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삼삼데이를 소비 전환점으로
[칼럼] 삼삼데이를 소비 전환점으로
작년 과지방 삼겹으로 여론 질타
철저한 준비와 검사로 명예 회복
  • by 김오환

유전적 돌연변이는 드물다. 어쩌다 한번 나타난다. 문제는 어쩌다 한번 나타날 때다. 그것이 사고를 치고 문제를 증폭시킨다.

작년 삼삼데이 때 삼겹살이 그랬다. 몇몇 과지방, ‘돌연변이’ 살겹살 때문에 양돈업계는 여론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마치 양돈업계가 휴가철이나 축제에서 한목 잡으려는 몰지각한 상인으로 매도당했다. 당시 필기단마(匹騎單馬)로 변명하고 대변하고 싶었지만 불같은 여론에 대응할 수 없어 지켜만 봤다. 또 보도된 삼겹살이 과지방이라 묵묵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돼지고기 품질은(농가가 필자보다 더 잘 알지만) 품종에 따라, 사양관리에 따라, 농장 수질에 따라, 관리자 능력에 따라, 돈사 시설에 따라, 급여 사료에 따라, 출하 전/후 관리에 따라, 질병 감염 여부에 따라, 도축 과정에 따라, 육류 보전 방법에 따라, 보관 기간에 따라~~등등 조금씩 다르다. 공산품처럼 일정할 수 없다. 같은 돼지의 같은 부위에서도 맛있는 부위가 있고 맛없는 부위가 존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게 고기다.

하지만 소비자는 육류도 공산품처럼 일률적이고 일정하고 뭔가 정형화된듯한 고기를 원하고 있는 게 시대적 상황이다. 맛이나 품질뿐만 아니라 외관(색-모양)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해 3.3데이 과지방 삼겹살은 공적(公敵)이 됐다. 그것이 여론화되면서 당국과 농가는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농축산부는 작년 6월 ‘삼겹살 품질 관리 매뉴얼(삼겹=비계 1cm, 오겹=1.5cm)’을 만들어 전국 가공장과 판매장에 배포했다. 아울러 작업자에 대한 교육도 당부했다. 한편으론 그 ‘바쁜’ 농축산부가 삼겹살 매뉴얼까지 시시콜콜하게 만들어 배포했다고 지적할 수 있다. 허나 긍정적 측면도 없지 않다. 삼겹살 매뉴얼을 가공장에게 당부하고 권고함으로써 과거보다 일정하고 일률적인 삼겹살이 공급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또한 수입 삼겹과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그간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제기된 구매자의 불평불만이 수입 삼겹 외관은 일정한데 한돈 삼겹은 그렇치 않다는 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겹 관리 매뉴얼이 수년 내 정착된다면 한돈 삼겹 외관 이미지 제고에 크게 이바지, 소비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삼겹 메뉴얼 과정에서 손질을 한번 더 함으로써 인건비 추가 부담 논란과 정육량 감소, 과지방에 의한 가격 후려치기 등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속담에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올해 삼삼데이는 지난해 전철을 밟지 말고 가공장-매장에서 철저한 준비와 검사를 거쳐 출시, 한돈 삼겹의 명예를 회복했으면 한다. 마침 일요일이라 소비에 있어 좋은 기회다. 특히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삼삼데이를 소비 회복의 전환점으로 되도록 조합-협회-자조금이 심기일전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가들이 양질의 한돈을 생산하는 일이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이 어울리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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