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생산비용’보다 ‘생산효과’에 초점 맞추자(1/31)
[특별기고]‘생산비용’보다 ‘생산효과’에 초점 맞추자(1/31)
  • by 양돈타임스
[특별기고]‘생산비용’보다 ‘생산효과’에 초점 맞추자

수입육 이기는 첩경은 한돈 맛과 품질
생산성 최대로 높여 생산원가 낮춰야
고품질사료·쾌적환경·기본관리가 경제적

오명호 박사 / (주)팜스코 마케팅이사

2012년 희망의 새해가 밝았다. 다사다난했던 2011년은 FMD(구제역)와의 고군분투로 시작해 한·미 FTA (자유무역협정)체결로 귀결됐다. 한·미 FTA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시각의 견해가 치열한 지금, 양돈산업을 위시한 농축수산물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양돈협회 연구조사에 의하면 한·미 FTA 체결로 인해 국내 양돈산업이 최소 8천243억원에서 최대 1조869억원의 생산액 감소가 예상되며, 연평균 9천556억원의 생산액 감소의 피해가 초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FTA로 가장 우려되는 수입산 돈육은 저렴한 가격과 외관 품질의 균일성이라는 특·장점을 갖고 국내 돈육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게다가 FMD 이후 냉동뿐만 아니라 냉장돈육까지 수입이 이뤄지면서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질 좋은 수입산 돈육을 맛 본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져, 수입육은 그 입지를 서서히 넓혀 가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12월 이후 1kg당 4천500~5천원선으로, 구제역 이전 수준으로 돈가는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돈육 수입량도 다소 줄고 있지만, 올해 25만톤 가량 수입이 예측되는 등 수입육 시장은 앞으로도 유지되거나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데 우려가 높다. 또한 FMD 피해가 회복되면서 올해 3/4분기 도축두수가 크게 늘어나 국내산 돈육(이하,한돈) 공급량은 급격히 늘고 결국은 공급과잉이라는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결국, 돼지고기 가격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이라는 비상사태에서 한돈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뚜렷한 강구책을 세워야 한다. 마냥 소비자의 애국심에 호소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기 소비자 심리와 구매패턴 조사결과가 우리에게 길을 제시한다.<그래프 참조> 최근 포장용 돈육에 대한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와 구매·소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온라인 패널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주부들은 돼지고기를 구입할 때 고기의 품질과 가격중심의 요소를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여기에 있다. 적정한 가격과 위생적이고 신선한 국내산 돈육 중에서도, 주부들은 ‘브랜드평가’ 항목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는 점이다. 그렇다. ‘맛도 품질도 이제는 브랜드화와 규격화’라는 요소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게 됐다.
그렇다면 맛과 품질을 규격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단하다. 답은 생산성 관리다. 저렴한 수입산 돈육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농가 단위 생산성을 향상시켜야만 한다. 금년에도 생산 환경은 계속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학자들의 예측에 의하면 국제곡물가격은 향후 10년간 매년 20%씩 오를 것이라고 한다. 또 작년부터 시행된 사료 내 항생제 첨가금지와 더불어 FMD후유증에 따른 성장지연과 질병발생, 면역력과 번식력 약화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는 전년도 하절기 번식용 항생제 사용량이 증가되었다는 업계 자료와 같이, FMD로 인한 모돈의 번식력 감소문제가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농가의 지속적인 생산비 증가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에 필자는 ‘생산 비용’의 측면보다는 ‘생산 효과’의 측면에 화두를 던진다. 아직 국내 생산성은 취약하여 국내 평균 MSY는 아직 15두 수준이며 WSY도 3.0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동물인 돼지를 기르는 측면에서 농가는 하나의 거대한 공장과 같다. 동일한 생산비를 들여 더 많은 돼지를 생산해 내는 일이야말로 수익성을 최대화하는 길이다. 무조건 사료비나 인건비, 약품비 등 사육비를 줄이려고 하는 것보다는 적정비용을 투자하고 생산성을 최대화하여 두당 생산원가를 낮춤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일부에서 돈육량을 늘리고 돼지고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출하일령을 200일 정도로 길게 늘려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를 잘못 오해하여 무조건 오래 키워 체중을 늘리게 되면 등지방이 정상 이상으로 올라가서 결국 출하시 패널티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게다가 밀사된 돈사환경에서 사육비를 줄이기 위해 조악한 사료를 공급한다면 영양불균형, 등지방 과다(떡지방)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돼지의 유전력을 충분히 발휘시킬 수 있는 영양수준이 적정한 고품질의 사료를 공급하고 돼지에게 편안한 환경/시설을 제공하며 기본 사양관리로 180일령 이전에 출하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며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 이는 두당 사육공간을 확보하여 밀사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스트레스 저하와 암·수 분리사육이 가능케 하여, 돈육의 품질뿐만 아니라 맛도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맛과 품질의 규격화를 이룰 수 있고, 브랜드화가 가능케 된다! 미국의 링컨 전(全)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여 본다. ‘Of the Pig!(돼지의!) For the Pig!(돼지를 위한!) By the Pig!’(돼지에 의한!)
사양관리 측면에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다. FMD로 인한 농장 재가동을 위해 입식된 F2를 F1으로 전환시키고 모돈의 산차를 재구성하여 노산비율을 줄여 번식력을 높여야 한다. 돼지에게 가장 알맞은 영양과 쾌적한 환경, 기본사양관리에 힘써야 한다. 결국 수입산 돈육과의 경쟁에서 한돈이 이기는 방법은 이웃 농장과의 단순한 지육가 싸움이 아니라, 생산원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것이 바로 ‘생산성 향상’이며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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