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미국 돈육 홍보,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
[기자의 시각] 미국 돈육 홍보,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
  • by 임정은

미국 육류업계가 한국 소비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러닝 크루’들을 대상으로 한 US 미트런 행사를 개최, 건강한 단백질로서의 미국산 육류를 홍보하는가 하면 미국산 돼지고기 능력고사도 펼쳤다. 특히 지난달 개최된 미국산 돼지고기 능력고사가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수능격인 SAT에서 착안한 이번 행사는 33:1의 경쟁률을 기록한 온라인 예선전을 치러 선발된 30명이 오프라인에서 본선 필기와 실기고사를 치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어쩐지 한돈업계가 이미 실시하고 있는 한돈 소믈리에를 연상시키는 이번 행사는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인지도 확립과 제고를 위해 기획한 소비자 참여형 행사라는 점까지도 한돈 소믈리에와 닮아 있다. 한돈 소믈리에를 염두에 둔 계획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미국산 돼지고기가 한국 시장, 한국 소비자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바는 짐작이 된다. 일반 소비자들, 특히 젊은 세대들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동시에 화제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미국산 돼지고기의 장점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만큼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유럽은 그들의 강점인 친환경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탄소 중립, 동물 복지 등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고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광고는 결국 한돈보다 가치 소비에 부합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수입육들은 더 이상 싼 맛에 사먹는 고기에서 머물러 있지 않겠다는 공통된 목적이 보이는 듯하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대로 가면 맛과 가치 지향이 한돈만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하기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시장 개방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한돈과 수입육의 경쟁구도 역시 변화하고 있는 과정일 수 있다. 한돈의 설 자리를 계속 지키고 넓히는 일은 결국 수입육과의 관계가 중요한 승부처일 수 있다. 수입육들의 변화를 계속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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