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되나 싶던 사료곡물, 다시 흔들리나
안정되나 싶던 사료곡물, 다시 흔들리나
농경연, 3분기 수입가 전년비 17%↓
국제 가격 하락기 구입 물량 들어와
최근 이상 기후, 세계 곡물 산지 신음
올해 美 밀 60년만 최악 흉작 예상
가뭄 아르헨 곡물 수출 절반 이하로
밀‧옥수수 일주일새 10~16% 급등
  • by 임정은

그동안 꾸준히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곡물 시세가 다시 불안한 급등세를 보였다. 당분간 국내 도입되는 사료 곡물은 이전보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대로 국제 곡물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국내 수입가도 향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어 걱정이 앞선다.

■국제 시세 하락…수입가격도↓=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은 국제곡물 관측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 지수가 158.8로 전분기(167.3)보다 5%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선물 가격 하락추이가 계속됐던 올 1분기 구매한 물량이 주로 도입되는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동기간(191)과 비교하면 16.9%나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파종 지연 영향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높았던 시기에 구입한 물량이 들어왔던 데다 환율까지 높아 곡물 수입 단가지수가 정점에 있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올해 1~2분기(160.4, 167.3)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1분기 143.6, 2분기 158.8)에 비해서는 아직 높지만 국제 곡물 가격이 계속 안정세를 형성했던 만큼 이대로라면 농가의 사료비 부담도 차츰 가벼워질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하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가 매달 발표하는 국제 곡물가격 지수를 보면 5월 129.7로 올 2월부터 전월 대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해 동월(173.5)과 비교하면 25% 낮았다.

■다시 흔들리는 곡물 시장=그런데 앞으로도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질지 낙관할 수만은 없다. 당장 러시아가 이달 중순 만료되는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다시 연장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최근 곡물시장에 불안을 더하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최근 세계 주요 곡물 산지들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기록적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이 극심한 가뭄으로 60년만에 최악의 밀 흉작이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다른 작물들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순 미국 농무부는 옥수수 생산량의 57%, 대두의 51%가 가뭄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건조한 기후로 작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최근 시카고 선물거래소 곡물 가격은 급등했다. 지난달 21일 기준 밀과 옥수수, 대두 선물 가격은 톤당 각각 269.88달러, 264.1달러, 556.57달러로 일주일전과 비교해 16.5%, 10.4%, 9.1% 각각 올랐다. 밀의 경우 2개월만에 최고가다.

남미도 심각하다. 로이터 통신은 74년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우루과이가 최근 물 부족으로 비상 사태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주요 곡물 수출국인 아르헨티나는 가뭄이 지속되면서 곡물 수출도 급감했다.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곡물 거래소는 올해 아르헨티나의 곡물 수출액이 지난해(393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4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CNN은 지난달 19일 이상 기후와 관련된 4대 지표 기온과 수온, 남극 해빙, 이산화탄소 등이 역대 최악을 기록 하고 있다며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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