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칼럼]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농장 경영 개선 절호의 기회
문제점 찾아내 과감히 혁신
  • by 김오환

새해부터 답답하고 갑갑하다. 작년 12월 18일 돼짓값이 5천원대에서 갑자기 4천8백원대로 빠지더니 이제는 4천2~3백원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래도 과거에는 연말연시 소비로 작년처럼 허무하고 허망하지 않았다. 작년 12월 출하 두수가 증가했다 해도 그렇지, 돼짓값이 이같이 맥을 추지 못한 해(年)는 없었다.

문제는 이런 난국이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20일 여일 있으면 설날이고 달포 후면 ‘삼삼데이’임에도 그렇다. 이유는 하나다. 돈육 재고는 많은데다 출하물량이 줄지 않고 있다. 반면 소비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수중에 돈이 없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으로 고기를 사 먹을 여유가 없는 것이다.

몇몇 통계를 보면 이해가 빠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가계 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101%로 미국의 71%보다 많다. 소비자 물가상승률(3.6%)이 임금상승률(2.3~2.7%)을 앞지르고 있다. 그렇다면 새해 경제성장률이라도 높아야 하는데 2.1~2.2%로 작년(1.4%)에 비해 높지 않다.

09년 세계 금융 위기 때 경제성장률이 0.8%였지만 10년에는 6.8%로 성장했고, 코로나 첫해인 20년 성장률이 마이너스(-) 0.7%를 기록했지만 21년 4.3%로 올랐다. 그런데 24년 성장률이 23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의문이다.

이를 보면 작금의 돼짓값 ‘폭락’은 예견된 수순였는지 모른다. 예전처럼 연말 다소 ‘하락’은 예상했지만 돈가가 이렇게 ‘빠르고 깊은 늪에 빠질 줄’은 꿈에도 상상치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이 만만치 않다.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1분기를 잘 넘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농장 경영을 혁신해야 한다. 실적 좋고 주가 오르고 해피할 때 혁신은 어렵다. 힘들고 어려울 때 혁신은 가능하다. 혁신의 신(新)자를 파자(破字)해봤다. 도끼(斤)로 나무(木)를 베서 세우는(立) 일이다. 어설프게 하지 말라는 의미다. 새롭게 하라는 가르침이다.

농장의 경영을 교배 전/후, 이유 전/후, 출하 전/후로 나눠 하나하나 점검-분석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과감하게 고쳤으면 한다. 그럴 때 농장의 생산비가 감소하고 그 영향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경쟁력을 높아질 것이다.

그러면서 약품-백신 관리와 장화-옷 장비 등 농장의 방역 실태를 점검, 미흡한 점을 보충해 생산비 절감을 뒷받침했으면 한다. 아울러 소소한 비용도 줄이면서 내실 있는 경영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하는 바이다. 무엇보다 농장을 자주 들여다보는 것이다.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위기가 기회다. 기회를 놓치면 위기는 위험이 된다. 농가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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