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돼짓값 ‘숨통’…곳곳 암초...아직 갈 길 멀다
[심층분석] 돼짓값 ‘숨통’…곳곳 암초...아직 갈 길 멀다
1~2월 돈육 공급량 10% 이상 늘어
출하 준 2월도 수입량 많아 공급 증가
전년 대비 하락세서 3월 상승세 반전
삼삼 이후에도 할인 계속 소비 북돋워
경기 침체 속 외식 시장은 계속 찬바람
한돈 하락에도 외식 삼겹‧갈비는 올라
부담스런 외식 대신 저렴한 가정 소비로

수입육 등 한돈 안정 위협 복병도
물량 는 수입육 대형마트서 할인 전개
고금리 속 가계 소비 여력 개선 아직
소비가 관건…불씨 계속 살려나가야
  • by 임정은

돼짓값이 최근 상승 흐름을 탔다. 계절적으로 오름세에 진입할 시기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이던 돼짓값이 1년여만에 상승 반전해 최근의 상승세가 더 주목되고 있다. 특히 작년 대비 공급량이 증가했음에도 작년보다 일주일가량 먼저 5천원대에 진입했다. 올해 한돈 시장에 대한 청신호일지, 위험 요인은 없는지 한돈 시장에 대한 중간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공급 증가에도 상승 반전=올 1월 돼지 출하가 한달 출하물량으로는 사상 최대치인 183만마리로 전년 대비 무려 19% 급증했다. 이에 2월 출하가 작년보다 다소 줄었지만 2월말 현재 돼지 출하물량은 일년전보다 8.2% 많은 341만마리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출하도 많은데 수입량까지 늘었다. 1월과 2월 각각 4만톤씩 들어오면서 2월말 8만여톤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가 증가했다.

이에 한돈과 수입육을 합하면 올해 공급된 돼지고기는 2월말 28만6천톤(1월 15만1천여톤, 2월 13만6천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만3천톤 대비 13%가 많았다. 월별로도 1월은 물론이고 작년보다 출하가 적었던 2월도 수입량이 한돈 감소분을 상쇄할 만큼 증가하면서 역시 작년보다 공급이 많았다. 3월은 올해 작업일수가 작년보다 줄어 도축두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19일 현재 하루 평균 8만1천두로 작년과 비슷하다.

돼짓값은 이처럼 공급이 늘고 소비도 저조했던 탓에 1월(4천386원, 전년비 7.8%↓), 2월(4천272원, 1.2%↓) 모두 작년보다 하락했다. 그런데 3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3월 7일 4천600원대, 12일 4천800원대, 14일 4천900원대, 그리고 18일 5천원대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것은 물론 초순부터 작년 동기간 돈가를 웃돌고 있다. 계절적 흐름상 남은 기간 더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3월 돼짓값은 상승 반전할 것으로 보인다. 돼짓값이 전년 동월보다 오르는 것은 작년 4월 이후 1년여만(9월 제외)이다.

■가정 소비의 힘?=상승세가 시작된 시점을 보면 역시 소비가 주요 상승동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삼삼데이 할인행사 이후 소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수 있지만 올해는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한돈과 한우의 할인행사를 연장하며 소비 분위기를 계속 북돋고 있다.

또 한 가지 외식 시장과의 연관성도 따져볼만하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돼지고기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하락했다. 반면 외식 물가 평균 지수는 119.79로 작년보다 3.8% 오른 것을 비롯해 전 품목이 작년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로, 이 기간 산지가격은 하락했지만 외식 삼겹살과 돼지갈비 역시 일년전보다 2.4%, 3.6% 올랐다.

경기 침체로 씀씀이를 줄여야 하는 소비자들로서는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른 외식 물가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식 경기가 살아나는 듯 했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경기 침체로 부담스러운 외식 대신 집에서 해 먹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아닌지생각해 볼 대목이다. 더구나 최근 계속되는 한돈 할인행사는 외식 대신 가정 내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유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돈 걸림돌도=한돈이 이대로 순탄하게 성수기로 진입한다면 좋겠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한돈 할인행사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가 계속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역시나 수입육이 가장 큰 불안 요인이다. 올 1~2월과 같은 기세로 계속 증가한다면 시장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구이류 냉장 수입육의 경우 외식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대형마트 등에서 할인행사를 지속, 저렴한 가격으로 처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 저렴한 가격의 수입 돼지고기가 계속 시장에 공급을 늘리게 되면 한돈 시장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전반적인 소비 여력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도 한돈 소비에는 결코 우호적일 수 없는 변수다. NH투자증권은 최근 ‘2분기 국내외 축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2분기 한돈 수요에 있어서 대내외적 환경, 즉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 가계 연체율 상승 등이 가계의 이자비용 부담을 지속시키고 소비 개선 기대감도 축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농촌경제연구원 양돈관측에 따르면 올해 돼지 출하가 작년보다 줄고 수입량도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대로라면 공급 측면에서는 올해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될 성 싶다. 때문에 역시나 관건은 소비로 모아진다. 지금의 한돈 소비 시장의 활력을 지속시켜 나가는데 업계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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