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농민들 일제히 거리로
유럽 농민들 일제히 거리로
독 프 벨 등 시위 잇따라
환경, 수입 정책 등 불만 누적
농업용 디젤 지원 중단에 폭발
  • by 임정은

유럽의 농심이 들끓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 농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이처럼 봉기한 것은 과도한 환경 규제와 값싼 수입품과의 경쟁, 그리고 높은 생산 비용 등이 원인이 됐다.

독일은 지난달 베를린에서 3만여명의 농민들이 모여 농업용 디젤 세금 감면 폐지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폴란드에서는 EU가 우크라이나의 값싼 농산물을 수입하는데 항의하는 시위가 있었다. 지난달 말 있었던 프랑스 농민 시위는 더욱 격화된 양상을 보였다. 농민들이 트랙터로 프랑스 전역의 도로를 막고 건초 더미에 불을 붙이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정부가 농업용 디젤에 대한 국가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환경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나섰지만 프랑스 농민들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어 벨기에서도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나와 지브뤼헤 컨테이너 항구로 접근하는 도로를 차단하는 등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 역시 생산비 상승과 EU의 환경 정책, 값싼 수입 식품에 대해 항의했다. 이달 들어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로도 시위가 번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 노력의 일환으로 농업용 디젤에 대한 지원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이 도화선 역할을 한 셈이지만 일찍부터 EU 농민들의 불만은 누적돼 왔다. 그동안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와의 연대 차원에서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한편 남미 메르코수르와의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이로 인해 폴란드 등 몇몇 동유럽 국가들은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나서며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또한 EU의 각종 친환경 정책이 점차 강력한 규제로 옥죄어 오는 데서도 불만은 쌓여갔다. 시위가 격화되자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일 농가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무역 협정 시 농민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며 농심 달래기에 나섰다. 또 프랑스 정부는 농업용 연료 면세 유지와 각종 규제 완화 등을 약속하고 나서면서 농민단체들도 1일 트랙터 봉쇄 시위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약속 이행 여부에 따라 다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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