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1조원대 손실 보고만 있을 것인가
[기자의 시각] 1조원대 손실 보고만 있을 것인가
  • by 김현구

2015년 한돈협회가 의뢰해 연구용역으로 발표된 ‘구제역 백신주 선정 및 접종횟수에 따른 경제성 분석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구제역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육 피해 금액은 연간 2천7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를 볼 때 지난 2017년 구제역 백신 2회 접종 의무화 이후 7년간 피해 금액은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이 농가들의 경제적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상육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거론되는 피내 접종용 백신 도입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2019년부터 돼지용 피내접종 백신을 개발하고, 현장 적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상용화를 위해 국내 구제역 백신 생산을 위해 제조 시설을 구축할 사업체로 공동 컨소시엄 ‘(주)FVC’를 선정하고, MOU 체결을 통해 기술을 지원하는 등 피내 접종용 백신 제품화를 독려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검역본부의 제품 상용화 전망은 매년 늦춰지고 있다. ㈜FVC가 현재 구제역 백신 국산화 공장은 완공됐으나 이후 내부 설비 설치가 지지부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 이에 검역본부도 피내접종용 백신 상용화가 26년말 이후에야 시험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것도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농가들은 한 숨만 내쉬고 있다. 현재 한 업체 기준 피내접종용 무침 주사기는 약 650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허가한 피내접종용 백신이 없어, 농가들은 차선책으로 기존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현장에 따르면 무침 주사 사용시 이상육 발생이 크게 저감된다는 실증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항체양성률도 이상 없다는 분석이다.

농가들은 올 시작부터 두당 6~7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이상육 패널티 두당 1~2만원까지 포함한다면 적자는 두당 10만원에 육박한다. 그리고 26년말까지 피내접종용 백신이 도입되지 않을 시 총 누적 손해는 10년간 최대 3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검역당국은 국산화 백신 업체에 피내접종용 백신 개발을 더욱 채찍질해야 할 것이다. 혹시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수입 항원 도입을 통한 제품 개발도 지금부터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해결할 수 있음에도 매년 몇 천억원대의 농가 손실을 눈으로 보고만 있다면 이는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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