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축산, 죄인이 아니다 당당하게 나서자
[칼럼] 축산, 죄인이 아니다 당당하게 나서자
네덜란드 농민당 정면 승부, 승리
선거에서 동물당 제치고 1당으로
  • by 김오환

축산업과 농가는 큰 잘못이 없는데도 ‘일부 국민’으로부터 마치 중죄인 양 취급받고 있다. 여론 조사에 의하면 ‘일부 국민’은 국민의 5% 내외로 추정, 많지도 않다. 그들은 가축을 공장처럼 집단사육하고 있느냐고 시비를 걸더니 돼지 꼬리 자르기 등 축산 생산성과 관련된 조치조차 매도하고 있다. 이제 그 ‘일부 국민’들은 육류를 먹으면 이상하게 보고 배양육이나 대체육 등을 권장하고 있다.

동물복지.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게 복지는 필요하다. 말 그대로 반려(伴侶=짝이 되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에 필요한 동물성단백질을 제공하는 소 돼지 닭 등 산업동물과는 다르게 다뤄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갈수록 산업동물과 반려동물을 ‘동물’로 동일시하면서 산업동물에 대한 압박이 조여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두당 사육면적 조정, 사육틀 제거 등 부지기수다. 이런 ‘복지정책’은 축산물 수입 자유화 시대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산업동물의 산업 위축과 퇴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불안 속에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감독인 히딩크 조국 네덜란드에서 이변이 일어났다는 칼럼(한겨레 3월 31일, 장석중 그래도 진보정치)이 눈길을 끌었다. 창당한 지 3년밖에 안 된 ‘농민-시민운동(농민당)’이 무려 20% 가까이 득표하면서 제1당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이 당은 기후위기에 네덜란드 정부가 가축 마릿수를 줄이려는 정부 결정에 반대하면서 만들어졌다 한다. 농민당의 주된 정책은 급격한 기후위기 대책에 맞서 기존 농-축산업을 지키겠다는 것이라 한다.

칼럼에 의하면 농민당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 농민당의 진짜 ‘적’은 축산업 감축 정책을 시행한 당(黨)이 아니라 ‘동물을 위한 당(동물당)’이다. 현재 5% 안팎 지지를 받고 있는 동물당은 축산업을 포기하자는 캠페인에 앞장서는 등 반(反)축산업에 여론을 조성하자, 이에 ‘농민당’을 창당해 ‘동물당’을 따돌리고 1당으로 부상했다.

그렇다고 내년 4월 총선에서 ‘축산당’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축산에 대한 불이익 정책(복지)이 시행될 경우, 축산업계가 타당하고 합리적 이론을 바탕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당당하게 나가는 것이다. 특히 정부를 줏대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려와 산업동물에 대한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면서 외부 압력에 대처토록 말이다. 아울러 기후위기에 대해 축산업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 산업과 농가를 대변토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축산농가부터 당당해야 한다. 냄새 줄이기에 앞장서고, 양질의 축산물 생산에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그러면서 이웃과 지역 사회에 봉사 활동을 펼쳤으면 한다. 그럴 때 한국에 ‘축산당’이 없더라도 축산에 대한 국민의 응원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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