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한-미 FTA 10년, 끝이 아닌 시작이다
[기자의 시각] 한-미 FTA 10년, 끝이 아닌 시작이다
  • by 임정은

이달 미국과 FTA가 발효된 지 10년을 맞았다. 양돈을 비롯한 농축산업계에도 중대한 사건이었지만 국가 경제 전반에 있어서도 기대가 컸고 그 기대가 농업계에 희생을 강요한 주요 이유이기도 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한-미 FTA에 대해서는 농축산업계를 제외하고 모두 ‘하길 잘했다’를 연발하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미 FTA 10년을 정리하는 보고서를 통해 한우 산업에 있어서 한-미 FTA가 우려와 달리 피해가 제한적이었고 이를 계기로 한우 고급화를 이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우 사육두수가 늘고 가격이 올랐다는 점이 피해가 제한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주된 이유다. 이렇게 따지면 한돈 역시 한미 FTA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던 셈이다.

그런데 FTA의 효과뿐만 아니라 피해 역시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FTA의 효과로 미국산 돼지고기, 쇠고기 수입량이 증가했음에도 현재 국내 소 값, 돼지 값이 버틴 것은 국내 소비 시장의 힘이지 결코 FTA의 피해를 무시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더구나 미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는 아직 다 철폐되지도 않았음에도 이미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지 오래다. 수입 쇠고기는 한돈도 신경 쓸 수밖에 없어 한돈산업 입장에서 한-미 FTA에 대한 불만과 불안은 더 크다.

미국 육류수출협회는 지난 1월 자국의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출 실적에 대한 논평 자료를 통해 한국은 어려운 돼지고기 수출 시장에서 몇 안 되는 밝은 지점이라고 지목했다. 또 쇠고기에 있어서 한국 수출이 일 년 전보다 39% 급증, 수출 시장 중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선데 대해 만족을 표했다. 특히 FTA로 앞으로 관세가 더 낮아지는 만큼 시장 전망은 더 밝다고도 했다. 무관세가 될 26년까지, 그리고 그 이후 한국 시장에서 계속될 창창한 미국산 쇠고기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10년이 지났으니 이로써 한-미 FTA에 대한 우려는 지나쳤다고 결론을 내리는 게 과연 맞을까? 한-미 FTA는 이제 시작이다. 양돈 등 국내 농축산업계의 진짜 싸움도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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