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타초대석] "한국농수산대 입학이 제 인생을 바꿨어요"
[양타초대석] "한국농수산대 입학이 제 인생을 바꿨어요"
농장주 권유로 농수산대 입학 결심
학업 정진 통해 실무와 이론 겸비
성실함 책임감으로 농장장 직책 맡아
농수산대학은 인생 바꾼 소중한 자산
  • by 김현구
우연한 계기로 양돈에 입문한 이주헌 농장장은 한국농수산대학 입학을 통해 자신만의 농장을 갖는 목표가 생겼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오늘도 현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양돈에 입문한 이주헌 농장장은 한국농수산대학 입학을 통해 자신만의 농장을 갖는 목표가 생겼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오늘도 현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돌과 바람과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고 불리는 제주도. 하지만 빼먹으면 서운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제주의 흑돼지다. 특유의 검은 털이 인상적인 제주흑돼지는 제주도 특유의 풍토에 오랜 기간 적응해 체질이 강건하고 질병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질과 맛이 좋아 제주를 찾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은 즐기게 되는 인기 메뉴이기도하다. 이주헌 농장장의 일터이자 양돈농장인 윤창영농조합법인도 제주 특산물인 흑돼지와 백돼지를 함께 사육하고 있다. 

이 농장장은 올해로 30세다. 보통의 남자 직장인의 경우라면 회사의 신입사원 티를 벗을까 싶은 시기에 해당할 나이였지만, 이 농장장은 한달에 천 마리가 넘는 돼지를 출하하는 농장의 관리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윤창영농조합법인은 이주헌 농장장의 관리 아래 올해도 정해진 출하 목표를 착실하게 달성해 나가고 있다. 

그는 진작부터 양돈장에서 일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양돈장은커녕 농사와도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가족 중 누구도 농업 관련 종사자가 없다. 지금의 양돈농장에서 일을 하게 된 것도 우연한 기회에 아르바이트 삼아 일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군 입대 전 약 7개월 동안 윤창영농조합법인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한 것이 현재의 인연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국농수산대학의 진학을 결심한 것도 농장에서 알게 된 농장장의 조언 덕분이었다. 농장에서 단순작업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대학에 가면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이에 그는 군대를 전역한 해인 2013년, 바로 한국농수산대학 입학에 성공했다. 교우들과의 대학 생활은 즐거웠지만 말 못할 사정에 고민이 깊어지기도 했다. 대개 부모님이 영농 기반을 갖춰 졸업 이후 진로가 명확했던 교우들과 달리 기반이 없던 그는 당시만 해도 방향을 잡지 못해 정처 없이 마음이 흔들릴 때도 많았다. 그럴 때일수록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 이주헌 농장장의 방식이었다.

그는 “2학년 때 실습수업을 하는데 경상도 삼천포의 가야육종에서 6개월을 하고, 여기 이곳에서 6개월을 했어요. 방학일 때도 다른 양돈장에 들어가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랬어요. 당시에는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양돈사양기술을 배워야 내 가치를 높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어느 농장이든 가서 경험하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거죠”라고 회고했다.

“농장장이 된 건 작년부터예요. 관리자분들이 고령이신 경우가 많고 부담스러운 직책이라 피하려고 하는 경향도 있어요. 요즘에는 온라인 작업도 해야 하고, 내국인도 많지 않다보니 제가 빨리 농장장 직책을 맡게 된 것 같아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직책이 직책이다 보니 책임감이 더 생기더라고요.” 자신의 농장은 아니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던 책임감을 갖고 일한 덕분에 기반이 없던 자신이 비교적 이른 나이에 생활의 안정을 얻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길을 스스로 헤쳐 왔기에 더욱 값지고 귀한 행복인 것이다.

그는 한국농수산대학에서의 수학은 양돈장에서 일하는 데도 적잖은 도움이 되었지만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요즘이야말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학에서 유통, 마케팅, 경영 관련 수업들을 조금이나마 듣고, 해외연수를 통해서 견문을 넓힐 수 있던 기회들이 지금 사업을 준비하는 아이디어가 됐고, 창업하는 데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줬어요. 또 대학에서 맺은 교우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굉장히 큰 도움이 돼요. 대학을 다니면서 얻은 기회들이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자리를 잡고, 사업에 도전하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이제 막 새로운 도전의 첫발을 내디딘 그는 다시 또 낯선 장소에 서게 되었다. 영농 기반이 없어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했던 이주헌 농장장에게는 앞으로의 도전에서 한국농수산대학에서의 배움과 경험, 인연이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주헌 농장장의 꿈은 언젠가는 자신만의 농장을 갖는 것이다. 빈손으로 출발해 역경을 뚝심으로 헤치며 새로운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낸 그이기에,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이 마침내는 오리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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