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4년 양돈업은 새로운 분기점
[칼럼] 24년 양돈업은 새로운 분기점
생산성 뒷받침 안 되면 도산 우려
밭 가는 농부처럼 앞만 보고 가길
  • by 양돈타임스

어려운 가운데 어려움이 있는=난중지난(難中之難), 눈 위에 서리가 내려 더 춥게 하는=설상가상(雪上加霜), 사방에 도와줄 친척이 없는=사고무친(四顧無親). 엎친 데 덮쳐. 2024년 새해 벽두 한국 양돈업 현실에 가장 적합하게 표현한 사자성어와 관용구가 아닌가 한다.

먼저 국내 상황을 보자. 고금리의 영향을 올해 받는다. 사료 외상 농가의 경우 지난해 금리가 최고조로 상승했을 때 계약을 했기 때문에 고금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돼짓값이라도 좋으면 금리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돈가마저 폭락, 고통이 갑절이다. 또 수차 말했듯이 고금리 여파로 소비도 덩달아 위축돼 돼짓값이 쉽게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부가 수매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줬으면 좋으련만 쉽게 응할 것 같지는 않다. 또 환율도 1300원대서 내려올 여지가 약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옥수수 대두 등 사료원료 시세가 약세를 형성, 불행 중 다행이다.

국외 여건을 보자. 미국이나 유럽 등 돈육 수출국들도 돼짓값 하락에 여유롭지 못하다. 이들 나라도 코로나 이후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수출이라도 잘 돼야 하는데 최대 수입국인 중국 역시 경기 둔화로 소비 감소에다 자국의 출하 증가로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로써 미-유럽의 돈가는 작년보다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수출 길만 보이면 어떻게라도 수출을 늘릴 태세다.

세계 경제라도 좋으면 좋으련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연초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이는 23년 2.6%(추정치)보다 0.2%p 낮은 수치다. 더욱이 세계 경제성장률은 22년부터 3년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 전쟁과 중동, 미-중 정세 불안, 고금리, 중국의 성장 주춤 등이 주요 요인이다.

이를 보면 24년 양돈업은 새로운 분기점이다. 23년에 이어 2년 연속 생산비 수준 언저리에 있어서다. 이 때문에 생산성이 낮은 농가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심하면 도산할 수도 있다. 생산성이 중간 규모의 농가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생산비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성이 좋은 농가라 하더라도 이익 창출이 어렵다. 소비 둔화로 돈가가 반등할 여지가 높지 않아서다.

농가들은 새해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어떻게~어떻게~해서 생산성 높이는 방안 말이다. 부족하고 미흡한 부분은 더욱 정진하고, 잘한 부분은 더 격려하면서 난관을 헤쳐나갈 것을 다짐했을 것이다. 그렇듯 새해에는 스스로 약속한 사항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소에 쟁기를 달고 밭 가는 농부가 됐으면 한다. 앞만 보고 가야 한다. 밭 가는데 집중하고 한눈 팔아서는 안된다. 뒤를 보면 밭을 제대로 갈 수 없다. 비뚤비뚤 틀어진다. 그러면 다시 뒤엎고 갈아야 한다. 한나절이면 밭은 뒤엎고 다시 갈 수 있지만 양돈은 그것과 다르다. 이는 농가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결연한 의지가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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