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칼럼]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진부하지만 다사다난한 2023년
자존-자신감으로 슬기롭게 극복
  • by 김오환

올해 마지막 양돈타임스를 만들면서 일년을 되돌아봤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특히 돼짓값을 봤을 때 무난한 해는 아니었다. 돼짓값이 모든 것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돈가가 좋아야 어렵고 힘든 점을 덮을 수 있는데 돼짓값이 작년(kg당 5천227원)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어서다. 그 원인은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등 비(非)FTA 국가 돼지고기에 대한 할당관세와 고금리에 따른 경기둔화로 전반적인 소비가 감소한 탓이다. 이로써 한돈 재고량이 급증, 새해 양돈마저 어둡게 하고 있다.

질병 발생도 농가를 힘들게 했다. 새해 벽두 경기 포천에서 ASF가 터진 이후 12월 현재 10건(19년 9월 이후 총 38건)이 발생, 항상 노심초사하지 않으면 안 됐다. 특히 ASF 멧돼지 사체가 경북 청송에 이어 포항에서 발견, 안전지대인 경남북을 불안케 했다. 5월에는 한우와 염소농장에서 구제역이 터져 긴장감을 더했다. 고병원성 PRRS와 PED는 누에가 뽕잎을 조금씩 갉아먹듯이 농장의 생산성 저하에 직격탄을 날렸다. 무엇보다 민원으로 전남 보성 양돈농가가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 당국의 과한 규제에 농가의 울분과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그런 와중에 우군은 보이지 않았다. 적들만 나타났다. 진짜고기도 아닌 것들이 고기인양 까불었고, 양돈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함에도 침소봉대(針小棒大)해 농가를 불안케 했다. 농축산부도 심기를 불편케 했다. 매년 자조금 집행을 늦장 승인하더니 급기야 ‘관조금’이라는 야심을 들어내다 ‘작전상 후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 양돈업이 자생적으로 성장 발전해왔듯이 그 유전자는 올해도 유감없이 슬기롭게 발휘됐다. 돼지고기 소비에 있어 수입 돈육과 차별화만이 아니라 한돈 고급화를 통해 극복하려는 연구와 실행으로 자존감과 자신감을 이어갔다. 청년 한돈인들은 전국 조직을 통해 소비자와 함께 하는 미래 양돈 방향을 모색했고, 국회에서는 한돈 육성법과 경쟁력 강화법을 제정해 농가들을 응원했다. 협회도 10년 중장기 계획을 수립, 지속 가능한 양돈업 구축 의지를 밝히면서 정부에 매년 7천억원씩 10년간 7조원의 투입을 요청했다.

조합과 사료 등 관련업계도 경쟁력 제고를 뒷받침했다. 농장 경영안정을 위해 사룟값을 내리는가 하면 신제품 사료를 잇달아 출시, 생산성 향상을 이바지했다. 모돈 감소에도 출하 두수가 증가한 사실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MSY에서 입증됐다. 작년보다 0.5두 정도 향상된 것이다. 경사(慶事)도 많았다. 한국 양돈업 샘 역할을 한 용인자연농원이 지천명을 맞았고 팜스코 등 사료회사도 50주년을 자축했다. 도드람조합은 서울시대를 열었고 다비육종은 불혹(不惑)을 맞았다. 숨 가쁘게 달려온 23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독자님,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도 많은 지도편달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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