 휴가철에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한돈 비수기, 오히려 시장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한돈 시장을 발목 잡아온 소비 침체의 흐름이 반전될 가능성이 감지되는 가운데 국내 출하물량을 비롯해 하반기 돈육 공급이 줄 가능성이 높아서다. 무엇보다 이달 말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출키로 하면서 원전 이슈가 한돈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불안 요인도 있어 어떤 변수가 더 결정적인 방향키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소비 좀 나아지려나=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3.2로 5개월 연속 올랐고 2개월째 100을 넘겼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 그리고 미래 생활 형편과 가계 수입, 소비지출, 현재 그리고 향후 경기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종합한 지수다. 장기 평균치(03년 1~22년 12월)를 기준 값으로 경제 상황에 대해 100이상이면 낙관적이라는 의미로 2개월 연속 100을 넘기면서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은이 지난 2월 이후 금리를 동결하면서 소비 여력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전히 가계 부채 수준이 높지만 높아진 금리에 어느 정도 적응한데다 소비자 물가도 최근 2%대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기대를 가져볼만 한 상황이다. 올해 돼지고기 소비에 있어서는 가계 소비 여력의 위축이 한 몫 했던 만큼 앞으로 한돈 시장에는 최근의 이 같은 흐름이 호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출하 감소 본격화?=7월말 돼지 출하물량은 1천75만마리로 지난해 동기간보다 1.6% 증가했다. 돼지고기 수입은 25만8천여톤으로 일년전보다 6.6% 감소했다. 돼지 출하는 다소 늘었지만 수입이 감소하면서 올해 돼지고기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1% 가량 줄었다. 공급 측면에서 볼 때 올해 남은 기간은 감소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돈 출하에 있어서는 6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가 작년보다 0.5% 감소한 가운데 출하두수는 많았다. 통계청 돼지 사육두수 통계상 모돈 두수는 지난해 1분기부터 줄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서 전체 사육두수도 6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올 하반기는 그 영향으로 도축 두수 감소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입도 현재까지의 상황만 봤을 때는 늘기 어렵다. 무엇보다 EU(유럽연합)의 돼지 출하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고 이로 인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사상 최고 돈가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EU 내 최대 생산‧수출국인 스페인은 PRRS로 인한 피해로 사육두수 대비 출하가 더 크게 줄고 있다. 단 미국이 EU산 돼지고기가 빠져나간 자리를 상당 부분 대체하고 중국이 하반기에는 수입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입육 시장은 한돈에 비해 더 가변적이다.

■원전 불안 한돈 소비로 이어질까=일본이 이달 말 원전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라고 알려지면서 국내 수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에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 이슈가 한국을 휩쓴 바 있다. 당시 농촌경제연구원 소비자 조사 결과 77.5%의 소비자가 수산물 소비를 줄였고 수산물 대신 육류 소비를 늘렸다는 소비자 가운데 40.1%가 돼지고기 소비를 선택, 한돈이 육류 중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이에 농경연 추산으로 원전 유출이 한돈 소비를 10% 이상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고 결과적으로 돼짓값에는 17% 상승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반응은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오염수 방류 시 수산물 소비량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2.3%의 소비자가 매우 또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오염수 관련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한 것이다. 줄어든 수산물 소비가 다른 단백질 식품으로 대체되면 이번에도 한돈 시장으로 가장 많은 소비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면 공급과 소비 양쪽 모두 긍정적 변수들이 더 많다. 무엇보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원전 이슈의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한우와 수입 쇠고기 등 경쟁 육류와의 관계나 여전히 높은 가계 부채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 등은 간과할 수 없는 악재로 시장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과 대처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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