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돈가 오른다 해도 원전이 떨떠름한 이유
[기자의 시각] 돈가 오른다 해도 원전이 떨떠름한 이유
  • by 임정은

휴가철이 무색하게 돼짓값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7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하락한 돼짓값은 8월 상순 현재 작년과의 차이가 더 벌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이달 말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혀 한돈 시장에 변수가 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는 지난 13년 국내 돼짓값에는 분명 호재로 작용했다. 당시는 돼지 출하가 사상 최고치로 증가하면서 돼짓값도 하락하며 농가들이 최악의 경영난을 겪어야 했다. 그나마 우려했던 하반기 돼짓값이 예상보다 선전했던 이유가 바로 오염수 유출 이슈였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소비자 조사 결과 원전 오염수 유출이 수산물 대신 육류로 소비를 전환케 했는데 그 중에서도 돼지고기를 선택했다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것이 한돈업계가 이번에도 오염수 방류에 주목하는 이유다. 더 정확히는 기대가 맞을 것이다. 수산업계에는 날벼락이겠지만 지금 한돈시장 코가 석자다. 휴가철에도 힘을 못 받는 한돈시장이 앞으로 다가올 비수기에는 얼마나 더 하락할지 생각하면 말이다.

그럼에도 오염수 방류 이슈는 께름칙한 게 사실이다.

수산업계의 피해와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이 물론 가장 크지만 더불어 정부의 태도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다. 즉 수산업계가 생사의 기로에 놓이고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사안임에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일본 정부에 우려 표명조차 없이 오염수 방류 시기는 일본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되레 일본편을 들고 있다. 이는 마치 ASF가 다발하고 있는 EU의 지역화를 인정해주고 2020년까지도 광우병이 발생했던 아일랜드 및 프랑스산 쇠고기 수입을 밀어붙이며 국민들 안전이나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았던 이전 사례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일관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얼마든지 우리가 지금의 수산업과 같은 입장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당장 돼짓값이 오른다고 해도 한편 떨떠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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