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짜는 진짜를 이길 수 없다
[칼럼] 가짜는 진짜를 이길 수 없다
대체‘육’이니 ‘고기’ 용어 부적절
진짜 ‘고기’마저 혼동 불가피
  • by 김오환

가짜는 진짜를 이길 수 없다. 처음에는 가짜가 진짜를 이길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에는 진다. 아무리 화장하고 숨기고 감춘다 해도 진짜를 이길 수 없다. 가짜는 진정성과 진실성이 결여(缺如)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짜가 횡횡하고 사그라지지 않은 것은 오히려 역설스럽게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많아서다.

지금만 봐도 그렇다. 신문이나 TV 등이 언론 매체가 부지기수인 데다 유튜버 등 개인 활동가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지 않은가.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여기도 정보, 저기도 정보다. 이런 상황에서 가짜와 진짜를 구별한 것은 전문가도 힘들 것이다. 하물며 일반 국민은 어떨 것인가.

가짜와 진짜를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사실과 진실이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곤 한다. 그래서 믿을 수 있는 것은 과학(科學)이다. 그렇다고 과학이 영원불변하거나 절대적 진리는 아니다.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가 그동안 절대시했던 천동설(태양이 지구를 도는)을 뒤집고 지동설(지구가 태양을 도는)을 주장한 것처럼 말이다.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는 ‘열린 태도’다.

왜? 과학은 수많은 관찰과 실험을 반복하고, 추론을 통해 주어진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면서 진실(眞實)의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오류를 인정하고 수정하면서 진실된 방향으로 수정해야 한다. 그래서 과학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사안에 대한 믿음이 한치의 차도 있어선 안 된다.

언젠가 말했듯이 한자 과(科)는 벼(禾)를 말(斗)로 재는 모습이다. 모든 사람의 눈은 벼에 집중한다. 벼 재는 말 또한 주시한다. 더 가는지 덜 가는지. 말에 쌓인 벼의 양에 대해 모든 사람이 공감해야 한다. 그게 과학이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과거보다 시들었지만 대체‘육’, ‘가짜’고기에 대한 정보가 심심찮게 쏟아지고 있다. 소비가 늘고 있다느니, 앞으로 더 각광(脚光) 받을 것이니~ 등 우호적 내용이 잇달아 소개되고 있다. 소비자 반응까지 실리면서 대체육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윤재 축산물바로알리기연구소장이 ‘가짜’고기에 강력하게 훈계했다. 가뭄에 단비였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정부는 ‘고기’나 ‘육(肉)’이라는 용어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고기나 육은 자연 상태에서 시간이 감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지 인공으로 제조된 것이 아니다. 정부가 그것을 고기나 육, 식품이라는 용어를 인정(잠정적으로)한다면, 그래도 ‘가짜’라는 말이 정치판에서 판을 치고 있는 불신의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되레 진짜와 혼동케 함으로써 진짜마저 가짜로 몰릴 수 있다. 그래서 말인데 어설프게 ‘대체’라는 용어보다 오히려 ‘가짜’ 또는 ‘인공’이라고 표기토록 하는 게 나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분명한 것은 거짓(假=僞)은 참(眞)을 이길 수 없다. 설령 이긴다 해도 사안(事)은 반드시(必) 바르게(正) 돌아올(歸) 것이다. 사필귀정, 그게 역사이고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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