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그린 래시’, 어떻게 봐야 할까
[기자의 시각] ‘그린 래시’, 어떻게 봐야 할까
  • by 임정은

올해 유럽에서는 의회 선거가,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그래서 올해를 세계 선거의 해라고도 부르는데 그 결과에 따라 세계 질서에도 중요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탄소 중립, 친환경 정책이다. 양돈 등 국내 농축산업에도 탄소 중립은 떼려야 뗄 수없는 가치이자 흐름이다. 탄소 중립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지만 이만큼 국내 농축산업 전반에 걸쳐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는 가치가 또 있을까 싶다. 농정의 큰 틀을 결정하고 각종 규제의 근거가 되며 소비 시장에서는 진짜 고기의 자리를 위협하기도 한다.

그런데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의 가치가 도전받고 부정되기 시작했다. 올해 6월 치러지는 유럽 의회 선거에서는 우파가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파는 탄소 중립, 친환경 정책에 대한 피로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환심을 얻고 있다. 선거 전략이라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많은 EU 시민들이 친환경 정책, 그 반대에 선 우파를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동안 불가침의 가치로 여겨지던 탄소 중립도 현실에 눈 감은채로는 계속 지지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정확한 것은 올해 선거 그 이후를 봐야겠지만 최근의 ‘그린래시(녹색 정책에 대한 반발)’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탄소 중립의 폐기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현실적으로 결코 녹록치 않은 목표라는 사실, 그리고 그에 따라 치러야 하는 대가, 실현 가능성에 대해 다시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친환경의 가치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실의 여론 지형에서 그에 못지않게 국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국내 농축산업의 가치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계기도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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