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매년 이맘때 육성돈 위궤양 폐사 많은 이유
[양돈현장] 매년 이맘때 육성돈 위궤양 폐사 많은 이유
  • by 홍종욱
홍종욱 박사(주)팜스코 전략사업본부
홍종욱 박사(주)
팜스코 전략사업본부

더위가 시작되면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 있다. 여러 가지 중에서 육성돈 구간에서 발생하는 위궤양에 따른 폐사를 이슈화하고자 한다. 궤양 부위의 출혈로 인해 위장에 혈액 또는 혈액이 뒤섞인 소화혼합물이 관찰되고 때에 따라서는 혈괴(clotted blood)도 확인할 수 있다. 영양적인 요인도 일부 있겠지만 여름부터 시작해 9월까지 특정한 계절에 집중된다면 영양적인 요인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궤양에 따른 폐사 원인을 영양적인 요인으로 설명하는 내용(에너지 함량이 높은 사료, 조섬유 함량이 낮은 사료, 옥수수와 소맥함량이 높은 사료, 입자도가 낮은 사료 등)을 살펴보면 덴마크 덴브리드(바로가기)의 기술자료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데 특정 시기에 발생하고 사라지는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필자가 판단하는 위궤양에 따른 폐사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한 고온 스트레스 환경에서 밀사 요인까지 겹치면서 돼지들이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에 따라 사료섭취량이 급감하면서 위궤양이 급성으로 진행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 지게 된다. 이러다가 일교차라는 변수가 추가되면 육성돈 구간에서 위궤양으로 인한 폐사는 급증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서 호흡기 질병이 나타나고 그 뒤를 이어 위궤양에 의한 폐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올해의 경우 5월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5월 전국 평균기온은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낮았지만 비가 내린 날을 전후로 일교차가 심했다. 5월 강수 일수가 무려 14.4일로 지난 73년 이후 5월 중 기장 많은 비가 내렸다. 잦은 강수는 일교차를 크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기후변화가 육성돈 구간에서의 위궤양에 따른 폐사 발생 시기를 앞당긴 것 같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시작되었다.

위궤양이 검출된 돼지 내장 사진
위궤양이 검출된 돼지 내장 사진

덴마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천101개 비육돈 위장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29.8%의 개체에서 위궤양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해결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사료와 물 섭취량 증가이지만 현장에서 이러한 노력은 하고 있다고 본다. 근본원인은 위장 내 pH를 끌어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하절기에 한해서 중조 첨가를 권장한다. 현장에서 실험을 해 보면 중조를 첨가했을 때 위궤양 지수가 0(정상)인 개체의 비율이 3%였던 것이 20%까지 개선된다. 위장의 건강도가 개선되는 것이다. 이에 따른 폐사율도 크게 개선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사료섭취량이 줄어든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들어 위장 건강도도 높이면서 사료섭취량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품들이 있으니 이를 고려해 보기 바란다.

국내에 다산종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로 인해 돼지들의 소화기관 건강도가 약해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돼지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액을 체표면 가까이로 이동시킨다. 이에 따라서 소화기관으로 이동하는 혈액량이 줄어들게 된다. 참고로 돼지 소화기관은 총 에너지 소비량의 20~35%를 차지하며 총 산소 소비량의 25%가 소화기관에서 사용된다. 따라서 고온 스트레스에 따른 혈액 이동의 변화는 영양소 소화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액 내 코티솔 수치가 높아지면서 성장호르몬 분비가 저하되고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한 산화적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면서 결과적으로 소장 융모가 손상된다. 폭염이 시작되면서 육성, 비육돈에서 연변이 발생하는 것은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산화적 스트레스가 높아진 상황 하에서 영양적 솔루션으로 비타민 E나 C 급여를 권장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셀레늄, 비태인 등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장 건강도를 높이기 위해 크리닝을 권장하며 유기산제 급여도 시기상 좋은 처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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