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업이 변화하고 있다
[칼럼] 양돈업이 변화하고 있다
생산성 해마다 조금씩 개선 중
선제적으로 대응. 경쟁력 제고를
  • by 김오환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가끔 한강을 바라본다. 한강은 고요하고 잔잔하게 흐른다. 어떨 땐 흐르는 건지 가만있는 건지 판단이 안 된다. 하지만 강물 밑은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 오리가 호수 밑에서 강하게 발놀림을 하듯이 말이다. 세상도 그렇다. 하루하루가 조용히 지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엄청난 변화 속에서 지나갔다. 그런 변화의 속도는 기술혁신으로 해가 갈수록 더 빠르고 정확하고 정교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퇴보하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발을 담가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學) 수없이 반복(習)해야 한다. 인류의 역사도 그렇게 이어왔다. 석기시대에서 청동기로, 철기시대로, 영국의 산업혁명, 美 포드 자동차 표준화, 자동화. 그리고 컴퓨터 출현, AI(인공지능), 로봇 등장에 맞게 현실에 적응하면서 생산성을 높였고 경쟁력을 키웠다. 그 끝이 어디일지 궁금하지만 우리는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안 된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요 몇 년간 생산성이 좋아졌다. MSY가 늘어났다. 이 가운데는 양질의 사료와 사양 관리기술 향상과 다산성 모돈이 자리잡고 있다. 생산성 정체에서 제고(提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도 거들고 나섰다. MSY가 25마리 된다면 모돈이 73만마리면 되고, 그런 만큼 온실가스 감소로 친환경 양돈이 가능하고 등등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반면 사료 동약 종돈 등 관련 산업 위축은 불가피하다 했다.

그렇다. 한국 양돈업이 변화의 초입에 들어섰다. 변화의 수용 여부의 주인공은 농가들이다. 농가들이 판단하고 준비하고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농장을 잘 알아야 한다. 농장의 성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하고 농장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야 한다. 그 속에서 농장 운영과 경영에 있어 버릴 것은 버리고, 가지고 갈 것은 가져가야 한다.

그렇다고 이것을 초등학교 숙제처럼 하루아침에 끝낼 수 없다. 변화를 지켜보며 거기에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농가는 양돈 신문이나 잡지를 통하거나, 업계 관계자와의 활발한 정보 교류를 통해 공부해야 한다. 각종 세미나에 자주 참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변화는 요란스럽게 오는 것 같지만 실은 조용히 다가온다. 해오던 방식이 통하지 않을 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의 생존력을 시험하고 있는지 모른다. 지나간 다음에야 우리가 알아서다. 그래서 기회를 놓치곤 한다. 그러나 흐름을 관찰하다 보면 서로의 연결고리를 통해 길이 보인다. 만약 그것을 늦게 감지하면 정신적 물질적 힘은 두 배로 들어간다.

분명한 점은 양돈의 생산성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한국 양돈업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농가-생산자단체-정부-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응, 경쟁력을 높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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