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빈 수레가 요란했다
[기자의 시각] 빈 수레가 요란했다
  • by 김현구

감사원은 지난 11일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 관련 업체 대표 이사 등 3명을 수사 요청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사업 수행 업체의 대표 이사 등 3명이 40개 축산농가에 데이터 수집비를 사업 계획 대로 정상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한 후 돌려받는 방법 등으로 13억9천만원 횡령을 확인했다. 특히 이 업체의 ‘가축 행동 영상 AI 데이터 구축사업’의 경우, 구축된 데이터가 극히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업체는 기자 메일로 보도자료를 수시로 보내던 업체였다. 지난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 최고 혁신 기술 경진 대회 수상, 축산 분야 아시아 최초 영국 GEP 선정 등등 자사 홍보 실적을 한달에 한 번꼴로 보내오기도 했다. 또한 보도자료를 보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양돈장 생산성을 높여준다고 적극 홍보하고, 국내 육가공사업 및 해외 사업에도 뛰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빈 수레가 요란했던 것으로 감사원 결과로 드러났다.

대표이사 횡령은 차치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업체가 결국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부실했다고 드러난 것이다. 최근 국내 양돈 테크 관련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외부 투자 유치가 잇따르면서 이 스타트업들은 국내외 축산시장을 겨냥해 투자유치와 기술개발, 사업확대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한돈업계에서도 외부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혁신 제품이 양돈 현장에 속속 선봬면서 젊은 한돈인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는 한돈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고생산비를 계기로 한돈산업도 규모화에서 정밀한 사육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돌입하고 있다. 이에 AI 기술을 중심으로 현장의 정밀 사육 시스템 보급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정부 지원 및 외부 투자만을 위한 업체들이 지속 양산될 것으로 보여 한돈업계는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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