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주년 특집Ⅱ] 후계 양돈인이 본 2020년 이후 한돈산업
[창간 20주년 특집Ⅱ] 후계 양돈인이 본 2020년 이후 한돈산업
  • by 양돈타임스

O…양돈타임스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양돈타임스는 20주년 창간 두 번째 특집으로 한돈협회 후원으로 ‘후계 양돈인이 본 2020년 이후 한국 양돈산업’라는 주제로 한국 양돈산업을 이끌어 나갈 후계 양돈인 3명과 좌담회를 진행했다. 젊은 양돈인들과 직접 만나서 좌담회를 진행코자 했으나 최근 ‘코로나 19’로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좌담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편집해 게재한다.…O

 

■ 일 시 : 2020년 5월

■ 좌담회 주제 : 후계 양돈인이 본 2020년 이후 한국 양돈산업

■ 좌담 참여자

-이명훈 대표 (전북 임실 21농장, 사진 오른쪽)

-오양호 대표 (전남 장성 성산종돈장, 사진 왼쪽)

-엄상현 대표 (경북 영천 명성농장, 사진 가운데)

■ 좌담 질문

-양돈장 소개 및 자신의 대한 소개

-양돈장 운영의 장기 비전

-미래 돼지고기 소비 시장에 예상되는 변화

-현재 양돈장 운영 애로점

-지속적인 양돈장 운영을 위한 노력

-양돈장 운영에 가장 시급한 양돈 정책과제

-미래 한돈산업에 대한 전망

■정리 : 김현구 기자

■후원 : 대한한돈협회,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프롤로그 <양돈 2세 이탈 막아야 양돈업 지속 가능>

20년전 양돈산업 세대 구성은 어땠을까? 2000년 초반으로 거슬러 가보면 양돈업은 젊은 양돈인이 주를 이룬 산업이었다. 그러다 한돈 일본 수출 중단, FTA 체결, 사료 파동 등으로 양돈업 미래가 불안정해지면서 농가 감소와 함께 젊은 양돈인 이탈도 가속됐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구제역 파동으로 큰 적자를 기록하면서 또 다시 많은 농가들이 업을 접었다. 그러다 2015년 이후 고돈가 시대가 도래 하면서, 양돈장 2세들이 농장으로 유입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다행히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이 현재 양돈업은 활발한 세대교체 분위기 속에 젊은 양돈업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문제는 또 다시 찾아 온 젊은 양돈업 분위기를 지속시키려는 업계의 노력이다. 이에 업계 및 정부가 세대교체의 판을 어떻게 이어가느냐에 따라 양돈업의 미래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년 전 양돈업은 젊었다=2001년도 양돈협회와 농림부가 500마리 이상 돼지를 사육하는 5천164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양돈업에 종사하는 연령층은 △20~40대=64.1% △50~60대 이상=35.9%로 매우 많은 젊은 경영인이 양돈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쟁력 있는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특히 이들의 교육 정도는 △고졸 46.4% △중졸22.3% △4년제 대졸 13.3% △전문대졸 9.2% △초등졸 8.1% △무학 0.7%로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이 68.9%를 차지해 비교적 학력 수준이 높아 전문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후계자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 59.6% △있다 40.4%로 나타나 10명 중 4명은 후계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양돈업이 희망적이며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로부터 10년 후 양돈업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2012년도 양돈농가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양돈업 종사자 △20~40대=30.2% △50~60대=69.8%로 10년 전 대비 젊은 층이 확연하게 줄었다. 특히 조사 농가 중 3천두 미만의 농가가 후계자 및 양돈2세가 불확실하다는 답변이 많아 향후 10년 후 현재 50~60대 양돈인들이 은퇴하는 시기를 대비해 후계자 육성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젊은 양돈 재편, 지금부터 중요=지난 2013년 2월 양돈 등 축산업에 허가제가 도입되면서 한돈 생산 기반 위축이 현실화됐다. 또한 가축분뇨법 개정에 따른 미허가 축사 폐쇄, 가축사육 거리제한, 구제역 발생 농가 책임 강화 정책 시행 등 규제 강화로 젊은 인력의 양돈으로 진출이 사실상 막혔다. 그러다 2015년 고돈가 유지를 바탕으로 농장 2세가 유입되면서 한돈 농가 감소세는 멈췄지만 후계자가 없는 소규모 농가들의 폐업은 지속됐다.

정리하면 현재 양돈업으로의 신규 종사자 유입은 기존 농가 2세 외 더 이상 농가 수 증가는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의 양돈인력 유출, 후세대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현재 젊은 양돈인들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세대교체의 판이 마련됐을 때 젊은 양돈인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업계 및 정부가 각종 정책 추진이 절실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2세 한돈 정책은 부재돼 있다. 또한 업계의 신규 유입 노력도 봉착돼 있는 상황이다. 2015년도 젊은 축산업 실현을 위해 업계가 축산펀드 조성 지원 사업이나 축사은행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성과는 미흡했으며, 현재는 다시 2015년 이전으로 돌아간 상태다.

■양돈 규제, 과제 1순위=현재 양돈 2세 및 후계 양돈인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정부의 각종 악취 방지법, 가축사육거리제한, 미허가축사, 분뇨 처리 강화와 아울러 2024년 동물복지 돈사 전환, 2025년 악취방지시책에 따른 무창 돈사 적용 등 향후 5년 내 대대적인 사육 시설 수술을 정부가 예고하고 있기 때문. 특히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인한 농가 희생 강요, 야생 멧돼지 ASF 발생에 따른 농가 책임 강화 등 젊은 양돈인들은 정부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 동두천의 2세 농가는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강화로 후보돈의 원활한 입식은커녕 출하도 제 때 못하고 있어, 출하 등급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최근 정부의 ASF 발생 접경지역 양돈 시설 강화 요구 및 출하할 때도 번거롭게 시청에 신고하고, 공수의사에 임상 관찰도 신청해야하는 등 정상적인 사육이 불가능하다”며 “아직 40대 초반인 점을 고려해 타업종으로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2세 중심의 양돈 정책 전환 시급=이러한 여건 하에서 양돈업 생산 기반은 유지될 수 있을까? 신규 양돈업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앞으로 나가는 농가는 많고 들어오는 농가는 매우 적을 것이 자명하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양돈업이 3D(Dirty, Difficult, Dangerous‧더럽고, 어렵고, 위험하고)업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유입된 2세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든다면 양돈업은 또 다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고령 산업으로 후퇴할 것이다.

양돈업만 손실 보는 것이 아니다. 양돈 생산 기반이 위축되면, 식량안보, 생산액 감소, 고용 축소는 물론이고, 공급 차질로 인한 물가불안 현상도 초래되는 등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에 따라 젊은이가 희망하는 산업 조성 및 일단 축산업에 들어오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 정책 및 업계가 2세 중심으로의 정책 전환 노력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 양돈 후계자들은 선진 사양 기술을 위한 시설 투자비용 지원 및 교육 강화가 급선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양돈 2세로 거듭난 이재형 재형농장 대표의 박사 논문 ‘2세 양돈농가의 경영 특성과 경영자 능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양돈농가의 경쟁력을 제고 하기 위해서는 특히 새로운 사양 기술 및 설비의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신기술 및 설비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투자비용이 막대, 대다수 후계자들이 시설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승계 받은 기존 시설에 생산성 강화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하고, 지원책도 녹록치 않다는 것.

또한 시설 투자 외 앞으로 2세들은 부족한 경력을 만회하기 위해 수치 감각력을 높이고 정보 수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 지속적인 농가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 정기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고 특히 정부의 정책 지원이 이러한 교육에 참여하여 경영자 능력을 증대하고자 하는 열성적인 농가를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후계 육성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양돈 관련 전공자에 장학금 지금, 영농후계자의 산업기능요원(병역 특례), 산학 협동 및 양돈 특수학교를 적극 운용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한돈업계가 식량 안보의 당위성에 대한 끊임없는 대국민 홍보를 통해 한돈이 미래 식량으로 가치를 높이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그래야 미래 양돈 경영인 육성이 당위성을 가지고, 젊은 양돈인들이 중도에 이탈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양돈 사육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위기와도 무너지지 않는 양돈장 만들 터”

전남 장성 성산종돈장 '오양호'
전남 장성 성산종돈장 '오양호'

모태(母胎) 양돈인. 전남 장성에 위치한 성산 종돈장의 오양호 실장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 실장이 근무하고 있는 성산종돈장은 지난 28년간 현 한돈협회 전남도협의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오재곤 대표의 부부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 지난 6년 전부터 오 대표의 자녀(1남1녀)들이 운영하는 농장으로 차츰차츰 탈바꿈되고 있다.

오재곤 대표의 두 자녀 중 올해 30살을 맞이한 오 실장은 어릴 때부터 양돈장에서 동고동락하면서 학창 시절 일찍 장래 진로를 결정했다. 부모님의 가업을 승계키로 한 것. 이를 위해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농수산대학교 중소가축과에서 양돈을 전공, 후계자 수업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면서 현재 대표적인 대한민국 양돈 2세로 성장했다. 지난 2016년 양돈장 경영 일선에 뛰어 들면서 양돈 이론도 겸비하기 위해 농장 일을 병행하면서 최근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 석사 과정도 이수, 젊은 나이에 양돈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양돈 전문가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

오 실장은 인터뷰 시작 자기소개에서 “언제 다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ASF, 지속적인 돈가 하락 등의 위기 속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지속가능한 양돈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변화는 있지만 변함없는 양돈인이 되고 싶은 6년차 젊은 양돈인 오양호입니다”고 당차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농장은 종돈장으로써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종돈을 우리나라에 맞는 한국형 종돈으로 개량하고 고객들에게 안정된 종돈을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부모님께서 무(無)에서 유(有)를 이루신 과정을 보며 자라왔기에 내 후손들에게도 이어질 수 있도록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변화하고 성장해 나가며 위험요소들을 최소화하고 어떠한 위기가 와도 무너지지 않는 농장을 만들어가고 운영하고 싶다”고 미래 양돈장 경영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이 당찬 6년차 젊은 양돈인 오 실장이 현재 바라보는 한돈산업의 상황은 어떠할까? 한돈산업의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불안 요소가 많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양돈장 냄새 문제, 한돈 자급률 저하, 한돈 품질 저하 등 불안 요소가 산적하다는 것. 특히 정부의 양돈 정책이 규제 일변도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오 실장은 “우리나라 단백질의 50% 이상을 공급하는 식량안보에 꼭 필요한 돼지고기의 자급률은 70% 이하로 무너졌다”며 “2018년부터 지속적인 돈가 하락으로 인해 우리 양돈농가들은 경영위기에 처해 있지만 정부의 대안은 사육두수감축이 해법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사육두수감축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18년부터 지속된 돈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돈농가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사육두수 감축으로 인해 한돈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고 감소분을 또 수입 돈육이 메꿀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그는 “‘농업농촌식품산업기본법’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5년마다 식량 및 주요 식품 자급률을 설정하는데 2022년 돼지고기 자급률 목표는 78.6%이다”며 “과연 어떠한 계산과 계획에 의해서 목표치를 잡았고 어떠한 방법이 있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최근 ASF 관련 정부의 각종 규제 정책 제정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과 강원북부 및 인접 5개 시군 축산차량 양돈장 출입금지 조치가 입법예고 되었다”며 “시행령의 핵심은 ASF관련 폐업지원인데 폐업할 경우 해당지역에 4년이내 돼지를 키울 수 없게 되는데 그로 인해 발생되는 건물이나 설비, 기자재에 대한 감가상각 등은 농가가 부담, 말이 안 되는 정책이다”며 “특히 ASF를 막기 위해 농가에서는 울타리도 치고 방역에 온 힘을 쏟아왔고 지금도 쏟고 있다. 농가에서 발생되던 작년에는 피해를 감수하며 살처분하고 출하를 미루는 등의 노력을 한 결과 작년 10월 이후 농가에서는 ASF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의 대처를 볼 때면 양돈을 하는 것이 죄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책임과 피해를 양돈농가에 지우는 것만 같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양돈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 같은 양돈 규제 강화 속 양돈 미래가 불안하지만,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처럼, 그리고 양돈 1세들이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한돈산업을 성장시킨 만큼 그도 현재 위기를 반드시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그는 냄새 없는 양돈장, 한돈 품질 향상 노력에 ‘올인’하고 있다.

오 실장은 “사육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로 인한 냄새와 환경오염의 지속적인 환경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영농하는 시대에서 지속가능한 양돈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냄새를 해결하지 못하면 양돈장은 운영될 수 없다”며 “많은 양돈장들이 냄새 민원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농장은 돈사 내 일정한 온·습도를 유지하고 돈사 내 외부 유해가스를 감소시켜 사육환경 개선에 효과가 미생물을 활용한 순환형 돈사로 설비되어 있다. 순환형 돈사가 모든 냄새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축산과학원 냄새 없는 농장으로 지정받을 만큼 효과가 뛰어나다”며 냄새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돈장인 만큼 돼지고기 품질을 위한 개량에도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돈육 1인당 연간 소비량은 26.8kg까지 매년 꾸준히 성장했지만 한돈의 강점이었던 신선육(냉장육)의 이점도 냉장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특히 이베리코 돼지고기 등 소비자들이 수입산 고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소비하는 트렌드가 형성이 되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에 “앞으로 우리 한돈산업이 많은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양돈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생산성도 문제이지만 돼지고기의 품질 또한 노력하고 개량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의 몫은 젊은 양돈인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농업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명산업이며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 기초 산업이다. 한돈산업 또한 농업에서의 비중이 크며 식량안보 차원에서 꼭 필요한 산업이며 국민의 단백질 공급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해야 할 산업이라 생각한다”며 젊은 양돈인으로써 앞으로 한돈산업의 미래가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불안요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이며 코로나19를 극복해 나아가듯이 이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아가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한돈산업이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년대계 구축해 대대손손 이을 터”

경북 영천 명성농장 '엄상현'
경북 영천 명성농장 '엄상현'

양돈장 2세는 크게 두 부류다. 첫 번째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운영하는 양돈장을 보고, 가업을 승계 받기 위해 일찍부터 관련 교육을 이수 받고 양돈장 운영에 뛰어든 경우. 두 번째는 자신의 꿈을 찾아 도시에 직장을 다니다 부모님의 권유로 다시 양돈장에 들어와 승계한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엄상현 명성농장 대표는 후자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카메라 등 영상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직업도 영상 및 마케팅 분야 회사를 선택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나름 잘나가는 인물이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부터 그의 삶은 180도 달라진다. 행복한 가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직업 특성상 녹록치 않았던 이유로 새로운 일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이에 그는 부모님으로부터 양돈장 가업 승계에 대한 권유를 받고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 도드람양돈농협의 일본 해외 축산 연수를 다녀오고 나서 양돈 미래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 등 느낀 점이 많아 가업을 승계받기로 일생일대의 결정을 하게 된다.

이렇게 그가 명성농장에 들어 온 시기는 2015년. 엄 대표는 가업 승계 이후 양돈을 배우기 위해 수많은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양돈 교육이 있는 곳이면 시간 날짜와 상관없이 참여했다. 국내의 양돈대학, 농민사관학교 등 20회 이상의 교육과정을 수료했으며, 해외연수에도 적극 참여 미국, 네덜란드, 덴마크, 일본, 중국 등에서 무수한 교육을 받았다.

수많은 교육의 영향일까? 현재 양돈 5년차의 젊은 양돈인으로서 초보 양돈인이지만, 농장 생산성만큼은 베테랑 양돈인 못지 않게 높다. 명성농장은 MSY 25~26두 농장으로 지난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으로 도드람양돈조합 MSY 1위를 달성했다. 부모님의 사육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아 교육 이수를 통한 자신만의 방식까지 더해 생산성을 지속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것이다.

엄 대표는 “사육 시스템은 부모님이 구축했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내가 농장에 들어와 신경 쓰는 것은 더 효율적인 농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현재 명성농장은 가장 최근에 지어진 돈사가 20년쯤 되어서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같은 장소에 새롭게 지어질 돈사를 계획 중으로 생산 성적만이 목표가 아니라 직원들이 만족하고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의 개념이 있는 체계와 복지가 있는 농장을 만들고 싶다”고 향후 농장 계획 운영을 밝혔다.

이 같이 안정된 농장 성적 및 사육 시스템을 구축한 5년차 새내기 양돈인에게도 미래에 대한 고민이 존재한다. 자신이 농장을 승계 받은 것처럼 현재 어린 자녀가 또 다시 농장을 승계하기를 바라지만 현재 양돈장 운영에 애로점이 많다는 것.

이에 엄 실장은 후계 인력 및 산업기반 성장을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장에 관심을 가진 젊은 인력이 적을 뿐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해도 배우고 농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전무한 경우가 많다”며 “차근차근 후계 교육을 받은 양돈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부모님께 받는 도제식 교육 외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어 다양한 교육 기회 등 교육 지원이 확대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엄 실장은 후계 인력 성장 정책과 아울러 정부의 각종 양돈 규제 등 산업이 최근 폐쇄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모습에 미래에 대한 걱정이 한가득이다. 그는 “승계농으로 들어온 지 5년, 우리 농장을 잘 키우고 산업적으로 성장을 꿈꾸지만 그것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갈수록 규제 강화로 나아가고 있어 향후 개별 농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될까 두렵다”며 “특히 양돈장에 젊은 인력들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교육과 지원 강화를 통해 젊은 양돈인들의 역량을 키워야 할 때 한돈산업 방향이 폐쇄적인 산업으로 가고 있어 양돈 미래가 어둡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모돈 감축 추진과 관련, 한돈협회나 정부에서 모돈 감축을 종용하고 있어 한돈산업의 지속 성장에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부터 농림축산식품부의 예산 감축으로 육류유통실태조사 자료 발행이 중단되어 전세계 육류유통실태 동향파악이 힘들다”며 “이 같은 통계를 무시한 채 정부가 농가의 눈귀를 가리고 소비 실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육두수가 많다고만 이야기 한다. 정부는 10%의 모돈 감축보다 10%의 양돈인 증가를 위해 진흥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각종 산업 정책 중에 이렇게 정책적으로 압박을 하면서 규모를 줄이는 산업이 축산 말고 어디에도 없다. 산업의 규모를 키우며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를 통해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해야지 두수감축을 통한 경쟁력 향상은 결국 시장을 수입 돈육 내주자는 이야기 밖에 안 된다”며 지속 성장을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엄 실장은 향후 젊은 양돈인들이 향후 수입 돈육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게 되면서 이제부터라도 출하 품질 제고, 생산성 증가 등 경쟁력 강화에 돌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코로나 이후 한돈 미래 예측이 매우 힘든 것 같다. 그렇지만 내년부터 수입 돈육 관세 제로 영향으로 수입 돈육 시장이 매해 증가할 전망이다”며 “한돈과 수입 돈육의 큰 차별화는 무엇보다 한돈을 생고기로 바로 구워먹을 수 있다는 점이므로 내부적 노력을 통해 규격돈 생산 및 등급 향상에 노력, 육가공장들이 선호하는 육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등 차별화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간편 가정식 시장이 커지고 있고 특히 가정식 홈밀의 경우는 비선호부위를 가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수입산과 경쟁이 심하니 선호부위도 가정식 간편식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며 “무엇보다 대기업들이 수입육보다 국내산을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도록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엄 대표는 “부모님의 평생 터전이었던 잘 가꾸어진 양돈장을 이어 받아 잘 해야겠다는 부담도 크고 어두운 양돈 미래를 잘 헤쳐 나가야 한다는 숙제도 있지만, 가업 승계를 통해 양돈장에 입문한 만큼 명성농장이 대대손손 가업을 이어 받을 수 있도록 백년대계 농장을 꾸려 세계에서도 손꼽는 농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불안한 양돈 미래, 경쟁력으로 극복”

전북 임실 21농장 '이명훈'
전북 임실 21농장 '이명훈'

국내 양돈산업이 점점 규모화‧대형화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사육두수가 988만두서 2020년에는 1천130만두로 10년간 14.3% 증가했으나 반면 돼지 출하 농가수는 2010년 8천956호서 지난해 5천993호로 33% 줄었다.

이 같이 한돈산업 대형화‧규모화 추세 흐름에서도 규모 확장보다는 내실 강화를 통해 강소농(强小農)을 실현하고 있는 젊은 양돈인이 있다. 올해 8년차로 접어든 전북 임실의 ‘21농장’의 이명훈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명훈 대표는 지난 12년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가 30년 동안 운영하던 양돈장을 이어받아 8년간 농장을 운영하면서 현재 돼지 두당 생산비 kg당 3천200원을 실현, 짧은 양돈 경력에도 불구 생산비 절감의 손꼽는 농장으로 거듭났다. 이에 이 대표는 “특별할 것 없는 작고 오래된 농장이지만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께서 운영하시기 편하게 만들어온 농장이라 오래된 농장치고는 작업 환경이 불편하진 않은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아버지께서 운영하실 때까지는 어느 정도 농장규모도 키우고 새로운 시설투자도 과감히 했었는데 직접 맡아서 운영한 뒤부터 신규 투자는 최대한 자제하면서 확실히 검증되고 성적향상에 도움 되는 투자만 조금씩 하고 있다”며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생산비 저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비결을 밝혔다.

이 대표가 양돈장 내실 강화에 주력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한농대를 다닐 때부터 국내 양돈시장의 장기 불황을 걱정했었고 급격한 세계화에 발맞추어 저돈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그래서 남들보다 작은 농장인 21농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생산성을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 양돈을 시작한 12년부터 효과가 미미한 신규투자는 일절 하지 않았고 돈사 수리도 비용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장 성적 향상은 언제나 누구나 하는 말 이지만 가장 중요한 말인 것 같다. 이를 위해 출하두수와 이유육성률에 초점을 맞췄다”며 “번식성적도 물론 중요하고 큰 비용이지만 꾸준히 목표한 두수가 출하되고 이유 후 죽는 돼지가 적다면 농장에는 꾸준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 이 같은 전략이 지난해 주효하면서 작년에도 자가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흑자를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다 낮은 생산비를 위해 생산성제고에도 노력중이다. 농장 약점으로 분석되고 있는 모돈 번식성적 향상을 위해 거래하는 사료 회사의 전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 문제점으로 지적된 모돈 교체시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경영적인 측면에서 돈가 약세에 대비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생산비 저감을 통해 미래를 대비한 유동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이 남부럽지 않은 농장 생산비 저감 시스템을 완성했음에도 이 대표는 요즘 걱정이 많다. 바로 주위에서 바라보는 양돈장의 부정적인 시선이다. 그는 “현재 양돈장 운영에 가장 큰 애로점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보는 시선이다. 이 관점에서부터 출발해 각종 규제가 생겨나고 혐오시설 오염배출시설로 낙인찍혀 우리 농장은 직선거리로 4km 이상 떨어진 마을에서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그는 “물론 양돈장은 지속적으로 냄새를 배출하고 퇴‧액비를 만들어 내는 시설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부터 시작해서 정부보조를 통해 계도하고 개선해 갈 수 있었던 것들은 법으로 찍어 눌러 농민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양돈장의 인식을 급격히 악화시킨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특히 지역 조례로 사육제한구역을 묶어 버린 문제는 기존의 농장을 개선할 여지조차 주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 쓴 소리 했다.

이에 이 대표는 현재 양돈장 부정적인 시선을 타개하기 위해 농장 환경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농장 주변에 나무도 심고 꽃도 심고, 특히 올해부터 농장 주변을 정리하면서 밖에서 보기에 “이게 양돈장 이었어”라는 말이 들릴 수 있도록 환경 관리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양돈 경력 8년, 그는 미래 한돈산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양돈 현장 가장 큰 문제로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앞으로 양돈장 운영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돈장 현실상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농장 경험이 풍부하고 농장에서 오래 지낸 숙련된 노동자가 부족하고, 농장 일에 익숙해지고 농장에 적응할만하면 국내 법상 귀국해야하는 문제점이 있어 농장 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 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외국인 노동자 수급이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 돼지를 키울 사람이 없어질까 걱정된다는 것.

그럼에도 희망적인 것은 지난해 돈가 약세서 빠르게 안정을 되찾으면서 또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를 보면 전세계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급등했다. 2018년 1억3천만톤이던 돼지고기 생산량이 2019년 1억2천만톤으로 줄었고 2020년 예상량은 9천400만톤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단기간 세계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자급률 70%인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비탄력적인 농수산물 가격을 생각해보면 2~3년간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한돈도 지난해 돈가 약세를 보였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화된 흐름이 예상돼 수입 돈육에 뺏겼던 한돈 시장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전망했다.

이에 그는 “최근 수입 돈육 범람 속 수입 돈육에 뺏겼던 한돈 시장을 되찾기 위해서는 한돈 소비 홍보 및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며 “특히 최근 들어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간편식에서 국산보다 수입육이 선호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돈협회, 농가, 기업이 서로 협력해서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수도 많다.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지금 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할 일을 한다면 분명 준비된 자에게 합당한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돈가를 바라보는 농가가 아닌 경쟁력을 강화하는 양돈농가로 거듭나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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