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기본 지키지 않으면 돼지 키울 자격 없어”(1/23)
[특별인터뷰]“기본 지키지 않으면 돼지 키울 자격 없어”(1/23)
  • by 양돈타임스
[특별인터뷰]“기본 지키지 않으면 돼지 키울 자격 없어”

이정배 서울경기양돈조합장

경제사업 활성화로 조합원에게 믿음 줄 터
핵심조합원사업 위해 다양한 지원책 마련
질병·분뇨처리 문제 정부가 적극 해결을
안전 돈육 생산과 인재 육성에 역점 둬야

서울경기양돈조합 9대 조합장으로 취임한 이정배 조합장은 취임 달포 반 만에 핼쑥해진 모습이다. 취임 이후 집에 12시 전에 들어간 적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인 탓에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단다. 여(女)기자에게는 그저 솔깃한 완벽 다이어트 비법 같지만 그가 뿜어내는 여러 가지 사업 제안과 말솜씨에서 그의 활동과 고민이 엿보였다.
“저 역시 조합장이기 이전에 양돈인입니다. 우리 조합이 부실조합이었을 때 조합원들의 인정을 받지 못했죠. 조합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조합을 만들기 위해 조합장이 된 만큼 신뢰가 가는 조합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조합직원들 보다 더 많은 사안을 파악하고 있는 조합장에 대한 놀라움을 뒤로 한 채 올 한해 계획을 물었다. 이 조합장은 “조합원을 위한 조합을 만들고 직원간의 화합 및 위계질서 확립이 첫째 목표”라며 “전반적으로는 수익이 나는 조합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합원들의 경제 사업을 임기 내에 중점적으로 활성화 하는 등 조합발전을 위한 계획을 이미 4~5가지 정도 구상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 조합장은 “06년도 사업을 보면 계획 대비 흑자를 이루었다”며 “올해는 경기 침체를 비롯해 경제적으로 여전히 어렵겠지만 금년 목표인 42억원 초과달성을 이루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돈농가에 대한 지원 사업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농협중앙회의 핵심조합원 육성 사업을 중심으로 출하와 사료부분의 지원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현재 중앙회 공판장 출하 방침이 30%인데 반해 우리는 26%로 4%P가 모자랍니다. 이를 늘리기 위해 조합 자체적으로 장려금 제도를 검토, 출하 두당 금액을 지원하거나 차량운반비를 지원하는 등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질 좋은 사료 공급에 대해서도 언급, “조합원에게 보다 질 좋은 사료를 공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건국대학교 교수의 자문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사료공급과 출하의 여러 고민들이 경제사업 분야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많은 조합들이 브랜드 사업을 추진, 진행하고 있다며 서경양돈조합의 브랜드 방향에 대해 묻자 이 조합장은 “업종별 조합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브랜드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라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조합도 현재 네임잉(이름붙이기) 작업은 끝났고 브랜드 상표등록도 마친 상태”라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만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이정배 조합장이 생각하는 조합과 양돈농가, 정부의 역할이 내심 궁금해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자신이 대답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럼에도 잠시 생각을 고른 그는 각자의 역할에 대해 그동안 생각했던 내용을 거침없이 얘기했다. “일단 양돈농가들은 흔히 하는 얘기지만 자기들이 할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농가가 지켜야할 상황들을 솔선수범해야 정부나 조합 등에 지원을 요구해도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질병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질병, 방역은 축산인들의 의무고 꼭 지켜야 할 사항입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중부출장소장도 맡고 있다는 그는 “무상으로 돼지 열병 백신과 방역기, 소독기 등을 보조해줘도 농가에 가보면 방치되어 있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며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돼지 키울 자격도 없다”고 강력히 역설했다. 또한 양돈인들이 꼭 가지고 있어야할 개념에 대해 “질병이라는 것은 내 농장에서 발생된다고 생각해야지 다른데서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10년 20년 양돈업을 영위한 내 농장이 오염돼 질병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농장주위의 소독개념이 확실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PMWS(돼지이유후전신소모성증후군)와 같은 소모성질병과 분뇨처리 등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에서 역시 농가에게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 지금은 흔히 말하는 PMWS 등으로 양돈농가들이 엄청난 피해를 받고 있다”며 정부가 백신 개발이든 확실한 원인 파악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양돈농가들에게 너무 좋은 농지법을 개정했으면 이전이 가능한 구체적인 내용도 마련해줘야 한다”며 시설자금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조합장은 FTA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림부에 가보니 FTA 체결에 대한 대책이 마련된 것이 없더라”며 “FTA를 미국하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와 하는 만큼 속히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정배 조합장은 양돈현안을 묻는 질문에 양돈농가의 가장 큰 문제로 질병과 분뇨처리를 꼽았다. 이 조합장은 “해양배출을 하고 있는 양돈농가들은 투기량 감축 정책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분뇨수거 업체까지 분뇨처리비용을 40~50%까지 인상할 계획을 보이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원가는 오르고 생산성도 낮아진데다 질병으로 돼지는 죽고 있어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양돈농가들의 설 땅이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이정배 조합장은 양돈업이 더욱 전문화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찾는 돼지고기 생산과 양돈장 인력 공급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는 등 안전 축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은 양돈인의 의무이자 과제입니다. 또한 양돈업을 전문화하기 위해서는 2세 양돈인을 육성,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 조합장은 역대 조합장들이 찾지 않았던 연천, 강화 지역을 비롯해 충북지역을 수시로 방문하면서 조합 확대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 보다 한 발 앞서 조합원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 제시하는 등 취임 후 짧은 기간 동안 무서울 만큼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조합장의 활동이 향후 서경양돈조합의 발전 기반이 되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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