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ASF 권역화, 이제는 폐지해도 된다
[전문가 진단] ASF 권역화, 이제는 폐지해도 된다
국내 방역 정책, 유럽보다 과도해
8대 시설 설치로 방역 크게 개선
살처분, 발생‧역학농장으로 축소를
권역화, 해외 사례에도 찾기 힘들어
방역 정책 양돈 현장 맞게 개선돼야

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 고문
  • by 양돈타임스
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 고문
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 고문

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 고문은 최근 언론사 좌담회, 업계 및 관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한 내용을 정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정책에 개선점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해외 양돈장 ASF 발생 시 방역대 설정은? =유럽의 기준을 이해하는게 가장 참고가 될 것이라고 본다. EU 규정에는 방역대 설정과 관련하여 EU CDR 2020/687 제21조 및 부록 V에 따라 농장에서 발생시 반경 3km를 보호지역, 반경 10km를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추가적으로 필요시 추가 지정가능하지만 이 때는 예찰지역과 동일한 방역조치를 실시하게 되어있다.

​이렇게 설정된 방역대의 해제와 관련해서도 설정과 동일한 규정의 제39조(보호지역), 제55조(예찰지역)에 내용이 있는데, 보호지역의 경우에는 15일이 경과하고 범위내 농장의 소독, 임상 및 정밀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해제된다. 보호지역의 경우 15일 경과 후 한번 더 연장이 가능하지만 연장기간에는 예찰지역과 동일한 방역조치를 하게된다. 예찰지역은 소독, 농장의 검사 결과에 이상이 없으면 30일이 지나 해제가 가능하다. 예찰지역은 연장이 불가능 하다. 참고로 대만의 경우는 이동제한을 3km를 실시하고 2주간 실시하는데, 2주 후에 한번 더 연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만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이런 조치는 중국 가까운 금문현에 중국에서 ASF로 폐사한 돼지가 흘러와 해변에서 발견되었을 때 했던 조치들이고 향후 개정의 가능성은 있다.

​■유럽의 경우 설정된 방역대에서 농장에 대한 방역 조치는?=유럽의 경우 규정이 확실하게 되어 있다. 일단 10Km 이내의 방역대에서는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하게 된다. 첫째, 관할당국은 지체없이 방역대내의 농장에 대해 축종, 품종, 사육두수 등 사육현황을 조사한다. 둘째, 역학관련 정보에 따라서 예방적 살처분이나 긴급도축을 지시한다. 셋째, 필요시 매개체 관리, 농장 소독기 설치 및 차단방역조치 강화, 방문자 기록 작성을 한다. 넷째, 가축, 고기, 관련물의 이동을 금지한다.

​보호지역의 경우에는 정부 수의사가 최대한 신속하게 모든 농장을 1회 이상 방문하여 생산성 및 이력관련 문서 확인, 방역조치 이행사항을 확인하고, 폐사율이나 생산성 감소시는 관할당국에 신고하도록 지시한다. 또한, 임상예찰과 검사를 위한 시료 채취도 하게 된다. 예찰지역의 경우도 정부수의사가 방문하여 보호지역과 동일한 일을 하게 된다.

​돼지의 이동 등과 관련해서도 규정되어 있는데 보호 및 예찰 지역내에서만 이동 가능하고, 이동 전 7일내 ASF 음성과 24시간내 임상검사결과 확인과 이동허가서 발급, 정해진 경로로 최종목적지까지 정차 없이 이동 등이 있다.

■방역대 혹은 인근 지역 농장에 거리를 기준으로 살처분한 해외 사례는?=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발생농장과 역학관련 농장을 살처분 대상으로 하고 있다. EU 규정, 대만, 일본 등 규정도 마찬가지다. 다만, 벨기에는 멧돼지에서만 발생하여 청정화에 성공하였는데 멧돼지 발생지역에 100두 이하의 소규모 농가들이 있어서 신속한 국가적 청정화를 위해 예방적 살처분(렌더링)을 실시했다.

■해외의 사례와 우리의 경험에서 살처분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이미 우리는 21개 농장에서 발생과 대처를 경험하였고, 역학관계 및 농장내 확산에 대한 경험들을 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질병의 전파방법도 좀더 이해하였고, 무엇보다 8대 방역시설 등 농가 방역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살처분은 발생농장, 역학관련농장으로 하는 것을 고려사항으로 하는 것이 좋겠고, 단순히 거리를 기준으로 살처분을 하는 것은 접촉에 의한 전파라는 사실과 지금까지의 경험, 해외의 사례들에 비추어 좋은 방법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여기서 우리 모두가 살처분을 최소화 하고,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건으로 시설 설치가 전부가 아닌 철저한 방역운영과 혹시 발생시 조기 발견을 하는 방법에 대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결국 정부와 농가가 이런 것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등 같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권역화 정책, 멧돼지 발생시 해외 사례와 우리의 개선점은?=유럽의 경우는 권역화라는 정책은 사용하지않고, 관리를 위해 제한지역Ⅰ(RZⅠ, ASF발생이 없고 RZ Ⅱ 또는 RZ Ⅲ와 비발생지역의 지리적 경계에 있는 완충지역), 제한지역Ⅱ(야생멧돼지에서만 발생하는 감염지역), 제한지역Ⅲ(야생멧돼지를 포함하여 사육돼지에서 ASF발생하는 지역으로 보호 및 예찰지역, 추가 제한지역이 포함되는 곳)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외의 지역이 비발생 지역(청정지역)이라고 한다. 제한지역의 경우 RZ Ⅰ에서 돼지의 외부로 이동은 가능하다. RZ Ⅱ, Ⅲ의 경우에도 ASF검사결과 음성 등 기본적인 조건이 만족되면 돼지의 이동은 허용된다.

​멧돼지에서 발생시는 대처하는 방법에 나라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관리를 ASF 발생지점에서 3km, 10km를 기준으로 검사와 잠복기 개체를 확인하기 위한 방역대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거리 기준에 멧돼지의 서식조건과 관리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작은 지역(읍,면정도)단위로 경계를 정하고, 큰 도로 등이 있다면 이런 곳을 경계로 정하기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통상 3~5km 등 이런 식이다. 대만은 3km, 2주간의 기간동안 농장을 대상으로 방역대를 운영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고 국토가 좁고, 도축장 등 기반시설이 각 지역에 고르지 않은 상태에서 멧돼지로 돼지에 대한 이동제한을 하는 것은, 특히, 전국적인 멧돼지 ASF확산시에는 상시적으로 출하제한 등과 같은 상황을 전국적으로 겪어야 될 우려가 있다. 이렇게 되면 농가 뿐 아니라 정부 방역조직, 업계 모두가 엄청난 피해가 있게 된다. 접촉성 질병이라는 특징, 방역대의 설정이 지역내의 소독과 농장이 감염되었는지를 확인하기위한 시간을 가지기 위한 조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멧돼지에서 발생시 3km, 2주 정도의 이동제한을 하되 방역관리가 잘 되는 농장이며 검사를 하고 이상이 없으면 농장별로 이동제한을 즉시 해제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방역대를 설정할 때는 유럽의 경우를 참고하면 될 듯 하다. 3km 방역대도 같은 지역에서 계속 멧돼지가 발견된다고 기간을 계속 연장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8대 방역시설의 설치가 완료된다면 멧돼지에서 농장으로, 농장에서 농장으로의 접촉에 의한 전파의 가능성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생각되므로 정부에서의 규정에 의한 역할은 의무화된 방역시설의 적절한 매뉴얼을 만들고 제대로 운영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 만에 하나 농장에서 발생시 최대한 빠르게 검출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에 중심을 가져가는 것이 효과적일거라 생각된다.

​권역화와 관련해서는 해외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가 쉽지않고, 권역내에서 생산과정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해야하는 시스템이 아직 구비되지 않았고, 농장에서 ASF발생시에 발생지역에서 돼지 반입제한 등은 일시적으로 시도에서 필요시 실시하고 있는 것이기에 권역화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ASF 관련 규정 완화시 문제는?=ASF에 대해서는 국내외 경험들과 과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기에 지금하는 대책들에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다만, 농장의 방역이 철저하게 매뉴얼대로 준수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에 생산자단체 등에서 캠페인도 벌이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모든 양돈장은 수의사와 위생자문을 계약하여 좀더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 것은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이동제한, 살처분을 비롯한 모든 정부 정책에서는 과학적인 근거와 현실성을 기초로 해야하고, 시작과 끝나는 조건이나 시점이 명확하게 규정되고 지켜져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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