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돈 군사 사육, 세계적 성공 사례 없어”
“임신돈 군사 사육, 세계적 성공 사례 없어”
가축복지, 동물 5대 자유로 발전
동물운동가들로부터 오인돼 인용
축산 비전문가들이 동물복지 강조
세계 양돈장 형식적인 복지 진행
동물이 아닌 사람 관점 복지 시행
소규모 농장 폐업, 기업이 물려받아
한국 스톨 규제로 모돈 10%↓ 전망
일방적 강요서 자발적 환경 조성해야
  • by 김현구

○…한돈미래연구소(소장 김성훈)는 최근 ‘세계 주요 돼지고기 생산 국가의 가축복지 법령과 시행을 포함한 동물 복지 방향’에 대해 세계 양돈 수의 분야 전문의인 Dr. John Carr 박사에 의뢰, 최근 보고서를 보내왔다. 독자들의 가축복지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존카 박사의 보고서를 요약한다.…○

■가축복지의 배경과 정의=1822년 가축에 대한 반(反)학대법이 영국에서 제정되면서 유럽과 전세계에서 받아들여지고 확산되었다. 1960년대 사회혁명의 영향으로 가축기계(Animal Machines, 1964)라는 책이 편찬되었고 이를 통해 동물복지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노스웨일스대의 브램블 교수가 이끄는 브램블 위원회를 구성하여 브램블 보고서(Bramble Report)를 작성하였고, 보고서에는 농장 동물에 대한 5가지 행동(기립, 눕기, 돌기, 다듬기, 기지개켜기) 등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권고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1979년 브램블 위원회 동물의 5대 자유로 발전했다. 이에 따르면 △목마름, 굶주림, 영양 실조로부터의 자유 △적절한 안락함과 피난처 △질병‧부상의 예방, 신속한 진단 및 치료 △정상적인 행동에 대한 자유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 등이다.

하지만 현재 5대 자유는 오인되어 인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사람에게 미치는 건강 등의 긍정적인 측면보다 축산의 부정적인 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논의되고 있다. 가축복지의 또 다른 문제점은 가축복지를 설명하는데 있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며, 축산농장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는 동물 운동가들에 의해 종종 잘못된 의미를 담아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진정한 가축복지=우리는 여전히 돼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에 대해 정의 내리지 못하고 있다. 본래 돼지의 수명은 20년이지만, 사육되는 돼지는 운이 좋으면 3.5년을 살고, 비육돈의 경우 6~8개월을 살게 된다. 이 시기는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 정도다. 가축의 복지에 대해 논할 때, 돼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에 따른 관심사와 흥미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돼지는 들판이 아니라 숲을 좋아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목은 숲에서 사육되는 방식이 아니거니와 방목하는 경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또 다른 가축복지를 위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게다가 방목형 농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전염병에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놀잇감 제공의 경우에도 돼지를 잘 알지 못하는 비전문가들에 의해 제안됐다. 예를 들면 돼지에게 나무를 제공하는 것은 차단방역 관점에서는 큰 문제이지만, 중앙 유럽에서는 감독관이 시찰 왔을 때 복지 관련 부문의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 단미를 금지한 핀란드의 양돈농가에는 심하게 꼬리를 물린 돼지가 예를 들어 주간 10복 분만하는 농장의 경우 주당 4~5마리 발생이 정상인데, 추가로 눈에 띄게 꼬리가 물린 돼지가 20~30마리로 나타나면서 이 같은 사례는 가축복지를 위해 농가에서 현실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돼지 외 양돈농가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동물복지 시스템을 적용하고 싶다면 철저하게 국가 연구기관에서 충분한 연구를 통해 검증을 완료한 후 보급하여 농가들이 새로운 시스템 적용 실패로 손해를 보거나 파산하는 일이 없도로 해야 한다. 돼지복지를 위한 제도로 인해 농가가 힘들어지면, 받아들여지고 확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의 양돈농가는 가축복지를 위한 서류 작성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등 돼지와 양축가를 위한 가축 복지가 아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의 축산농가는 가축복지의 영향으로 소규모의 농장은 폐업하고, 대규모 농장은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세계 주요 돼지고기 생산 국가의 가축복지 현황=교배돈사는 교배 계획 두수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 성과 지표다. 양돈농가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것은 비육돈의 사육밀도이다. 사육 면적은 양돈농가에 상당히 중요한 사항이며, 많은 동물복지 지지자들은 축산이 인류에 주는 막대한 이익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현재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군사사육의 경우, 호주의 농가들은 프리스톨 시설을 이용한 군사사육 형태를 유지하고 점검이 끝난 후에는 다시 스톨에 넣어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권인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은 현재 특정한 가축복지 규정이나 권장 사항이 없다. 필리핀의 경우 한 번에 분만틀 1개월 이상 사용 제한, 임신한 모돈에 대해 6주 이후 스톨 사용 금지 등의 규정이 있으며, 베트남은 전 사육기간 동안 동물에 대한 학대 행위 금지가 있다.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국가의 경우 가축 관련 보호법이 발달되어 있으며, 멕시코의 경우 원활한 돈육 수출을 위해 유럽연합의 규칙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브라질은 헌법에 가축관리 개념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반영한 국가로서 스톨 관련 복지의 경우 2026년까지 검토하기로 한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다양한 가축 관련 규정이 있으며 매사추세츠 주를 통과하는 육류 포함(Massachusetts Question 3, 1981, 2016, 2021) 규정의 경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공간에서 사육된 모돈에게서 태어난 자돈의 돼지고기는 매사추세츠 주에 판매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별 사육 면적 관련 동향=유럽의 경우 돼지의 체중에 따른 단계별 사육면적 요건이 부당한 수준이며, 이를 인식하고 있지만 현재 법적으로 변경된 내용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생체중이 110kg을 초과하는 경우 사육두수를 30% 줄여야 한다. 호주의 경우 과학적인 근거와 체중을 기반으로 한 공식(필요 면적 ㎡=0.03*체중)을 활용하여 사육공간을 산출하고 있다. 캐나다는 돼지 사육 공간 제공에 대한 규정을 준수하는 것에 대해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황이다. 현재 최소 소요 면적을 기준으로 돈사를 설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30년 전에 규정된 125kg 이상 비육돈 두당 0.75㎡는 변동이 없지만 세부 사항은 수정됐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양돈농가는 없는 상황이다.

■긍정적인 가축복지=가축복지에 대한 논쟁은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축산의 부정적인 측면을 초점으로 논의된다. 돼지와 농가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동물복지를 논의해야 하며, 사람이 원하는 복지가 아닌 돼지가 원하는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 많은 농장에서 돼지는 사람을 무서워하는데, 이것은 복지 시스템의 일반적인 초점인 돈사 디자인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진정한 돼지의 복지를 위해서는 돼지와 사람이 서로 이해하고 친밀해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돼지는 잠자리와 화장실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정상적인 행동(항복, 도망, 회피, 탈출 등)을 할 수 있도록 적당한 규모의 돈사가 제공돼야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 축사나 인공지능을 통해 정밀 사양 사육방법을 개발하여 더 많은 농가들이 동물복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돼지를 관리할 수 있는 면허를 발급해야 돼지가 요구하는 것에 알맞은 관리 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리자 면허 제도를 만드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한돈산업을 위한 제언=유럽의 경우 1965년 농장 평균 사육 규모가 모돈 20두였던 시절에도 슬랏 돈사, 높은 사육 밀도, 환기 불량, 꼬리물기 방지를 위한 단미, 모돈의 스톨 사육 등의 이슈를 가지고 있었다. 60년이 지난 현재 이슈 또한 과거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임신 스톨 등 부정적인 동물복지 척도를 기준으로 농가에 가축복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긍정적인 가축복지의 개념을 도입하고 돼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해외 사례로 볼 때, 임신 모돈의 스톨 사용 금지 등 가축복지에 대한 의견은 이미 30년 전부터 업계에서 논의 되었지만 관련된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고 준비하지 않았고, 가축복지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농가는 도태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자리는 주로 대기업이 차지하게 됐다.

축산이란 시작부터 인공적인 시설이 가미될 수 밖에 없는 산업이다. 단순히 임신한 모돈을 스톨에 사육하지 않는 것이 모돈에 좋다는 증가는 없다. 단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이유로 언급되고 있다. 가축복지를 통한 인센티브를 감안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상업적인 측면에서 자유 분만틀이 성공한 적이 없으므로, 향후 자유 분만틀에 대한 요구에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한국은 임신 스톨 규제가 시행되면 모돈 규모가 약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돈에 맞는 복지가 무엇인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모돈에게 최소 2.2㎡의 면적을 제공해야 하며, 이 같은 규정을 지켜서 생산된 돈육만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캘리포니아 발의안 12’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 대응할 시간을 가지고 있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경우 한돈농가에 규제로서의 가축복지를 강요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농가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축복지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농가는 가치 있는 복지에 투자하고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돼지의 복지가 향상되어 소비자의 도덕적 만족감을 향상시켜 이를 통해 농가 수익성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로 긍정적인 가축복지가 창조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한돈업계는 가축복지에 알맞은 새로운 임신틀에 대한 연구가 철저히 검증되어 돼지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한돈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