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中 경기 침체에 세계 양돈시장은 이미 '한겨울'
[심층분석] 中 경기 침체에 세계 양돈시장은 이미 '한겨울'
돈가 7개월째 하락…최근 더 떨어져
中 10월 CPI 돈가 약세 영향에 ‘-’로
불황에 ‘주식’ 돼지고기 소비 줄인 탓
돈육 수입도 줄여 수출국들 실적 비상
고가 스페인 저가 브라질에 1위 내줘
세계 돈가 지수도 8월부터 줄곧 하락
中 생산도 늘어 당분간 시장 반전 난망
  • by 임정은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 부진이 세계 양돈시장에 찬바람을 몰고 왔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7개월째 중국 돼짓값이 전년 대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계절적으로 돼지고기 소비 증가로 돼짓값이 올라야 하는 시기로 진입했지만 돈가 하락폭은 더 커지고 있다. 돼지고기 도매시세를 보면 ㎏당 10월 21.5위안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37% 떨어졌으며 이달은 중순 현재 20위안대 초반을 형성하며 일년전보다 40% 이상 폭락, 불황이 더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돼짓값 하락은 중국 내 소비자 물가의 흐름도 바꿀 정도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전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0.2% 하락, 지난 7월 이후 3개월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런데 품목별로 10월 식품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4% 하락했고 그 중에서도 돼지고기 가격은 30.1% 떨어지며 가장 하락폭이 컸다. 통계국은 돼지고기로 인해 소비자물가 지수가 0.55%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같은 식품 가운데서도 신선 과일이나 곡물류는 가격이 올랐다. 중국인들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 워낙 하락폭도 큰 만큼 돼지고기 가격이 전체 물가의 흐름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이 같은 돼짓값 폭락은 무엇보다 소비가 부진한 때문이다. 9월말 현재 돼지고기 생산량이 전년 대비 3% 가량 증가하면서 공급도 늘었지만 최근 중국의 경기 침체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중국인들의 필수 먹거리 돼지고기조차 소비 침체의 그늘이 짙어진 것이다. 즉 돼지고기가 중국의 최근 불황을 대표하는 품목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경기 침체와 돼지고기 소비 부진, 그리고 돼짓값 하락의 여파가 중국 내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입국인 만큼 최근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 감소가 세계 돼지고기 시장까지 파급력이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최대 수입국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최근 수출국들의 돼지고기 수출 실적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은 9월 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27% 급감하면서 전체 돼지고기 수출실적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올해 돼짓값이 급등한 EU는 중국 수출물량이 진작부터 전년 대비 감소, 7월말 현재 13% 가량 줄었다. 그 중에서도 중국 내 수입 돈육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던 스페인은 최근 저가의 브라질산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런데 브라질조차도 최근 중국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며 10월말 현재 대 중국 수출이 33만6천여톤으로 전년 대비 8% 줄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 돼지고기 가격 지수는 8~10월 3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 감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시장 반전은 단기간 내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경기 침체는 차치하더라도 우선 중국 내 생산량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여서다. 최근 돼짓값 하락에 따른 양돈농가의 적자 누적, ASF 확산 등으로 돼지 감축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시장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돼지 감축에 따른 돈가 반전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중국의 위축된 돼지고기 수요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도 세계 시장의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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