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비실비실 한돈시장, 반전 가능할까
[심층분석] 비실비실 한돈시장, 반전 가능할까
연휴 끝 6월 썰렁, 5월‧작년보다 낮아
돈가 약세 속 다가올 휴가철 더 걱정
경쟁육 늘고 수요 해외로 더 빠질 듯
日 오염수 방류 계획에 천일염 급등
13년 방사능 공포 한돈엔 호재 작용
올핸 악재들 속 어떤 변수될지 불투명
  • by 임정은

도축물량 외에는 호재보다는 악재들만 보였던 올 여름철 한돈 시장에 변수가 더 추가됐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이 경우 한돈 등 축산물에는 소비 호재가 될 수 있어서다. 과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로 국내산 돼지고기 등 축산물이 반사이익을 얻은 바 있다.

■한숨만 나오는 휴가철 전망=올 여름 한돈시장에는 악재들이 월등히 많다. 우선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이 그렇다. 5월 연휴가 끝나자 이달 돼짓값은 21일 현재 5천618원을 형성, 전달(5천858원)보다 하락했다. 올해 물가 상승과 이자 부담 증가,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한돈 소비가 위축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대로라면 6월도 작년 수준(5천861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수입육의 위협도 만만치 않다. 올해 감소세를 보이던 돼지고기 수입이 5월 4만4천톤으로 4년여만에 최대로 급증한 가운데 정부가 이달부터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어서다. 휴가철 가뜩이나 위축된 수요 속에 그나마도 값싼 수입육이 침범할 여지가 더 높아진 것이다. 여기다 한우도 문제다. 농촌경제연구원 관측에 따르면 휴가철이 들어있는 3분기 한우 출하가 일년전보다 무려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 역시도 한돈 시장에는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급증한 해외여행은 여름 휴가철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뜩이나 침체된 한돈 시장은 한우, 수입육과의 경쟁도 심화되고 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성수기인 휴가철 기대보다 걱정이 더 큰 상태다.

■방사능 공포가 변수될까=일본은 지난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해 오염수 방류 설비 시운전을 시작했다. 이에 국내서도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최근 천일염 가격도 폭등하는 등 벌써부터 오염수 방류 여파가 만만치 않다.

먹거리와 관련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로 떠들썩했던 13년 상황이 주목되고 있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13년 7월 일본 정부는 오염수 유출을 인정하면서 국내서도 방사능 공포가 커졌다. 그런데 오염수 유출 이슈는 양돈업계에 결과적으로는 호재가 됐다. 13년 당시 돼지 출하물량 증가로 하락세가 예상됐던 하반기 돼지고기 시장이 살아나는데 결정적 원인이 된 때문이다.

13년은 돼지 출하가 처음으로 1천600만두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해로 출하가 전년 대비로는 15% 가량 급증했다. 이에 상반기만 해도 평균 돈가가 3천129원으로 전년 대비 27% 하락했다. 그런데 하반기는 3천596원으로 되레 상반기보다 높고 일년전보다 8% 가량 상승했다. 특히 추석 전후로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돼짓값은 하락폭이 제한되면서 일년전보다 상승하며 선전했다. 이는 당시 오염수 유출이 수산물 대체 수요를 유발, 한돈 소비가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당시 농경연이 소비자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염수 유출로 77.5%의 소비자가 수산물 소비를 줄였고 이 중 40.1%는 육류 소비를 늘렸다. 또 대체 소비 대상은 한돈이 40.1%로 가장 높았다. 농경연은 원전 사태가 한돈 소비를 10% 이상 늘리면서 돼짓값에는 17% 가량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 출하 증가로 인한 하락 요인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현재 한돈 시장이 살아나려면 무엇보다 소비 활성화가 필요한 시기다. 지난 13년 상황에 비춰볼 때 여름철 한돈 시장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워낙 반대 악재들이 만만치 않아 휴가철 한돈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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