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투자는 언감생심…농업 미래가 불안하다
농업 투자는 언감생심…농업 미래가 불안하다
고령화-수익 등 농정 여건 악화로
투자 미미하고 하더라도 기설 개보수
농업 생산성 제고‧혁신 기대 난망
투자 활성화하려면 소득 안정 급선무
  • by 임정은

많은 농업인들이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어려운 농정여건, 불확실한 미래, 농가의 고령화 등이 주된 이유로 한국 농업의 미래도 같이 불안해지고 있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은 ‘농가 부채와 금융 조달 현황, 진단과 과제’란 보고서를 통해 올 1~2월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농가 경제 여건 및 투자 의향, 자금 수요 및 조달방식 등을 설문 조사,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3년 영농 조건이 악화되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향후에도 적극적인 투자 의향이 낮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응답자 중 67.2%는 23년 농업 수입이 줄었고 66.8%는 경영비(생산비)가 늘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향후 5년 농업 수입과 소득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영농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농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21~23년 농업 부문 투자 규모에 대해 66.6%가 3천만원 미만으로 투자했다고 답했으며 19.8%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투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농사 여건이 좋지 않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즉 향후 농사의 불확실성이 크고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경제적 이유가 농업인들이 투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이며 동시에 경영주의 고령화로 투자에 따른 기대 수익이 줄어드는 점 역시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농경연은 설명했다.

특히 이 같은 저조한 투자 의지는 농업의 미래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향후 5년 투자할 부문에 대해 기존 농업 시설을 개보수(24.4%)하거나 투자 의향이 없다(20%)는 비율이 높았다. 이에 비해 하우스, 유리온실, 스마트팜 등 규모화 또는 자본화와 관련된 투자 의향은 10%도 채 되지 않았다. 이는 향후 농업 생산성 제고와 혁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농경연은 농업 부문 투자 활성화와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내적-외적 자본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 중에서도 내적 자본 제한, 즉 경영비 압박이 늘어 투자를 꺼리게 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농업 소득을 안정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제도 개선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농업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농업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부 금융기관을 통한 외적 자본제한을 피하려면 농업 자금 접근성을 개선,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업 소득을 안정화시키더라도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자금 조달 및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의 출연금 규모를 확대해 농신보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금리 부담을 줄이는 노력도 중요한 과제. 설문 결과 농업인들은 현재 금리 수준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 금리 인상 시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업 자금 이차보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상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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