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물가 안정, 수입이 능사 아니다
[기자의 시각] 물가 안정, 수입이 능사 아니다
  • by 임정은

최근 강원도 고성과 인제군 소재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양돈농가 모두 끈질긴 ASF와의 전쟁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그런 양돈농가들을 더 기운 빠지게 하는 건 다른데 있다.

최근 금겹살 논란이 재점화됐다. 비단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올해 소비자 물가 통계가 나올 때마다 농축산물은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거론됐고 그 중에서도 삼겹살 가격 상승은 단골 소재였다. 이런 가운데 발생한 이번 ASF는 돼지고기 수급과 삼겹살 가격 급등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사들을 낳고 있다. 살처분 두수가 미미해 수급 영향은 없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명도 소용없어 보인다. 향후 돼지고기 가격 상승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사들을 보면 금겹살, 급등, 폭등과 같은 자극적인 제목을 단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흐름이 더 우려되는 것은 하반기 돼지고기 수입을 더 부추기는 건 아닐까해서다. 정부는 이미 계란 수입으로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여론에 대응해왔다. 그리고 실제 얼마 전 홍남기 부총리는 물가 안정을 위해 돼지고기와 쇠고기 수입이 평년 대비 각각 5%, 10% 확대될 수 있도록 수입 검사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금겹살’ 기사들은 수입 확대를 정당화하는 명분을 쌓고 있는 것처럼 비춰질 정도다.

농축산물 가격을 물가 안정 차원에서만 보면 수입 확대도 얼마든지 정당화될 수 있다. 한돈 산업이 ASF라는 위기 속에 있어도, 또 앞으로 계절적으로 출하가 늘어나는 시기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물가 안정도 결국 국내 농축산물 시장과 산업의 안정 없이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 같은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이 당장 하반기 수입 물량보다 더 우려되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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