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 했다. 이에 한돈산업도 코로나 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상황을 준비하면서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러나 양돈농가의 경우 최근 세계적인 코로나 상황으로 외국 노동자 출입국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농장 인력 구성에도 애로가 발생하고 있다. 양돈장 특성상 외국인 노동자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기약 없는 코로나 상황 속 농가들은 답답함을 토로한다. 또한 코로나에 가려졌지만 여전히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언제든 확산할지 모르면서 각종 질병으로 인한 걱정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및 ASF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양돈농가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충북 음성 지역을 중심으로 양돈장을 운영 중인 계림축산의 윤석환 대표가 바로 주인공이다.
윤 대표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잠시 옆으로 와 보라며 스마트 폰을 꺼내 현재 신축 중인 농장을 샅샅이 구경시켜줬다. 돈사는 크게 2동으로 구성, 돈사 안 및 외부구조를 모두 CCTV로 볼 수 있었다. 아직 돼지가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스마트 폰으로 돈사 환기 및 온도 조절도 직접 할 수 있다며 직접 시연을 보였다.
신축농장은 경기도 용인시 소재에 5천두 규모로 건설되고 있으며, 주목할 점은 최첨단 설비 및 스마트한 시설을 바탕으로 향후 2명만으로 농장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농장 관리 1명 및 분뇨처리 시설 1명 등 최소한의 인원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 등 사람이 질병 전파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사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이 농장을 설계했다. 이에 따라 건물이 완공된 이후 시행착오를 거쳐 운영도 대부분 스마트 시설을 통해 사람 닿는 손길을 최소화함에 따라 돼지들도 사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출하할 때까지 그들만의 공간에서 먹고, 쉬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축농장에서 포스트 코로나 및 ASF 시대 이후의 양돈장을 구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람 영향을 덜 받는 대신 기계의 힘을 빌어 스마트한 농장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나이가 환갑으로 접어들면서 그동안 농장 운영한지 35년 동안 문화생활 즐길 여유가 없었다”며 “이러저러한 이유로 양돈장에는 가능한 사람의 손을 덜타고 돼지만의 편안한 휴식 공간을 보장하기 위해, 농장 직원은 스마트폰 및 상황실에서 화면을 통해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양돈장을 구현할 것”이라고고 강조했다.
사실 윤 대표는 경기도 용인에 현재 신축하고 있는 농장 이외에 충북 음성을 중심으로 양돈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여느 양돈인들과 마찬가지로 양돈을 부업으로 시작, 90년대 들어 본업이었던 도정업이 인건비 급등 등으로 수익이 악화되고, 다른 사업을 모색하던 차에 부업으로 시작했던 돼지 판매 수익이 뜻밖에 높은 것을 경험하고, 곧바로 모돈 3마리를 사들여 양돈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후 양돈산업의 성장과 함께 희노애락을 겪고, 각종 위기도 숱하게 돌파한 결과 음성군 본장에 이어 다른 지역에 비육장도 사들이고 후보돈 농장까지 구입하면서 농장을 확대, 현재 총 3만여두의 사육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충북권역 개인으로는 최대 농장의 규모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그는 최근 경기도 용인시에 최고 시설을 갖춘 신축 농장 오픈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이 기존 농장 외 환갑의 나이에 신축 농장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배경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양돈장 운영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대대손손 지속가능한 양돈산업에 대한 갈망은 때문이었다”고 간략히 말했다. 윤 대표는 사실 양돈장을 운영하면서 기존 양돈장 시설이 열악한 탓에 돼지 냄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넘쳐나는 민원에 고충이 있었다. 농장을 하면서 ‘죄인 아닌 죄인’이었던 것이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양돈업을 그만할까 생각하다가 양돈인이 죄인은 아니라는 생각에 보란 듯이 냄새 없는 양돈장에서 돼지를 생산해내겠다는 욕심이 생겼다한다. 이에 농장 확대를 위한 선진사료의 도움과 윤 대표의 노력으로 최첨단 시설을 갖춘, 친환경적인 비육전문농장을 신축키로 결정 한 것이다.
신축 농장은 기존 양돈장을 구입, 지속가능한 양돈업을 위해 개축을 실시했다. 냄새 제로를 위해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하고, 정화방류/액비순환 분뇨 시설 설치는 물론 바이오커튼 등 돈사에서 냄새 빠져나갈 공간을 만들지 않았다.
이제 윤 대표는 이 농장을 개인의 농장이 아닌 공익적인 업무를 수행할 양돈장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신축농장에 투여된 기술 및 노하우를 모든 양돈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싶다고 말한다. 양돈산업 진출을 희망하는 2세 및 관련업계 종사자 견학 가능한 농장으로 만들어 모든 노하우를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후계 양돈인들이 양돈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으나, 국내 현실에 맞는 시설에 대한 이해 및 양돈 교육을 접할 기회는 부족하다. 이에 유럽 등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훌륭한 시설이 국내에도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고, 이를 후배들에게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양돈업 35년간 산전수전 겪으며 숱한 위기를 돌파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냄새 관리 및 인원관리가 어려웠으며, 생산성도 썩 그리 좋지 않았다. 이 같이 좋은 조건에서 마지막으로 양돈 인생을 불태우기 위해 선진과 함께 신축농장을 운영, 앞으로 꽃길만 가득한 ‘양돈 인생 2막’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