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책 실패 인정, 진정한 용기이자 승리
[칼럼] 정책 실패 인정, 진정한 용기이자 승리
할당관세 등 失政 없지 않아
過 알고 고치지 않은 게 큰 過
  • by 김오환

자기 잘못을 쉽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들을 보면 젊은이나 중년층보다 백발이 성성하고 나이가 지긋이 드신 노인층이 많다. 길을 걷다가 서로 부딪히거나 서로 불편할 경우 어르신들이 먼저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연발하는 모습을 필자는 종종 당(?)했다. 그러면 내 쪽에서 도리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아닙니다, 아닙니다”하고 어쩔 줄 몰라 한다.

어르신들이 왜 그럴까 하고 곰곰 생각해봤다. 별의별 인생을 경험하신 어른들이 먼저 사과하고 양보하는 게 마음 편하고 정신 건강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자존심을 내세울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시비하기 싫어서 그런지~. 서로서로 (여정을) 좋으려고 그런지~모르겠다. 아마도 어르신의 정신 건강이 우선일 성싶다.

세상만사가 이러면 좋은데 그러하지 않다. 특히 정책에서 이러면 좋으련만 정책은 이해관계가 얽혀서 그런지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 정책으로 양측이 만족하지 못하거나 실효성이 미미하면 정책 집행을 미루는 게 마땅하고 옳은 일인데도 드문 편이다.

그러면 수정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 끝까지 집행하는 예가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돼지고기 할당관세가 그렇다. 지난해 돈육 할당관세가 정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면 올해 시행치 않아야 하는데 또 했다. 국세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정부는 일단, 할당관세 물량을 4만5천톤에서 1만5천톤으로 줄이고 3만톤 추후 검토키로 했다.

그럴 바에야 정부는 할당관세 정책을 중단하거나 시정했어야 했다. 공자님도 ‘논어’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과이불개(過而不改)면 시위과의(是謂過矣)라.<잘못을 (알고)고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완전한 잘못이다.>” 공자 제자 중 하나인 자공도 말했다. “군자지과야(君子之過也)~~과야인개견지(過也人皆見之)고, 갱야인재앙지(更也人皆仰之)다.<군자가 과오를 저지르면~~사람들이 과오를 모두 알고, 과오를 고치면 모두가 우러러볼 것이다.>

할당관세 정책만이 아니다. 지나치게 과도한 양돈 규제 정책도 같은 범주다. 가축 사육제한 거리가 그렇고, 8대 시설이니 방역 정책이 그렇고, 냄새 등 환경 규제가 그렇고, ASF 구제역 등 질병 발생 시 이동제한이 그렇고, 돈사 신증축 진입이 그렇고~등등등.

정책의 실수나 실패 인정, 그것은 진정한 용기이자 승리다. 실수나 실패를 통해 성공(취)할 수 있고 더 나은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어서다. 그런 과오를 재발하지 않음으로써 물적 인적 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행정적 낭비도 막을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도 양돈의 안정적 발전을 통해 경쟁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 사회적 역할(양질의 동물성단백질 제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농가의 안정적 경영과 수익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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