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길수록 돼지 값 하락 폭 커져
장마 길수록 돼지 값 하락 폭 커져
최장 13년(49일)=7월 돈가 11%↓
최단 18년(11일)=1.4% 하락 그쳐

올 7월 하순부터 약세로 돌아서
캠핑 등 야외 소비 위축, 출하도↑
  • by 임정은

한돈 시장이 휴가철에도 잔뜩 움츠린 가운데 역대급 장마와의 연관성이 주목되고 있다.

7월 중순 5천100원대까지 올랐던 한돈 시세는 31일 4천138원으로 보름여만에 1천원 가까이 하락하며 평균 돈가를 끌어내렸다. 매년 이맘때 즉 7월 중순 이후로는 방학이 시작되고 기온이 오르면서 돼지 값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그런데 올해는 기대됐던 휴가철 수요 특수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정도의 위력적인 장마가 더해지면서 돈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장마는 제주의 경우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 이어졌고, 6월 24일 장마가 시작된 중부 지방은 8월 11일 현재도 이어지고 있어 2013년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이처럼 장마가 길게 이어지면서 최근 살아나기 시작하던 캠핑 수요를 포함해 외부 활동이 어려워져 기대됐던 휴가철 수요가 살아나지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실제 장마와 돼지 값의 관계가 통계적으로도 입증될 수 있을까?

2010년 이후 전국 평균 장마일수가 가장 길고 강수량이 많았던 해는 13년(24.2일, 406.5mm)이며 반대로 가장 짧고 적었던 해는 18년(10.5일, 283mm)이다. 그런데 13년 7월 평균 돼지 값은 3천891원으로 6월 4천374원보다 11% 하락했으며 8월 4천166원에 비해 낮았다. 반면 18년은 7월 5천120원으로 6월 5천192원보다 1.4% 하락하는데 그쳤으며 8월 4천838원에 비해서도 높았다. 13년과 18년만 놓고 보면 장마 기간과 돼지 값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결과다. 또 13년만큼은 아니지만 장마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13년 다음으로 많았던 16년(16.1일, 332.7mm)도 7월 돼지 값이 4천881원으로 6월 5천437원 대비 10% 하락, 다른 해보다 7월 돈가가 낮았다.

물론 장마는 돼지 값을 결정 짓는 공급과 수요, 그 중에서도 수요에 관계되는 여려 변수 중 하나인 만큼 다른 해의 경우 장마의 정도와 돼지 값의 흐름이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았다. 다만 올해처럼 역대급 장마의 경우 휴가철 돼지 값 형성에 중요한 야외 소비에 제약 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장마가 계속되면 상대적으로 여름 폭염도 누그러져 돼지 출하에도 영향을 주면서 공급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7월 출하두수는 148만마리를 기록, 7월 출하물량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8월초 돼지 값이 4천원 중반대로 다시 오른 가운데 장마가 끝난 지역 중심으로 휴가철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게 현장의 전언이다. 또 중부지방도 장마가 이달 17일 임시공휴일까지 예정돼 있어 그동안의 소비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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